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발 쇼크에 금융 시장이 또다시 휘청거렸다.
연준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할 것이란 전망에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19일 장 초반 145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중 하나인 다우지수는 10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50년 만에 최장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 증시도 동조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이날 2% 가까이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트램프 랠리'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도 폭락하며 충격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연준 '매파' 전환에 강달러 재현...韓외환시장 출렁
미 중앙은행 연준이 18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스몰컷(0.25%인하)을 단행했다. 지난 9월 피벗(통화정책전환) 이후 11월에 이어 3연속 인하다.
이번 스몰컷은 시장 전망대로였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앞으로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것임을 시사했기 떄문이다.
연준은 경제전망예측(SEP)을 통해 내년 말 기준 금리(중간값)를 기존 9월 전망치(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로 제시했다.
지난 9월 FOMC에서 내년 금리인하 횟수를 4차례 정도로 예상됐으나 이번에는 0.5%포인트 높게 제시, 금리인하 횟수가 두 차례로 줄여 속도조절에 나설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연준이 매파적 금리인하 포지션을 취하자 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달러가 초강세로 돌아섰고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4% 오른 108.17을 찍었다. 2022년 11월 10일(110.99) 이후 2년 1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준발 매파적 통화정책 파문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한국 외환 및 금융시장에 강한 충격을 가했다. 우선 환율이 출렁거렸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로 한국(3.0%)과 미국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기존 1.7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다시 줄어들었으나 달러강세의 영향을 더크게 받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전날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16.6원 치솟은 1452.1원에 거래댔다. 환율은 전날보다 17.5원 상승한 1453.0원으로 출발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중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 3월16일 장중 최고 1488.0원을 기록한 뒤 15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2022년 10월25일 레고사태 때 기록한 고점(1,444.2)을 가볍게 돌파했다.
이후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나오면서 진정세로 돌아서 1차 지지선인 1450선은 지켜냈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등 시도하던 증시 동요...비트 한때 9만달러대 추락
전문가들은 "연준의 12월 FOMC 결과가 상당히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달러가 초강세를 보임에 따라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으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어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정치 상황과 결합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는 외국인들이 하루새 팔자로 돌아서며 반등을 노리던 코스피가 곤두박질 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29p(-1.86%) 내린 2438.1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2.89p(-1.85%) 내려 684.68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등을 시도하던 국내 증시가 이번 'FOMC 쇼크'로 다시 긴 골짜기를 지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비상계엄·탄핵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돼 2400선이 붕괴되는 등 이달 초 급락세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효과'를 바탕으로 11만원대를 바라보며 치솟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18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1만달러대를 코앞에 두고 하루 만에 10만달러선으로 주저앉았다.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4시 41분(서부 시간 오후 1시 41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73% 하락한 10만1천159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0만8천300달러대와 비교하면 약 7%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이후 10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이날 이후 어느정도 회복된 상태다. 지난 16일부터 3일 연속 신고가 랠리를 펼치며 11만달러 돌파 기세를 보이다가 파월 의장의 한 마디에 동력을 잃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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