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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기획]증시 급락, 환율 급등...탄핵불발 후폭풍 금융시장 강타

증시 주말 탄핵안 폐기후 급락...연저점 경신 속 코스닥 5% 빠져 외국자본 이탈에 환율 1440원 위협...금융당국 사태진정에 안간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결의 불발 여파에 금융시장이 출령거리고 있다. 밤야권이 탄핵결의가 이루어질때까지 매추 탄핵표결을 추진하고, 1차 표결에 불참한 여당이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을 추진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대한민국의 리더십 공백은 불가피해졌다.
정국이 시계제로에 빠지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9일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이 휘청거리는 분위기다. 일단 증시가 요동을 쳤다. 미국 등이 '산타랠리'를 시작하며 고공행진중인 것과 달리 한국 증시는 탄핵정국 속에서 9일 급락세를 보였다.

◆美 '산타랠리' 분위기 속 증시 투매 이어지며 휘청

코스피·코스닥이 이날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며 연저점까지 밀렸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67.58포인트(2.78%) 하락한 2,360.5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35.79포인트(1.47%) 내린 2,392.37로 출발해 장중 2,360.18까지 내려 지난해 11월 3일(2,351.83)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인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32포인트(5.19%) 하락한 627.01에 장을 마쳤다. 4년 7개월여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시장에선 "탄핵 불발 이후 정국 불안정성이 오히려 강화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 실행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8899억원, 코스닥에서 302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6일까지 포함하면 이틀간 양대 국내 증시에서 개인 순매도액 규모는 무려 1조95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091억원, 7922억원 순매수하며 그나마 낙폭을 줄였다.
장 마감 시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2246조1769억원으로 계엄선포 이튿날인 4일 이후보다 144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1272개로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1357개) 이후 가장 많았다.
탄핵안 표결불발로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7.8원 뛴 1,437.0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0월24일(1,439.7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6.8원 상승한 1,426.0원에 개장한 뒤 점차 상승 폭을 키워 오전 11시 41분께 1,438.3원까지 치솟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7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7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여부가 향후 변동성 좌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며 1,400원대 환율이 고착화한 현 상황에 정치 리스크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장기화 여부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사태가 빠르게 수습될 기대가 낮아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은 1,390∼1,450원에서 레벨을 높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정치적 리스크가 직접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환율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유동성 움직임을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정국 불안 장기화는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재료"라며 "원화 위험자산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환율 단기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당국은 계엄사태 후 금융시장 진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후폭풍을 막는데 역부족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이후 시장 안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에도 장 시작 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일명 'F4' 회의)를 열고 "증시 안정 펀드 등 기타 시장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면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해외에서는 한국 경제 하방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한국의 정치적 긴장으로 경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와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도 전날 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더 불안정한 위기를 막더라도 "정치적 마비는 이미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역시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이 83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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