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영진이 20일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어떻게 SK하이닉스보다 못하냐"는 주주들의 원성에 진땀을 흘렸다.
반도체 최강을 자부한다던 삼성이 현재 가장 뜨거운 아이템인 HBM(고대역폭메모리)시장에서 하이닉스에 밀리며 주가가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삼성이 이날 굵직굵직한 사업계획과 중장기비젼을 쏟아낸데다, HBM시장의 슈퍼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삼성의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를 긍정적으로 테스트중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 주가는 폭등세를 보였다.
삼성 주가는 이날 5%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모처럼 초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삼성 주가의 상승폭은 작년 9월 1일 종가 기준 6.13% 상승한 이후 최대폭이다.
◆기술리더깁 공고히...초일류 제조기술 확보 주력
삼성은 올해가 반도체사업에 뛰어든 지 딱 50년이되는 해이다. 그런만큼 20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부문을 총괄하는 경계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은 반도체사업의 현황, 계획, 전략을 조목조목 발표했다.
반도체부문은 누가뭐래도 삼성의 얼굴이자 핵심 주력사업이다. 반도체를 빼놓고 삼성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삼성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 사장의 반도체부문의 사업계획이었다.
경 사장은 우선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2배로 키우겠다고 천명했다. 삼성 특유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해 앞으로도 도전적으로 신기술을 선행 개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경 사장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V낸드, 로직 핀펫(FinFET),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초일류 반도체 제조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독보적 경쟁력을 유지해온 게 사실이다. 그런만큼 앞으로도 흔들림없이 새로운 기술을 경쟁사에 앞서 도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경 사장은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경기도 기흥 R&D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패키징 등 반도체 전부문에 걸쳐 R&D 역량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기술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HBM에 인적, 물적 자원 집중..."전세 만회"
삼성은 우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의 경우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에 앞선 선도기술에 승부수를 띄울 방침이다.
특히 반도체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HBM분야에선 세계 최초의 12단 HBM3E와 6세대 HBM인 HBM4의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에 인적, 물적 자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D램을 쌓아올려 데이터 단위면적당 저장용량과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HBM의 고유 특성상 층수가 높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3E는 아직 8층에 머물러 있다.
삼성은 그간 HBM시장에서 줄곧 하이닉스에 뒤처졌다. HBM만큼은 하이닉스가 아닌 삼성이 '후발기업'이다. 그러나 삼성은 12단짜리 HBM3E로 일거에 전세를 만회한다는 목표아래 수율개선 등 공정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은 또 DDR메모리 분야에선 12나노급 32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DDR5는 HBM과 함께 거대 AI용으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으며, HBM과 달리 DDR5는 삼성이 하이닉스에 앞서 있다는 평가다.
경 사장은 또 첨단 공정 비중 확대와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 업계를 다시 리드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사장은 삼성의 기대와 달리 최강 TSMC를 따라잡는데 애를 먹고 있는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에 대해선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자체 모바일칩(AP)의 안정적인 양산과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조기 양산으로 대응할 것으로 설명했다.
삼성이 집중 투자를 단행한 파운드리는 TSMC의 아성이 탄탄한데다, 미국 반도체의 자존심 인텔이 1.8나노 공정의 조기 양산을 선언, 기술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경 사장은 이에대한 대응으로 회로폭을 더 줄이는 선단 경쟁보다는 오토모티브와 RF 등 특수 공정 완성도를 향상, 파운드리 사업 성패의 핵심인 수율을 대폭 개선하고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반도체 적극 개발...전사적 AI역량 강화
경 사장은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도 준비상황도 소개했다. 그는 "차세대 패키징으로 주목받는 어드밴스드 패키지사업이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등 신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 오는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 사장은 이처럼 기술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통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확보된 재원을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삼성 반도체 사업 50주년을 맞아 재도약하는 원년인 동시에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통해 2~3년 안에 명실상부한 세계 반도체 1위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경 사장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달러를 이를 것"이라며 DS부문의 매출이 최전성기인 2022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삼성은 이날 주총에서 삼성 브랜드의 모든 디바이스에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모바일 제품 전반에 AI를 적용하고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이어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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