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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5:4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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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영택 국장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우리나라의 국부(國富)알 수 있는 최초의 통계 국민대차대조표 완성

정영택 국장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계의 날 철탑훈장 수훈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정영택 국장

우리나라의 국부(國富)알 수 있는 최초의 통계 국민대차대조표 완성

불후의 명작 만들어내는 심정으로 8년 동안 지속 작업

정확한 통계는 정직한 자료제공이 관건

지난 5월 14일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으로 국민 순 자산이 1경630조6000억 원으로 국민 1인당 2억 1259만 원꼴이며 국내총생산(GDP)의 7.7배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국민계정인 '국민대차대조표'를 통해서다. 이것은 특정한 시점에 정부와 가계 및 기업, 금융기관, 기타 단체 등의 여러 단위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이들이 보유한 유·무형의 실물자산과 부채, 자산 증감내역 등을 기록한 스톡(stock) 통계이다. 이 발표 자리에서 이러한 통계 부분들을 조목조목 발표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한국은행의 정영택 경제통계 국장이다. 27 년간 오로지 한국은행에서 근무해 온 실력자인 그는 8년여에 걸친 고된 작업 끝에 국민대차대조표를 완성해냈다.

정부의 3.0과제에 호응하는 공유의 풍토 만드는 계기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이 하는 일은 국가의 통화가치 안정, 금융 건전성, 외환보유액 관리 등이 주요 임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통화금융 정책과 함께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연구를 하고 경제지표와 관련한 통계 자료도 작성해 발표한다. 그러면 국가적인 대차대조표가 완성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대표적인 스톡(stock)통계로 볼 수 있는 공식적인 국민대차대조표 없었습니다. 만들기가 힘들었지요. 이제 시가로 평가한 토지· 주택가액, 잠재성장률 추정, 산업별 생산성 등 모든 경제적 분석이 정확한 바탕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제가 의미를 두고 싶은 부분은 이번에 처음 통계청하고 정부의 협업 3.0과제를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같은 조직이라도 부서가 다르면 자신의 자료를 내놓기 꺼려합니다. 지금까지 그 벽을 허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요.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이번에 정부 협업의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자료를 공유하는 것으로 기존의 인식을 넘어선 것이지요.”

자료 공유를 통한 협업은 정부 정책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가져올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만큼 그동안 자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던 듯 보인다.

“일반인들이나 심지어 정책당국자들도 통계를 작성하는데 자료들 갖다 놓고 연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 자료를 얻는 게 제일 힘듭니다. 자료요청 공문을 보내면 선뜻 주는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자료를 소홀히 제공하면서 정확하고 좋은 통계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지요. 그나마 가계 부문통계는 국민들이 협조를 많이 해주셨지요.”

그동안 우리나라 통계의 질이 낮다고 간혹 비판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에서 일단 통계가 나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어느 한 부문의 이익이나 편리를 위해 수정되는 일은 결코 없다. 하지만 자료 협조를 하지 않거나 거짓 제공을 한다면 아무리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에서 밤낮없이 통계를 내도 소용없다는 것을 먼저 인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선진화된 경제통계

이번 대차대조표 완성은 국내 각종 지표에 활용할 정확한 자료의 산출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고수준으로 경제통계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국가 대차대조표를 만든 나라는 세계 7개국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완벽하게 실물통계를 작성한 것은 우리나라 경제 통계가 시작된 50년 후반부터의 역사에서 일대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물론 외국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대차대조표를 만든 나라들조차도 ‘어떻게 만들었느냐’가 중요한 핵심입니다. 가령, 포괄범위나 부문분류 등의 정도, 통계작성 방법론 등을 어떻게 채택했느냐는 거지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처럼 만든 나라는 없다고 자부합니다. 직원들이 정말 노력과 애를 많이 썼지요.”

경제통계국 정영택 국장은 특히 ‘경제통계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통계가 잘돼야 경제 진단을 위한 맥을 정확히 짚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어떻게 하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통계를 내놓느냐가 경제통계국의 초미의 관심이자 업무이다. 그럴것이 통계란 것이 시점에 있어서 오늘 안되면 내일로 미뤄도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영택 국장의 비유에 의하면 ‘신문의 데드라인’과 같다고 한다. 필요한 시점에 정책자에게 정확한 통계를 제공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서 27년 근무

국민대차대조표는 경제통계국에서 2006년부터 B/S팀을 가동해 작업해 왔다. 경제통계국은 13개 팀 14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은행의 다른 부서에 비해 2~3배 정도 많은 인원이다.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처럼 큰 통계조직은 드물다. 저간에는 우리나라만의 사정이 있다.

“말하자면 역사적인 산물이라 할 수 있어요. 한국전쟁이 끝나고 경제 부흥을 위해 미국 경제고문단이 왔었는데 그분들의 권고가 우선 국민계정통계 등 거시경제 통계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제개발계획을 짜기 위해서는 통계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당시의 여건으로 정부보다는 한국은행에서 맡는 것이 적정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의 맨 파워가 뛰어났기 때문이지요. 또 그때까지 없었던 지표를 일거에 만들려 하니 많은 인재가 필요했어요. 자연히 조직이 커졌습니다.”

