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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5: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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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전쟁빈국의 원조받는 초콜릿에서 선물하는 초콜릿 ㈜초코텍 윤영주 대표

이제는 개인의 취향과 풍미로 선택하는 초콜릿으로 격상시키고 싶습니다.

전쟁빈국의 원조받는 초콜릿에서 선물하는 초콜릿 ㈜초코텍 윤영주 대표

‘살롱 뒤 쇼콜라’라는 초콜릿 박람회가 있다. 각 산업 분야의 박람회처럼 초콜릿 박람회도 쇼콜라티에, 파티쉐의 참가는 물론 원자재 생산자, 교육자, 서적과 같이 초콜릿에 관한 모든 정보와 지식이 총 출동하는 이벤트다. 세계 11개 나라의 20여 개 도시에서 매해 개최되는 국제적인 축제라고 한다.

올해 2회째를 맞는 한국의 ‘살롱 뒤 쇼콜라’는 지난 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다. 각양각색의 황홀한 모양과 맛의 초콜릿들이 방문자들을 현혹했다. 그중 유난히 눈에 띄는 부스가 있었다. (주)초코텍은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고급 수제 초콜릿 생산업체다.

우리가 사먹는 초콜릿이 거의가 (주)초코텍의 것

발렌타인데이가 돌아오고 있다. 초콜릿은 장미꽃만큼이나 로맨틱한 분위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수입된 고가의 수제 초콜릿부터 대기업 계열의 대량 생산 초콜릿까지, 커피나 아이스크림처럼 사람의 마음을 완화시키고 기분좋게 하는 기호식품의 반열에 있다. 돌아보면 우리에게 초콜릿이 다가온 기억은 썩 유쾌하지 않다. 한국 전쟁이 끝난 후 전쟁고아들이 미군들에게 얻어먹던 ‘기브 미 어 초콜릿’의 기억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더불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동안 초콜릿은 원조 식품에서 기호식품 대열로 지위를 상승했다.

그런데 이제는 초콜릿도 원료와 맛의 특성 그리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한층 세분화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호사의 세계로 접어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수제 초콜릿 생산업체 (주)초코텍의 윤영주 사장이다.“국내 초콜릿 소비자 수준을 절대 무시하면 안됩니다. 요구에 맞는 창의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봅니다. 초콜릿 빈(bean)도 원료와 특성에 따라 커피 빈처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주)초코텍이 만든 초콜릿들은 현재 백화점과 대형마트, 유명제과점, 편의점, 유명 아이스크림점 등에서 팔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호주에 수출도 한다. 한번쯤은 우리 혀끝에서 (주)초코텍이 만든 초콜릿을 음미해 봤을 확률이 많다. (주)초코텍의 슬로건은‘Sweet Passion(달콤한 열정)’이다. 초콜릿 한 조각이 우리의 뇌파에 가져다주는 행복감을 생각하면 참으로 지당한 표현이다. 윤영주 사장이 초콜릿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초콜릿과의 우연한 인연 그리고 30여 년이 넘는 동반

윤영주 사장은 스스로를 기술자라 부른다. 자신이 만드는 초콜릿에 대한 장인적 자부심이다. 그는 초콜릿을 만들지만 달콤하다기보다 친근하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초콜릿으로 치자면 너무 고가의 부담되는 제품보다는 만만한 가격에 엔돌핀을 마구 솟구치게 하는 대중적 가격의 초콜릿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본인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인 오리온제과에 입사했어요.

연수를 마치고 희망 부서를 지원하는데 사탕, 비스킷, 껌 등 제품별로 선택의 여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초콜릿 만드는 선배들의 덩치가 모두 80kg이 넘는 겁니다. 저도 그 만한 체격이었죠. 그래서 초콜릿 파트에 지원했고 그 이후로는 마치 운명처럼 초콜릿과 함께 인생을 보내고 있지요.” 윤영주 사장은 제과 회사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R&D, 설비, 신제품 개발, 공장 라인, 마케팅 등 제품 기획에서부터 완성까지의 모든 공정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제품이 있는가 하고 물었더니 이제는 추억의 배우가 된 중국배우 장국영이 광고했던 ‘투유’란 초콜릿이 그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에게는 초콜릿에 관한 많은 기술을 가르쳐 주고 독립의 기회까지 마련해 준 고마운 사람이 있다. 당시 윤영주 사장이 근무하던 제과회사는 스위스 S초콜릿사와 라이센스를 맺고 있었었는데, 그는 한국 담당이었다. 안 사장은 그와 배합표를 보여주고 최종 결제를 맡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윤 사장은 원료와 재료를 선택하는 노하우에 대해 배웠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흔히 손맛이라 하는데 초콜릿도 마찬가집니다. 진짜 맛은 손과 경험에 의해서 생겨요. 그리고 땀이 들어가야지요. 눈으로 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존 마이어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분은 배합물을 꼭 손으로 만져보고 툭툭 쳤어요. 당시는 몰랐는데 그러면서 촉감으로 배합정도를 예민하게 알아냈던 거죠.”

