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6년9개월만 최대치를 찍으면서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사이클'에 다시 진입한 반도체를 필두로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수입이 위축되면서 경상수지 세부항목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가 급증한 덕분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은행이 지난 5월 전망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목표인 600억달러 초과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상품수지 흑자 114억달러...15개월 연속 흑자
6월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핵심 수출품목의 동반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매달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2억6천만달러(약 16조8천9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2016년 6월(124억1천만달러), 2017년 9월(123억4천만달러)에 이어 이번이 역대 세번째로 많은 흑자다. 6월 경상 흑자가 6년 9개월만의 최대치를 기록하며 상반기 누적 흑자가 377억3천만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5천만달러에 비해 약 33배 폭증한 수치다. 기존 경상수지 전망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 흑자 규모가 상반기 279억달러, 하반기 321억달러로 연간 6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6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최대 효자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114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흑자 폭은 2020년 9월(120억2천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상품수지의 호조는 수출이 급증한 덕분이다. 6월 수출은 588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541억3천만달러보다 8.7% 늘었다.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로 반등한 뒤 9개월째 증가세다.
수출효자는 단연 반도체다. 독보적 수출1위 품목을 되찾은 반도체는 6월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0.4%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6월 반도체 수출액은 136억2천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이다.
급팽창한 수출과 달리 6월 수입은 473억5천만달러로 1년 전(502억2천만달러)보다 5.7% 줄어들며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
철강재(-18.9%), 화공품(-20.6%), 석탄(-25.9%) 등을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이 6.6% 줄어든 영향이 컸다. 곡물(-20.3%), 승용차(-44.1%) 등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 역시 15.6% 줄어들며 수입감소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수출전선 변수 많아...서비스수지 악화일로.
상품수지와 달리 6월 서비스수지는 16억2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 동가(-26억4천만달러)보다 적자규모는 줄었지만, 5월(-12억9천만달러)보다는 10억달러 가량 커졌다.
서비스수지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여행수지로 인해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6월 여행수지는 9억달러 적자다. 지난 5월(-8억6천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더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내 지적재산권수지는 한 달 사이 1억달러 흑자에서 4억6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는 5월 17억6천만달러에서 6월 26억9천만달러로 흑자 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에 대한 분기 배당 영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122억4천만달러 늘어 2020년 10월(187억5천만달러)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48억9천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7천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6억3천만달러 불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 위주로 23억9천만달러 줄었다.
상반기에 깜짝 실적을 낸 경상수지는 하반기에도 흑자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 기세가 워낙 강한데다, 경기침체로 위축된 수입이 당분간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투자 소득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입되면서 당분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중동위기 고조로 인한 수출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다. 미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수출품목의 최대 수요처다. 미국의 경기위축은 곧 한국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중동위기는 더욱 큰 변수다. 만약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일어나고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된다면, 국제유가가 요동칠게 불보듯 뻔하다. 특히 이란이 홍해를 봉쇄한다면 해상물류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견인한 AI투자의 둔화 가능성, 주요국 통화정책방향, 미국 대선 등 수출 전선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들이 즐비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수출이 쉽사리 꺾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대형 악재만 터지지 않는다면, 올해 수출이 역대 최대기록을 달성하고 경상흑자 규모가 800억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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