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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클로즈UP]3분기 영업익 1조, HMM 몸값 급등...멀어지는 HMM매각

중동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카에 운임 올라 영업익 전년比 1367%↑ 기업가치 급등에 산은·해진공 CB주식전환으로 보유지분 70% 육박

HMM이 해상운임 상승으로 3분기에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HMM의 대형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이 해상운임 상승으로 3분기에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HMM의 대형 컨테이너선. 사진=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호전되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중동위기로 해상운임이 크게 오른 덕분에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초유량기업의 상징적인 지표로 쓰이는 분기이익 '1조클럽' 재가입을 눈앞에 둔 셈이다.
실적 급반등에 HMM 내부엔 반가운 일이지만 정부는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덩치가 커 매각이 꼬여있는데, 실적 개선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HMM 매각이 갈수록 멀어지는 양상이다.
◆올들어 3분기 연속 실적 고공행진...4분기도 호조 예상
HMM이 올해 3·4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 돌파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추정치)는 매출 3조3653억원, 영업이익 1조181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25%,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58.73% 늘어난 수치다.
HMM이 만약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낸다면 단 1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총 영업이익(5848억원)의 2배에 달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이도 하다.
HMM은 올들어 전례없는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4070억원의 연결 영업이익을 올리며 직전분기(424억원) 대비 9배 이상 성장한 후 2분기엔 6444억원으로 늘어났다. 매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50%를 넘는 고공행진 중이다.
당초 시장에선 HMM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물동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3분기에 저조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홍해 사태라는 예상 밖 호재를 만나 선전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예맨의 친이란계 후티 반군의 무차별적 위협 등으로 홍해 운항이 중단됐고,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 운하 통항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유럽과 미주로 향하는 컨테이너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해상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컨테이너를 가득싣고 항해중인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사진=HMM
컨테이너를 가득싣고 항해중인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사진=HMM

증권업계에선 HMM이 이번 4분기에도 1조원 안팎의 연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해상운송의 물동량이 4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데다, 중동불안이 고조되며 해상운임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 평균 3358.98로 지난해 3분기 평균(983.55) 보다 약 3.4배로 치솟았다.
가장 최근 지수인 지난 8일 기준으로는 2331.58로 3분기 평균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선 해운업계의 손익분깃점을 SCFI 1000선으로 보고 있다. HMM의 실적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NH투자증권은 정연승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신규 선박 인도가 늘어나고, 수에즈운하 통항이 정상화되면서 운임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면서 "지만 선사들이 탄력적인 공급 조절 전략을 펼치면서 이전 같은 운임 폭락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정부지분 급등에 예상 밖 호실적이 M&A 걸림돌
HMM이 전례 없는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고민에 빠진 것은 정부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해진공(해양진흥공사)이다. 전 우선매수협상자인 하림그룹이 지난 2월 자금문제로 중도하차해 미궁에 빠진 HMM매각건이 실적호전으로 더욱 꼬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4분기말 기준 HMM의 추정 밸류에이션은 하림그룹 매각 추진 당시에 비해 최소 3조원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HMM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내년 이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도 당분간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HMM의 최대 주주인 산은과 해진공이 전환권을 보유한 기존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부 전환함으로써 정부 보유 지분이 대폭 늘어났다.
현재 두 기관의 합산 지분율은 67.05%다. 여기에 내년에 만기도래하는 7200억원 규모의 영구채까지 주식으로 전환하면 두 기관의 지분율은 71.69%까지 치솟는다.
HMM의 시가총액은 12일 종가 기준 약 12조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단순히 정부가 현재 보유한 HMM 지분 가치만 놓고봐도 8조5천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영업권 등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규모가 10조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호무역과 관세를 핵심 정책으로 내건 트럼프의 집권으로 중장기 해운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AFP
보호무역과 관세를 핵심 정책으로 내건 트럼프의 집권으로 중장기 해운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AFP

국내 대기업 가운데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데, 딜 사이즈가 너무 크다는게 중론이다. 지난 2월 매각협상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하림이 인수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HMM의 인수를 포기했을 당시보다 더 매각이 어려워진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외 매각을 고려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HMM은 국내 유일의 국적 컨테이너선사란 점에서 정부가 여론을 무시하고 해외에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은 낮다.
일부 지분만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이럴 경우 정부가 2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매수자 입장에선 매력이 떨어지는 딜 구조다.
전문가들은 "HMM 정도의 M&A에 달려들 기업은 적어도 20대그룹 안쪽에서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지난 8일 해진공이 내놓은 보고서를 봐도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해운산업 향후 업황에 그리 밝지 않아 자본력이 충분한 대기업이 인수에 뛰어들만한 매력 포인트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예상하지 못했던 호실적이 오히려 HMM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가운데, 정부가 과연 HMM의 매각 협상이 재개할 지 해운업계와 M&A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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