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대명사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간밤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올트먼의 방한 기간은 단 19시간으로 알려졌다. AI열풍이 전세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올트먼의 초단기 방한 목적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작년 방한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국내 스타트업들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비즈니스와는 좀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방한은 성격이 좀 다르다. 철저히 사업목적을 띤 방한이다. 올트먼의 이번 방한은 일단 오픈AI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여러가지 포석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반도체 공급망 확충 위한 파트너십 구축
우선 AI열풍이 전세계의 사회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킴에 따라 오픈AI 스스로의 독자적인 AI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AI열풍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몰아치면서 향후 반도체 수급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는 대규모 첨단 업종으로서 캐파(생산능력)를 확장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된다. 올트먼은 AI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올해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가의 AI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상태다.
오픈AI는 이에 따라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AI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AI반도체 공급문제를 해소할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보고, 한국 업체들을 최적의 파트너로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은 글로벌 AI 관련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다. AI시스템 설계는 오픈AI를 비롯해 MS,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관련 반도체는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
AI용 핵심 메모리 반도체로 다량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차세대 메모리 DDR5가 대표적이다. 특히 AI용 반도체의 핵심인 HBM은 K-반도체의 듀오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AI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파운드리 세계 1위는 대만 TSMC지만, 삼성이 지난해부터 세계 최초로 3나노(nm) 공정을 양산하며 AI반도체와 같은 최첨단 제품을 생산할 기술력면에선 우위에 있다.
삼성은 특히 파운드리와 메모리란 두 가지 무기를 갖고 있어 오픈AI 입장에선 TSMC에 비해 협력해야할 폭이 더 넓다.
SK하이닉스 역시 4세대 HBM으로 불리우는 AI용 HBM3를 전세계에서 유일하는 생산하는 기업이다. 5세대 HBM인 HBM3E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앞두고 있다.
◆삼성-SK, 빅바이어 확보위해 오픈AI 협력 모색
현 AI반도체 시장의 역학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올트먼 입장에선 독자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선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결코 없어서는 안되는 필요충분조건과 같은 존재다. 올트먼의 이번 방한의 주목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고위층과의 만남이다.
오픈AI가 K-반도체와의 협력을 갈망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삼성과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올트먼은 매우 소중한 잠재적 비즈니스 파트너다.
특히 오픈AI가 초대형 펀딩(투자유치)을 통해 AI반도체 생산과 공급망 확충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 향후 AI반도체 위탁생산은 물론 HBM 등 차세대 메모리의 빅바이어가될 소지가 다분하다.
삼성은 더욱 절박하다. HBM 등 AI용 메모리는 없어서 못팔 정도지만, 삼성그룹이 전략적으로 육성중인 파운드리는 오픈AI와 같은 떠오르는 대형 고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애플, 엔비디아, AMD 등 내로라하는 파운드리 고객의 대부분은 TSMC가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를 제치고 글로벌 파운드리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으로선 오픈AI같은 대형고객사를 확보하는건 시장판도를 바꾸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6일 오전 올트먼과의 비즈니스 미팅에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필두로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반도체부문 수뇌들이 대거 동참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올트먼과의 미팅에 곽노정 사장이 참여하며 오후늦게는 최태원 회장과의 독자회동도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이번 방한에서 삼성, SK 등과 투자유치에 대한 협상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트먼은 AI칩 생산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의 AI 기업인 G42, 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자금 조달에 대해 논의 중이다. 삼성, SK하이닉스, TSMC 등도 그 대상중 하나다.
오픈AI와 삼성, SK가 여러면에서 상호 니즈가 맞아떨어지는 가운데, 올트먼의 이번 방한으로 어떤 전략적 협의가 이루어질 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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