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향후 미래세대를 위한 '물그릇' 확보 차원에서 기후위기대응댐 14곳이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중가로 인한 기후변화로 폭우와 홍수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전국 주요곳에 기후대응댐을 만들어 적극 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가 전략산업의 물 수요를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댐 건설 과정에서 적지않은 자연환경과 생태계 파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4개댐 물공급량 2억5천만t, 220만명의 주민 사용"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미래 물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후대응댐' 후보지로 경기 연천, 강원 양구 등 14개 후보지를 선정, 공개했다. 이어 다음달부터 지역 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관계 기관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환경부는 작년 5월부터 유역별로 홍수 위험성과 물 부족량 등을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평가한 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는 기후대응댐 후보지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의한 댐 후보지의 적정성을 함께 검토해 필요한 댐들을 후보지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가 발표한 14개 기후대응댐은 목적에 따라 다목적댐 3곳, 용수전용댐 4곳, 홍수조절댐 7곳 등이다. 권역별로는 한강권역 4곳, 낙동강권역 6곳, 섬진강권역 2곳, 금강권역과 영상강권역 각 1곳이다.
다목적댐 후보지로 한강권역 경기 연천 아미천(총저수용량 4500만㎡), 강원 양구 수입천(1억㎡)과 금강권역 충남 청양 지천(5900만㎡)이 선정됐다. 용수전용댐 후보지는 한강권역 강원 삼척 산기천(100만㎡)과 충북 단양 단양천(2600만㎡), 낙동강권역 경북 청도 운문천(660만㎡), 섬진강권역 전남 화순 동복천(3천100만㎡)이다.
홍수조절용댐은 낙동강권역 경북 김천 감천(1600만㎡)·경북 예천 용두천(160만㎡)·경남 거제 고현천(80만㎡)·경남 의령 가례천(490만㎡)·울산 울주 회야강(2200만㎡), 섬진강권역 전남 순천 옥천(230만㎡), 영산강권역 전남 강진 병영천(190만㎡)이 후보지에 이름을 올렸다.
고현천, 가례천, 회야강, 옥천, 병영천은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것이고, 나머지 9곳은 신규 건설하는 것이다. 이 중 지자체에서 건의한 댐 후보지는 경기 연천 아미천, 강원 삼척 산기천, 경북 김천 감천, 경북 예천 용두천, 경남 거제 고현천, 경남 의령 가례천, 울산 울주 회야강, 전남 순천 옥천, 전남 강진 병영천 등 9곳이다.
환경부는14개 댐의 총저수용량은 3억2천만t이며, 물은 연간 2억5천만t을 새로 공급, 220만명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기후대응댐이 만들어지면 댐별로 한 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이번 신규 댐 지역 주민 친화적인 댐 건설을 위해 도로, 상·하수도, 수변 공원, 캠핑장 등 댐 주변 지역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댐 건설로 인해 상수원 규제가 추가되지 않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화되도록 했다. 수몰로 인한 이주 가구 역시 최소화한다.
김 장관은 "댐 건설은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의 기후위기를 고려하면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며 "당면한 기후위기 시대에 미래세대를 위한 물그릇을 만드는데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대안없어...홍수위험 키울수도"
환경부가 15년만에 추진하는 신규 댐 건설 후보지를 내놓자마자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30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14개 댐 건설계획 발표는 기후문맹적 발상"이라며 "기후위기를 볼모로 토건 산업을 부활시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댐 건설로 인한 자연환경과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홍수 방어 능력을 강조한 부분도 최근 수해 피해의 주원인이 제방 관리 부실과 과도한 하천 공간 활용, 내수 배제 불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동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기후위기로 인해 물 부족과 '물 스트레스(사용 가능한 수자원에서 물 수요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심해지는데, 그럴수록 추가적인 용수 확보보다는 물 이용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며 "신규댐 건설은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녹색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이번 발표는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을 핑계로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고 이를 중심에 둔 물 관리 정책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보지를 도출했다고 적시하고 있지만 그 평가 기준과 준거들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총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계획이나 예측을 벗어나는 형태로 국지성 호우가 강하게 내리게 되면서 댐을 방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돼 댐이 오히려 홍수 위험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후보 지역이 포함된 일부 지자체도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양구군은 “양구 군민은 소양강댐 건설 이후 많은 고통을 인내하며 극복해왔다”면서 “군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댐을 양구에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강력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이란 명분을 내세워 15년만의 대규모 댐 건설 프로젝트 추진에 나선 가운데, 환경 단체들이 집단 반발함에 따라 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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