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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커피 한 잔에 담긴 이중고…원두값 폭등에 컵 비용 표시제 예고

7일 서울 시내 마트서 소비자들 커피 제품 고르며 한숨, 작년 대비 원두 가격 16.8% 급등 정부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업계 반발…"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 우려 확산

커피 한 잔에 담긴 이중고…원두값 폭등에 컵 비용 표시제 예고
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쇼핑객이 커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전년 대비 16.8% 급등한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컵 가격 표시제'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와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커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8% 상승해 일상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쇼핑객이 커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전년 대비 16.8% 급등한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컵 가격 표시제'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와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커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8% 상승해 일상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직장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커피가 '사치재'로 변모하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 급등과 고환율이라는 이중고에 정부의 컵 가격 표시제 추진까지 맞물리며 소비자 부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는 쇼핑객들이 커피 제품 진열대 앞에서 가격표를 확인하며 망설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커피 소비자물가지수는 143.98(2020년=10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133.62에 비해 7.8% 상승한 수치로 인스턴트커피, 캔커피, 편의점 파우치 커피 등 가공 커피 전반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외식업계 커피 가격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커피(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11.43으로 전년 106.79보다 4.3%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거래된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은 톤당 7922.2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평균 가격 7414.73달러보다 약 6.8% 오른 수준이다.

지난달 국제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은 톤당 8295.9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8%나 급등했다.

커피 원두 가격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시작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급등의 주요 배경에는 기후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반복되는 가뭄과 폭염으로 작황이 크게 악화됐다.

로부스타 원두의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 역시 기록적인 가뭄을 겪으며 생산량이 급감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커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줄어들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급 불안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여기에 원화 약세 장기화로 수입 원가 부담이 더해졌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후반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두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인건비와 임대료, 컵 및 포장재 등 부자재 비용 상승까지 겹치며 커피 업계 전반에 원가 압박이 누적되고 있다.

실제 커피빈은 5일부터 드립커피 가격을 스몰 사이즈 기준 4700원에서 5000원으로 300원 인상했다.

디카페인 원두 변경 비용도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의 인상이다.

바나프레소는 1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포장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 넘게 인상했다.

텐퍼센트커피도 5일부터 카페라떼 가격을 3300원에서 3500원으로 200원 올렸으며 디카페인 원두 가격은 5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주요 제품가를 200~300원 인상한 데 이어 하이오커피도 지난달 카푸치노와 카페라떼 가격을 각각 28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렸다.

이디야커피는 음료의 기본 용량을 14온스에서 18온스로 29% 늘리는 대신 음료 31종의 기본 가격을 평균 297원 인상했다.

편의점 PB 제품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세븐일레븐은 1일부터 PB 아메리카노 리얼블랙·스위트·헤이즐넛향 제품 가격을 4500원에서 4600원으로 100원 인상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컵 가격 표시제(컵 따로 계산제)'가 업계의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현재 음료값에 포함된 일회용 컵 비용을 영수증에 별도로 표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프랜차이즈 등과 논의해 음료 가격에 내재된 100~200원 수준의 일회용 컵 가격을 분리 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개인컵 사용을 장려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의 핵심은 커피 가격과 일회용 컵 가격을 분리 표시하는 것"이라며 "컵 값 200원이 포함된 기존 커피 가격이 4000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커피 3800원, 컵 200원을 각각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와 점주들은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가맹본사마다 점주에 공급하는 컵 단가가 다르고 배송비와 인건비 같은 부가 비용도 포함돼 있다"며 "컵 가격을 따로 표시하면 소비자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커피 값은 그대로인데 컵 값을 따로 받으면 소비자들은 결국 커피 가격이 올랐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하락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 서울에서 컵 가격 표시제 관련 업계·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업계는 시스템 교체 비용, 가격 인상 압박 등 현실적인 문제와 함께 정책 일관성 부재 문제도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효과와 현장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명확한 운영 기준을 마련하고 업종·매장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커피값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커피 등 식품 원료 10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원가 부담을 낮춰 가격 인상 요인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제 원두 가격이 고점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관세 지원이 실제 소비자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서울 시내 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원두 가격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데 컵 가격까지 따로 받으라고 하면 손님들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모씨(32)는 "하루 한 잔씩 마시던 커피가 이제는 부담스러워 횟수를 줄이고 있다"며 "여기에 컵 값까지 따로 낸다고 하면 아예 커피를 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제 원두 가격이 고점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 상황에서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원가 부담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컵 가격 표시제까지 시행되면 업계 전반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합리적인 제도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두 불편했던 방식에서 컵 따로 계산제로 개편하겠다"며 "내년 초 구체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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