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9부능선을 넘었다. 양사 합병의 최대 복병이었던 EU집행위(EC)가 오랜 심사 끝에 28일(현지시간) 최종 승인했다.
EU의 승인으로 국내 두 간판 항공사의 인수합병의 마지막 관문인 주요 14개국 결합심사 승인은 미국만 남게됐다.
하지만 가장 까다로운 심사로 정평이 난 EU의 장벽을 넘음에 따라 미국 경쟁당국(DOJ)의 승인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글로벌 10위권의 굴지의 국적항공사로 재도약하려는 대한항공의 오랜 꿈이 이제 현실로 바짝 다가섰다.
◆4년여만에 14개 필수신고국 관문 사실상 통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EC의 최종 승인이 28일(현지시간) 완료됐다. 2020년 11월 두 기업의 기업결합 절차가 시작된 이후 무려 4년여만에 가장 중요한 관문을 뚫은 셈이다.
EC는 이날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해 EU집행위원회가 제시한 조건부 승인의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의미다.
EU 경쟁 당국은 지난 2월 두 항공상의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 4개 중복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로마)에 대한 신규 진입 항공사의 안정적 운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 승인 절차를 최종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객 부문 신규 진입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선정해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취항과 운항을 지원해왔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매각도 적극 추진, 매수자로 에어인천을 선택하며 EU의 요구조건을 충족했다.
대한항공은 EC의 최종 승인으로 지난 2021년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대한항공측은 EC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미국 DOJ에 EC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DOJ는 별도로 결과를 발표하지는 않고 이의가 있을 경우 독과점 소송으로 대신한다. DOJ가 소소을 제기하지 않은 만큼 DOJ도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앞서 대한항공은 DOJ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등 5개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대체 항공사로 낙점한 국내 LCC인 에어프레미아의 운항을 지원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해왔다.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노선 진출에 필요한 항공기, 승무원 지원 등을 약속해 장거리 운항 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 매각 추진으로 DOJ측이 '딴지'를 걸만한 요소를 완전히 없앴다.
◆내달 인수계약 절차 마무리...산하 LCC3사도 통합
무려 4년여간 지리하게 이어진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절차가 EU집행위의 최종 승인으로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양사의 완전한 통합까지 남은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일단 다음달 중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를 최종 완료되는대로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총 1조5천억원의 인수 대금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 8천억원을 추가 투입해 거래를 종결하는 방식이다. 추가 투자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88%를 확보하게 된다.
양사는 당장 합병 절차를 밟지는 않는다. 대신에 약 2년간의 독립운영 기간을 두고 마일리지 통합 등 여러가지 화학적 결합에 역량을 집중한다.
독립운영 기간에 양사의 조직문화 통합과 인력 교류 등을 통해 양 조직간의 이질감을 제거하고, 합병이 최대의 시너지를 내는대 중점을 둘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저가항공사(LCC) 통합도 병행 추진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 LCC는 진에어로 흡수합병될 전망이다.
3개 LCC가 통합되면 '메가LCC'로 거듭난다. 통합 진에어는 단숨에 제주항공을 넘어 LCC 업계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제선 기준 3사가 운송한 여객 수는 1058만명으로 1위인 제주항공(714만명)과 2위 티웨이항공(544만명)을 압도한다. 아시아나항공(976만명) 여객 수를 웃도는 수준이다.
2006년 이후 여객 수, 매출 기준 국내 LCC업계 1위를 고수해온 제주항공의 아성이 흔들릴 것이란 얘기다. 업계에선 LCC3사 결합 직후 업계가 1강(통합 진에어) 2중(제주항공·티웨이항공)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대한항공, 자산 40조대 글로벌 '메가캐리어' 뜬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면 계열 LCC를 포함해 거대 국적항공사이자 글로벌 메가캐리어로 거듭난다. 1988년 아시아나의 항공시장 진출 이후 36년간 유지됐던 양강 체제가 막을 내렸지만, 국내 첫 메가캐리어가 출범하는 것이다.
세계 항공업계 순위도 수직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기간 직전인 2019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집계한 국제선 유상수송량(RPK) 기준 양사의 합산 RPK는 1247억㎞다. 18위인 대한항공이 32위인 아시아나를 인수하며 11위로 껑충뛰는 것이다.
매출면에서도 20조원이 넘는 거대 항공사로 탈바꿈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14조 5751억 원과 6조5321억 원이다. 합산 매출 21조 1072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각각 1조 5869억 원, 4006억원으로 총 1조9875억원이다. 두 회사의 LCC자회사 3곳까지 합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욱 늘어난다. LCC 3사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4785억 원, 4058억 원이다.
항공업체의 외형 평가 기준인 기단도 200대를 단숨에 넘어선다. 대한항공은 10월 말 기준 여객기 135대와 화물기 23대,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68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신기를 대규모로 발주해 인도받고 있다. 기종별로 대형기 △A350 63대 △B787 60대 △B777-9 20대와 소형기 △A321neo 75대 △B737-8 30대 등 248대다.
일부 중복노선을 감안하더라도 운항 노선 역시 압도적이다. 이달 기준 대한항공은 40개국 114개 도시, 아시아나항공은 72개 도시에 취항했다. 기업결합으로 이관하게 된 일부 노선은 포르투갈 리스본, 이집트 카이로 등 그간 취항하지 않았던 새 노선으로 채워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M&A)이 4년 여정의 종지부를 찍음에 따라 국내 항공시장은 대한한공 독주체제로 재편된다. 대한항공은 자산 42조의 세계 10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가 탈바꿈하며, 글로벌 대형항공사에 경쟁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추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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