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30일 누적 생산량 1억대를 돌파하며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또하나의 역사를 창조했다. 창업 1년 만인 1968년 11월 울산 조립공장에서 1호 차량인 '코티나'(CORTINA)를 생산한지 57년만의 쾌거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1960년대 국토 재건과 국내 도로망 확충시기에 "한 나라의 국토를 사람몸에 비유하면 도로는 혈관이고 자동차는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며 미국 포드(FORD)와 제휴 협상을 거쳐 1967년 12월 현대차를 설립했다.
현대차는 이후 미국 포드의 코티나 2세대 모델을 국내에 들여와 조립 생산을 시작하며 자동차산업의 씨를 뿌렸다. 창업 9년만인 1976년엔 사상 첫 자동차 수출에 나서며 'K자동차'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현대차 성장기, K자동차산업의 역사 그 자체
현대차는 30일누적 생산량이 공식적으로 1억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사장,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 생산 1억대 달성 기념 행사를 가졌다.
새로운 1억대의 시발점인 1억1번째 생산 차량 '아이오닉5' 출차 세리머니도 열었다. 이 차는 생애 첫 차로 아이오닉5를 선택한 20대 고객에게 인도됐다.
현대차의 누적 생산 1억대 돌파는 대한민국 자동차산업 역사 그 자체다. 포드의 포티나를 시작으로 해외 모델을 조립 생산하던 현대차는 1975년 국내 최초 독자 모델인 '포니'(PONY)를 양산하며 실질적인 한국 자동차산업의 뿌리를 내렸다.
명실상부한 국산차 1호인 포니는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1976년 한국 고유의 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된 차종 역시 포니였다.
포니의 성공을 발판으로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는 후속모델을 잇따라 개발하며 1986년 전차종 100만대 생산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1986년에는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포니 엑셀'을 자동차의 본고장이자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시장에 수출했다. 현대차가 미국, 유럽, 일본 등 전세계 내로라하는 완성차업체들과 당당히 경쟁을 시작했다.
국내외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던 현대차는 1996년 누적 생산 1천만대를 돌파하며 자동차산업을 대한민국의 주력산업군을 올려놓았다. 이 무렵부터 현대차는 튀르키예, 인도, 미국 앨라배마, 체코 등 해외 생산을 본격화했다.
특유의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소형 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현대차는 2013년 누적 생산 5천만대를 넘어섰다. 이때부터 현대차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동차 리더그룹이 당당히 합류했다.
◆일등공신은 아반테와 액센트...제네시스로 이미지 변신
누적생산이 매 1천만대가 늘어나는데 까지 걸린 주기도 점차 짧아졌다. 현대차는 2019년 8천만대, 2022년 9천만대 생산 고지를 잇따라 밟았고, 마침내 이달에 1억대 돌파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현대차의 누적 자동차 생산 1억대 돌파의 일등공신은 아반테다. 196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차다. 아반테는 업그레이드와 디자인 변경을 거치며 쉬지않고 판대되는 준중형 세단의 불멸의 스테디셀러다.
아반테의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무려 총 1537만대에 달한다. 아반테의 뒤를 이어 엑센트가 1025만대로 '10밀리언클럽'에 가입돼있다. 이어 SUV시대의 총아 쏘나타가 948만대로 10밀리어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투싼(936만대), 싼타페(595만대) 등이 그 뒤를 잇고있다.
현대차의 누적 생산 1억대 돌파는 여러면에서 의미가 깊다. 우선 현대차가 창립 후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까지 소요된 기간은 57년으로 내로라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그만큼 현대차의 성장곡선의 기울기가 그 어떤 자동차업체보다 가파르다는 얘기다.
세계적으로도 누적 생산량이 1억대를 넘어선 자동차 기업은 드믈다. 전통의 자동차 강국 간판 기업의 전유물이다.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미국 GM 등 극소수기업만이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이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메이저 완성차업체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단순히 생산량만 1억대를 돌파한게 아니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현대차는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싸구려' 이미지를 불식하고 세계적인 명차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론칭한 별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완성차업체의 기술력의 상징인 고성능 브랜드 'N' 출시가 이를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차세대 모발리티인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부문에선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서며 K자동차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누적 1억대 생산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
정의선 회장이 초기 계획부터 전 과정을 주도한 제네시스는 출범 7년여 만인 작년 8월 누적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한국 자동차산업의 떠하나의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한국은 작고 값싼 차만 만든다'는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1억대 누적 생산의 성과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현대차를 선택하고 지지해준 수많은 글로벌 고객이 있었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면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로서 새로운 1억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최근 자동차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 공격적인 R&D와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해외 생산 거점도 계속 늘려 글로벌 연간 약 50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인도 푸네 공장 등의 생산 시설 확충으로 100만대 생산 능력을 추가로 구축 중이다.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사장은 "누적 생산 1억대 달성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이라며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누적생산 2억대 돌파를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는 누적 생산 1억대 달성을 계기로 친환경차,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등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다시한번 새 역사 창조를 위한 도전에 나섰다.
현대차가 누적생산 2억대까지는 또 얼마나 기간을 단축하며 업계를 놀라게할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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