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보다 더 무서운 게 경기침체와 고금리인 것일까. 국내 자동차 신차등록 대수가 급감하며 11년만에 최소 수준에 머물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혁신적인 신제품이 등장 이후 얼리어댑터를 중심으로 초기 수요가 소진되고 나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캐즘여파도 있지만, 경기침체와 고금리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유차 57% 급감...내연기관차 판매부진 심각
올들어 3분기까지 국내 누적 신차 등록 대수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과 고물가,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20만9154대다. 작년 동기 대비 8.7% 쪼그라든 것이다. 이는 2013년 같은기간에 117만5010대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친환경차 바람에 밀려 내연기관차가 유달리 부진했다. 신차 등록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휘발유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6%가 줄었다.
지난해는 같은기간 64만1천대였으나 올해는 51만5천대로 감소했다. 휘발유차는 전체 등록차량의 43%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중은 작년 54.5%에서 10%포인트 가량 빠졌다.
상대적으로 탄소배출량이 많은 경유차는 친환경차 열풍에 밀려 부진의 골이 더 깊었다. 같은 기간 경유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22만8천대에서 9만9천대로 무려 56.7% 급감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경유 두 연료별 등록 대수의 총 감소대수는 25만5천대에 달한다.
전기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지난해 1∼3분기 11만8천대에서 올해는 10만8천대로 1만대가량(7.9%) 감소했다. 캐즘 여파도 있지만,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안전성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영향이 커 보인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만 '나홀로 선전'을 했다. 올해 1∼3분기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35만5천대로 역대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6% 급증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이 결합된 하이브리드차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와 화재 등 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로운 강점이 맞물리며 하이브리드차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회복과 금리 대폭 인하돼야 구매 살아날듯
이런 추세라면 올해 국내 자동차 신차 등록대수는 160만대를 겨우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11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KAMA측은 올해 내수 신차 등록 대수가 170만대로 작년보다 2.8%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수적으로 전망했으나 부진의 골이 예상보다 더 깊다는 얘기다.
국내 신차등록 대수는 2013년 154만4천대를 저점으로 2015년 183만4천대로 처음으로 180만대를 넘었고, 2020년에는 190만6천대까지 증가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해 2021년엔 173만5천대, 2022년 168만4천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엔 172만대로 소폭 반등했으나, 올해 다시 160만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자동차 신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전기차 캐즘,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고금리로 인해 할부구매 부담이 커지며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 인하하며 고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집중하며 일선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중이다.
고금리로 인해 실질임금이 역성장하면서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늦추거나 중고차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는 코로나 확산으로 누적됐던 지연 수요가 지난해까지 대부분 소화된데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반적인 위축된 소비 분위기가 자동차 내수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경기침체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들이 고금리 부담으로 신차 구입을 꺼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소비가 살아나고 금리가 지금보다 대폭 인하되지 않는한 당분간 신차 구매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같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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