나만의 초콜릿을 만들다

그런데 윤영주 사장에게 우연한 전환기가 찾아왔다. 호텔에서 주문한 초콜릿이 있었는데 공장라인에서 만들기에는 양이 적었고 손으로 만들기에는 다소 많은 애매한 주문량이었다. 결국 연구소에서 일주일만 고생해서 만들자고 결론이 났다. 그런데 간이제조로 직접 만들어보니 하루에 3만 개를 만들어냈다. “독립해서도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샐러리맨이면 누구나 가지는 영원한 희망 있잖아요. 일하고 쉬는 것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존 마이어의 제안도 있었다. 그는 스위스 굴지의 S사에 근무하면서도 또 다른 초콜릿 사업을 지장없이 병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존 마이어가 한국사회의 사정을 모른 채 윤영주 사장에게 회사일과 병행해서 다른 초콜릿 사업을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이 왔다. (주)초코텍이란 사명도 그가 지었다. “회사에 일시적 시간을 얻었습니다. 기간을 정해놓고 열심히 해보되 안 되면 회사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었지요. 지금처럼 회사와 사원의 관계가 냉정한 계약 관계로만 유지되는 때가 아닌 인정이 있던 시대였어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즈음 온 국민의 공포였던 IMF사태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윤영주 사장에게는 오히려 호기였다. 회사들이 몸을 사리며 신제품을 만들지 않았고, 백화점에서의 행사도 비용을 아끼려 포기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그래서 윤 사장은 쉽게 백화점 이벤트를 열고 신제품을 만들었다. 누구나 일자리를 원했으므로 인력을 구하기도 쉬웠다. 독립의 자신감이 생겼다. 결국 윤 사장은 사표를 내고 창업자가 되었다.

“오리온제과에 12년을 근무했는데,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기득권에 익숙해 있었던 습성을 벗어내는데 2년이 걸렸습니다. 1986년부터 지금까지 왔으니 나는 초콜릿으로 내 밥을 벌어 온 겁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대체적으로 큰 실패를 하지 않았으니 운이 좋았다고 해야지요.”

고급 초콜릿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초콜릿의 맛은 원료인 카카오가 좌우한다고 한다고 한다. 혹자는 외국산 초콜릿과 우리나라 제품을 비교하면서 맛과 품질의 차이를 운운한다. 윤영주 사장의 말을 들으면 그것은 무지의 소치다. “우리나라 초콜릿 제품은 그 가격대에서는 최고의 품질입니다.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면 훨씬 좋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지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지불할 수 있는 적정선이 있지 않겠어요. 여러 가지 소비자 효율성으로 결정하다 보니까 실력보다 밑도는 제품 만드는 것입니다.

벨지움산 고디바 초콜릿의 가격이 7,8만 원 합니다. 수입품만큼의 가격을 지불한다면 오히려 더 잘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초콜릿 제조 수준은 결코 외국에 뒤지지 않습니다.”초콜릿은 정직해서 원료나 제조 공정에 대가를 지불하면 그만큼 더 고급스런 초콜릿이 나온다고 한다. 일률적으로 틀 찍듯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얻기 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영주 사장은 기분 좋은 상태에서 먹는 것이 최고의 초콜릿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금전적 지불을 좀 하더라도 소비자가 만족하는 고퀄리티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그동안은 매출 올리는 것에서만 급급해서 만들어 왔는데 이제부터는 카카오 원산지별로 특성을 가진 고급한 초콜릿을 만들어 주문자 생산 방식이 아닌 저희 고유의 브랜드로 공략해보자는 생각입니다.”

(주)초코텍은 현재 완제품, 반제품 등 10종류 이상을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판매회사의 이름으로 나가는 이 초콜릿들은 거의 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초코텍 고유의 브랜드로서 성공하고 싶은 갈증이 있다고 한다. 작년에 한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다. 포기하지는 않았다. 다시 R& D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저희 사옥 2층에 초콜릿 아카데미를 개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한테 초콜릿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커리큘럼을 짜기 위해 요즘 책을 보고 있습니다.”

초콜릿으로 밥 먹고 살았으니 이제 보답해야 한다

윤영주 사장은 요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방법을 자녀에게 배웠다고 한다. 시대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다. 전에는 좋은 제품만 생산한다는 자부심만 가지고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였다면 이제는 마케팅의 중요성도 느끼고 있다고 한다.“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보자는 생각입니다. 그동안 외국 수출도 중간딜러를 통했는데 이제는 직접 접촉해 볼까 합니다. 라디오 협찬도 하고 있어요. 한 사람이 우리 초콜릿을 먹고 만족하면 최소한 열사람은 인지하게 되지 않겠어요.”

윤영주 사장은 조심스럽게 2018년 평창 올림픽에 협찬사를 모색하고 있다. 좁게는 그의 아들이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하는 이유도 있지만,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초코텍의 고유 브랜드로 우뚝 성장하고 싶은 당연한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양질의 좋은 제품을 천천히 준비해서 자신이 초콜릿한테서 받은 ‘밥 먹고 살 수 있었던’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줌으로써 간접적으로 초콜릿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한다.

초콜릿은 배불리 먹는 음식이 아닌 그것을 선택하는 사람의 성향과 취향과 기호에 따른 문화적 소비를 하는 제품이다. (주)초코텍의 고유 상표명을 단 초콜릿이 우리의 혀끝에서 우리의 감정을 행복하게 해줄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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