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거둬들인 경상흑자가 올들어 10월까지 74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500억달러 이상 순증한 것이다. 3분기들어 불안한 국제정세 에도 불구, 10월 경상수지가 100억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그러나, 경상흑자 행진을 견인해온 수출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그간의 초강세 국면에서 벗어나 한 풀 꺾여 향후 전망은 안갯속이다.
◆수출 둔화에도 수입 부진 덕 경상흑자폭 늘어
반도체·자동차 등의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 속에서 수입이 부진을 이어가며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여섯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97억8천만달러(약 13조8천5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 89억2천만달러 흑자를 내며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6월(125억6천만달러)·7월(89억7천만달러)·8월(65억2천만달러)·9월(109억4천만달러) 등 6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경상 흑자 규모는 작년 10월(74억4천만달러)보다는 많지만, 전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10월 실적만 놓고보면 역대 3위의 흑자 기록이다.
1∼10월 누적 경상흑자는 742억4천만달러로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41억8천만달러)보다 500억6천만달러나 늘어는 수치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경상흑자규모가 정부 목표치인 9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0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81억2천만달러)가 작년 4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39.8%)·철강제품(6.8%)·승용차(5.2%) 등 주력품목의 수출이 가파르게 성장한 결과다. 특히 반도체는 압도적인 수출 1위품목임에도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40%에 육박하는 고공비행을 거듭하며 상품수지, 나아가 경상수지 흑자폭을 늘리는데 절대적으로 공헌했다.
올들어 경상흑자가 고공비행을 계속하는 또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는 수입의 위축이다. 상품수지는 총수출액에서 총수입액을 뺀 금액을 말하는데, 올들어 수출이 수입을 압도하고 있다.
10월에도 수입(519억6천만달러)은 0.7% 줄었다. 원유(-17.9%)·석유제품(-13.3%)·석탄(-9.5%) 등 에너지류와 화학공업제품(-6.7%) 등 원자재 수입이 4.7% 감소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상품수지의 플러스행진과 달리 경상수지의 흑자를 갉아먹는 서비스수지는 10월에도 17억3천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적자 규모가 전월(-22억4천만달러)보다는 작아졌지만, 작년 동월(-12억8천만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커졌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는 4억8천만달러 적자다. 그나마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등의 영향으로 여행 수입이 늘어 적자가 9월(-9억4천만달러)보다 줄었다. 운송수지는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 등에 9월 4억달러 흑자에서 10월 2억3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는 34억5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9월(30억9천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또 배당소득 수지(24억9천만달러)는 전월(25억8천만달러)과 비슷한 규모로 흑자를 유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0월까지 누적 흑자가 742억달러인데, 11월 통관 기준 수출입 수치 등으로 미뤄 연간 전망치에 부합하는 흑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엄후폭풍 등 수출 악재 많아 향후 전망 불투명
이처럼 경상수지가 10월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으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당장 11월만해도 수출 증가세가 간신히 1%대에 턱걸이하며 상품수지 상승흐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계엄 선포 후유증으로 국가신인도 하락이 우려되는 것도 수출엔 돌발 악재다.
수입이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탓에 11월 무역흑자 규모가 56억달러로 전달(31억달러)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으나, 전반적으로 향후 수출 전망은 가시밭길이다. 여기에 환율이 1400원대에 정착하면서 수입이 급반등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두개의 전쟁 등 국제정세 불안속에서 국제유가 등 에너지류가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나, 언제든 폭등할 불안감이 잔존하고 있다.
경상수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서비스 수지 전망도 그리 밝지않다. 특히 여행수지의 경우 와 계엄사태를 계기로 탄핵정국으로 빨려들며 정국불안이 가중, 방한 관광객수가 급감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송 부장은 이와관련, "내년 전망치(800억달러)의 경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수입 역시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글로벌 무역질서의 대변화가 예고되는 등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수출둔화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경상수지 전망은 정부의 예상경로를 벗어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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