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단축을 포함한 국정운영권을 위임받은 국민의힘이 '질서있는 퇴진'의 방법론과 로드맵을 놓고 고심하면서 국정혼란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여당과 내각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일임받아 국정을 책임지는 '과도기적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나, 법상 윤 대통령이 임면권을 행사하면서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당사자인 윤 대통령은 4일 새벽 계엄해제 담화 발표 이후 6일째 칩거에 들어간 가운데, 조기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는 야권과 하야를 최대한 늦추려는 여당의 물밑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대외신인도 하락과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만 커지는 양상이다.
◆여야 이해득실 계산에 尹퇴진방법과 시기놓고 팽팽
7일 탄핵 결의가 불발하자 즉각 2차 탄핵을 추진해온 민주당이 단독 발의한 윤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 탄핵안이 국회문턱을 넘을때까지 '매주탄핵'을 선언한 민주당은 이번 주말 2차탄핵 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탄핵 보다 하야 쪽으로 방향을 잡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양수 의원이 이끄는 정국안정화 전담팀이 마련, 10일 보고한 '내년 2~3월 하야, 4~5월 조기대선'을 골자로하는 윤대통령 퇴진 계획 초안을 토대로 검토에 들어가 이르면 10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초유의 출국금지가 내려지는 등 윤대통령에 대한 소환이 임박한데다 조기탄핵을 바라는 국민여론 들끓고 있어 이재명 대표의 3심 판결일정상 어떻게든 시간을 벌려고 하는 국민의힘 측 전략이 명분이 약해 난감해하는 입장이다.
여기에 2차 탄핵 투표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이 이탈이 줄을 잇고 있는 것도 여권의 부담스로운 부분이다. 계엄사태 이후 줄곧 탄핵찬성의사를 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김상욱, 김예지 등 2차투표 이탈예상자가 이미 3명이됐다. 야권내에선 이번 2차투표에선 여권 이탈표가 8명을 넘어 탄핵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여권은 이에 대응, 윤대통령 조기퇴진 일정을 명확히함으로써 당내 이탈표를 최소화해 탄핵을 저지하고,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할 때까지 대선 일정을 지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앞으로 남은 2·3심에서도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대선에 나갈 수가 없다. 이로 인해 구심점을 잃은 민주당리 당내 권력 지형 재편의 혼돈 속으로 빠지게하겠다는 시나리오다.
즉, 현시점에서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판결이 확정되는 시점 이전에 대선을 치르고 싶어하는 야당과, 대선 시기를 최대한 미루어 유력 야권 대권주자가 빠진 상태에서 재집권을 노리려는 여당의 이해득실 계산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 즉 하야를 결정할 경우 여야의 이해득실을 떠나 국정운영의 혼란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대통령의 궐위시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윤 대통령의 조기 하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대통령직을 중단하게 할 방법은 탄핵이 유일하고, 여권이 윤대통령 조기퇴진 로드앱을 토대로 똘똘뭉쳐 탄핵을 반대한다면, 범야권의 지리한 탄핵표결의 반복과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여권 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대선 불출마를 전제로한 윤대통령의 퇴진 일정 조절설까지 등장했으나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일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야권내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업계 "트럼프 리스크에 정국혼란 '엎친데덮친격'"
여야가 '조기 탄핵'과 '서있는 퇴진'을 놓고 물밑 공방전을 벌이면서 각계에서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봇물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의 트럼프 2기집권으로 가뜩이나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조기 정국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현재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내년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탄핵 정국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성장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경제 매체 포브스는 "윤 대통령의 절박한 퍼포먼스가 한국 GDP를 박살냈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하는 데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일각에선 외국 자본의 이탈로 환율이 1500원대로 급등하며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레고사태 등에 이어 또다시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원팀이 돼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온 방산, 원전, 인프라 등은 계엄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인한 국가리더십 공백이 신규 프로젝트 수주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핵심산업 수출기업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국정혼란 가중속에서 환율이 급상승하며,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에 따라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2기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수출기업의 리스크가 크게 커진 상황에 계엄사태로 인해 정국이 탄핵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엎친데덮친격"이라며 "탄핵이든 하야든 하루라도 빨리 정국 불안이 사그러지길 바랄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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