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또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냈다.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소설가 한강(53)이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극찬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진기록
한강은 24년 만에 역대 두 번째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창조했다. 한강은 또 아시아 작가로는 중국 모옌 이후 12년만에, 여성으로는 아시아에서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한강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K컬처가 한단계 더 저변을 넓힌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BTS를 필두로한 K팝,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K드라마,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휩쓴 'K무비',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끄는 K푸드 등에 이어 K문학도 글로벌 정상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며 축하했다.
주요 외신들은 한강의 노벨상 수상에 '서프라이즈'를 연발했다. AP, AFP,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자 이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AP통신은 한강이 김 전 대통령이 2000년 평화상을 탄 이래 노벨상을 탄 두번째 한국인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올해 유력한 수상 후보로는 중국 작가 찬쉐 등이 거론됐었다는 점을 들며 한강의 수상은 놀라운 일(surprise)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며 노벨상 전체로도 2000년에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번째"라며 "여성의 문학상 수상은 통산 18명째이고 아시아인 여성으로서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맨부커상 등 주요문학상 휩쓸며 '그랜드슬램'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은 마침내 이번에 최고 권위의 노벨상까지 거머쥐며 사실상의 '문학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난 한강은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이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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