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또 일을 냈다. 머스크 소유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인류 최초로 사람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IT기기는 물론 전 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자그마한 반도체가 이젠 사람의 뇌까지 파고들며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옷이나 안경, 벨트, 시계 등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급진전되고 있지만, 사람에 뇌에 컴퓨칩을 이식해, 생각으로 컴퓨팅 기기를 제어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컴퓨터칩을 인간의 뇌에 이식했다는 것은 손발을 이용한 물리적인 방법이 아니라 뇌로 컴퓨터와 자유자재로 소통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머스크, "이식환자 회복중...첫 제품명은 텔라파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즉 BCI 기술을 개발 중인 뉴럴링크가 동물에 이어 사람의 뇌에 반도체를 이식하는데 성공,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투자, 소유권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BCI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BCI는 사람이 생각할 때 뇌의 신경세포가 내는 신호를 인지, 사용자의 의도를 인식해 외부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사람의 뇌가 컴퓨터의 CPU역할을 하는 셈이다.
머스크는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어 엑스(옛 트위터)에 "어제(28일) 첫 환자가 뉴럴링크로부터 칩을 이식받았다"며 "현재 환자는 잘 회복중에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첫 제품은 '텔레파시'(Telepathy)라고 불린다”며 “생각하는 것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 그것들을 통하는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두개골 한 덩어리를 스마트 워치로 교체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텔레파시가 감지한 정확한 뉴런 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신상도 알려진 바 없다.
뉴럴링크의 이번 인간 뇌에 대한 칩 이식 성공은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실험을 허가받은 지 8개월 만에 이뤄졌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말 경추척수 부상이나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등으로 인한 사지 마비 환자를 임상 대상으로 모집했고, 이번에 첫번째 이식에 성공한 것이다.
뉴럴링크는 본격적인 인간 뇌에 대한 칩 이식에 앞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사람과 같은 영장류인 원숭이에 칩을 이식하는 등 광범위한 동물 실험을 통해 검증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고 뉴럴링크의 이번 반도체 뇌 이식 성공했다고 해서 상용화를 논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 단지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며, 앞으로 개선해야할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사람의 뇌에 반도체를 심는 일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고도의 안전성 확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 과거 뉴럴링크의 칩 이식을 받은 원숭이들이 마비와 발작, 뇌부종 등 부작용을 겪은 전례가 있다.
◆맹인 등 장애인들 수혜자...안전성 확보 등 과제 많아
아무리 초소형칩이라고 하지만, 뇌에 이식하는 것은 사람의 안전과 건강에 중요한 문제인 만큼 안전성을 입증하는 여러차례의 임상실험을 더 거쳐야한다.
게다가 뉴럴링크의 이번 1차 임상실험을 허가한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소 수로 진행되는 1차와 달리 2, 3차 임상을 위해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다. FDA는 전자칩이 두뇌 다른 부위에 침입하거나 전자칩 제거 시 뇌 조직이 손상될 가능성 등을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감한 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칩 크기를 초소형화하는 것도 해결 과제다. 뉴럴링크는 일단 칩사이즈를 2㎜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 자그마한 칩에는 수십개의 작은 실 모양의 전극이 부착돼 있는 데, 이 전극이 뉴런의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뉴럴링크의 고문인 스탠퍼드대 신경외과 교수 제이미 헨더슨은 “이 기술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승인된 기기가 나오려면 아직 몇 년이 더 필요하다”며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BCI기술의 상용화까지는 여러 난관이 도사리고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뉴럴링크가 사람의 뇌에 컴퓨터칩을 이식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작동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사실이다.
즉,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장치가 없이도 머릿속으로 명령(생각)만 내려도 컴퓨터나 각종 IT기기의 제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는 시각을 잃었거나 손발을 쓰지 못하고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될 수도 있다. 머스크도 이날 이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머스크는"'텔레파시'가 상용화되면 각종 장애로 인해 IT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선천적인 맹인으로 태어나 눈을 한 번도 쓰지 못한 사람들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간 경쟁 본격화 예고...BCI기술 진전 빨라질듯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인간 뇌 칩이식 성공 발표로 관련업계의 기술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점이다. 경쟁이 심화된다는 것은 기술의 진전 속도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게 자명하다.
현재 뉴럴링크 외에도 블랙록뉴로테크, 싱크론, 프리시전뉴로사이언스 등이 BCI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히 텔레파시는 경쟁사인 싱크론보다 전자칩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얼려져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뉴럴링크보다 임상시험에 1년 이상 먼저 착수한 싱크론의 뇌 이식 전자칩은 전극이 16개 정도에 불과하지만 텔레파시의 경우 100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텔레파시는 경쟁사와 달리 가슴에 이식되는 별도 배터리도 필요 없다.
중국업체들도 경쟁대열에 합류한다. 31일 BCI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IT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자체적으로 BCI 제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를 전했다.
최근 중국산업정보화부(MIIT)는 첨단 기술에 대한 강력한 추진 계획을 담은 정책 문서를 발표했는데, 여기엔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기술과 같은 BCI가 포함돼있다.
MIIT는 "뇌-컴퓨터 융합, 뇌와 유사한 칩, 뇌 컴퓨팅 신경 모델과 같은 핵심 기술 및 장치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사용하기 쉽고 안전한 BCI제품을 다수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재활 의료, 무인 운전, 가상현실(VR)과 같은 대표적인 응용 분야 탐색을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람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AI)에 이어 사람의 뇌에까지 파고든 BCI 기술의 급진전에 의해 컴퓨팅 기기와 사람의 물리화학적 거리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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