정영택 국장은 77년에 입사해 군대 간 기간을 제외하고도 꼬박 27년간을 한국은행에서 일해왔다. 그러다 보니 일단 받은 데이터를 검증할 때 숫자만 보아도 본능적으로 잘된 자료인지 아닌지 감이오고 판단이 선다고 한다. 수년에 걸친 다양한 경험, 판단력 훈련, 이를 통해 다져진 통찰력 등이 합일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또한 직업적 운명이다.

“통계가 필요한 시점은 촉박해 오는데 정말 중요한 데이터가 제대로 안 들어오면 초읽기에 몰릴 때가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마지막 순간까지 초미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밤낮은 물론이고 주말이나 명절 없이 무조건 맞추어야 하니까요.”

경제통계국의 업무 프로세스는 마치 톱니바퀴나 컨베이어시스템처럼 모든 것이 어긋남 없이 체계적으로 맞물리는 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분야 중에서도 극히 민감한 분야이기 때문에 대체인력도 어렵다. 그래서 정영택 국장은 평소에 직원들의 건강 문제를 항상 염려하며 신경 쓴다. 어쩌면 국가정책의 기초를 제공한다는 사명감이 경제통계국의 일용할 양식인지도 모르겠다.

새 국제기준 이행, 경제통계 기준년 개편 등 획기적 업적 달성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에서 최근 이룩한 업적들은 더 있다. 바로 통계의 기준년도를 바꾸는 작업과 새로운 국제 기준에 맞추어 통계를 작성하는 일이다. 통계는 최근의 것일수록 신뢰가 갈 것이다. 이번에 한국은행에서는 통계 기준년도를 2005년에서 2010년으로 바꾸는 작업을 수행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자료들이 이용됐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센서스 자료 등은 물론 방법이 개발되었으나 그동안 이용하지 못했던 통계기들도 적용됐다.

외국에서도 2010년도를 기준년도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국제적 일치작업을 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기준년도 개편 작업에서는 새로 마련된 국제기준에 맞게 통계작성을 해야 했기 때문에 몇 배의 공력이 투여됐다.

“유엔이나 OECD, IMF, 월드뱅크 등에서 권고하는 국제통계기준에 맞추어야 국가 간 통계비교가 되니까요. 늘상 하던 업무에 더해 기준년 개편작업과 국민대차대조표 완성 등 최근 몇 년간 정말 정신없는 업무의 나날이었습니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회의를 통해 전문가들과 토론하고 피드백을 받거나 하면서 정확한 통계를 작성해 나가는 것이죠,“

아시아에서 통계 선진국으로 부상해 국력신장 느껴

국민대차대조표를 만들면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에서는 국내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과거 데이터를 조사했다.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기록 작업이 약했기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었고 거의 수작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자료 찾아 삼만리,라고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국민대차대조표는 이제 한국의 통계작성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아시아 각국에서 견학을 오거나 기술지원 요청을 하는 지위로 올려놓았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만들어 놓은 것 따라가기 급급했지만 이제는 감히 일본을 앞섰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우리에게 통계 실무경험을 얻기를 원하는 나라들이 많아요. 베트남, 네팔,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은행에 경험 전수를 원하는 요청들이 들어옵니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수생들을 초청하거나 직접 해당국에 가서 기술지원이나 경험을 전수해 준다. 한국은행은 지식공유프로그램(Knowledge Sharing Program)를 통해 통계분야 뿐 아니라 금융결제나 전산시스템에 대한 것도 전수한다.

정영택 국장은 'Advisory Expert Group'이라고 불리는 국제통계협의체 위원으로 있다. 유엔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세계에서 15명의 멤버들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하위에는 소규모의 워킹그룹들이 있어 분야별 통계를 가지고 토의나 심의를 한다. 우리나라 통계관료가 과거에는 감히 이런 위원회 소속이 되기는 힘들었다. 국력이 그만큼 신장된 것이다. 정영택 국장이 이끌고 있는 한은 경제통계국은 9월과 10월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통계거장들이 합류하는 통계관련 국제세미나를 두 건이나 앞두고 있다.

“통계 전문가들은 외국의 경우 보통 2,30년씩 해당 분야에 전념한 베테랑들입니다. 한국은행에서도 최소한 15년 이상의 관록있는 전문가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통계 부서가 대외적으로 주목을 받는 부서는 아니지만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직원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가 터전을 닦고 후배들에게 역량을 물려주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자 보람입니다.”

흔히 일반인들은 숫자를 두려워하거나 기피한다. 하지만 경제통계국에서는 숫자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마치 예술적 대상인 것처럼 대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영택 국장은 정말로 통계에서 취급하는 숫자는 ‘하나하나가 땀이고, 살아 움직이는 숫자’라고 말했다.

그 숫자들이 우리나라의 경제를 밑받침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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