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중학교 2학년 딸을 두고 있는 주부 A씨(서울 양천구·43세)는 요즘 스마트폰에 푹 빠져있는 아이들과 입씨름하느라 고민이 많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매달리는 시간이 계속 늘어 공부시간이 줄어드는데다, 시력까지 갈수록 나빠지는 것같아 걱정이다. A씨는 별의 별 방법을 다 동원해 아이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불만과 원성이 심하다.
스마트폰 사용 연령이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10대 청소년들, 특히 10살 미만의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의 급증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스마트폰 이용시간 급증에 데스크톱 이용은 크게 줄어
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아동·청소년의 미디어 이용행태와 미디어 이용 제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10세 미만 어린이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전년 대비 1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의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1시간 15분이며, 전년보다 11분 늘었다.
KISDI의 이번 리포트는 지난해 4천77가구(9천757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표본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선 10대 미만 어린이들을 포함한 10대 청소년들이 하루에 무려 3시간 가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하루 2시간 41분으로 전년(2시간33분) 대비 5.2%(8분) 증가했다.
10대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난만큼 다른 미디어 사용은 소폭 증가하거나 줄었다. TV시청 시간(1시간 7분→1시간 8분)이 전년과 거의 비슷했고, 노트북은 3분(13분→16분) 증가했다.
반면 데스크톱 PC 이용 시간은 전년 32분에서 23분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PC 대신에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사용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난데 따른 반작용효과로 풀이된다.
10살 미만으로 좁혀서 보면 상황이 좀 다르다. TV 시청(1시간 38분→1시간 47분), 데스크톱PC(14분→18분), 노트북(12분→13분) 등 모든 미디어기기의 사용시간이 늘어났다.
10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등 IT기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이용을 제한하는 가정도 크게 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19세 미만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가정은 51.6%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중 5∼10세 자녀에 대한 이용 제한이 63.7%로 가장 많았고, 15∼19세 청소년(30.9%)에 비해 두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10대 후반으로 갈수록 부모들이 자녀들의 스마트기기 이용 제한을 푼다는 의미다.
◆게임이 가장 많이 제한...건강한 스마트기기 이용문화 조성 숙제
부모들의 10대 자녀들의 스마트기기 이용을 제한하는 매체로는 게임이 39.4%로 가장 높았다. 부모 열명 중 네명이 자녀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으로는 인터넷(39.0%), 스마트기기(37.0%), TV(3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용 제한을 둔 가정의 자녀가 스마트기기(2시간 42분)나 OTT(48분)를 보는 시간과 제한을 두지 않은 가정의 자녀(스마트기기 2시간 41분, OTT 46분)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TV와 게임은 오히려 제한을 둔 가정의 자녀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자녀보다 각각 8분, 26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처럼 10대들, 특히 저연령층으로 갈수록 스마트폰이나 게임 이용량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정신건강상에 적지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작년 10월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시간과 우울 척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4시간 이상 사용하는 학생들의 우울점수가 30분 미만 사용하는 학생들 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면시간이 감소하고 공격성이 높아져 결국 우울 수준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10대 자녀들이 혼자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10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등 IT기기 사용이 갈수록 늘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이 저연령층으로 확대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만큼 부모들도 아이들과 갈등을 유발하면서까지 인위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을 막는 것은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이제 어린 아이들의 건강한 스마트폰 이용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모두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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