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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클로즈UP]어닝쇼크 삼성전자...'6만전자' 추락 다 이유가 있네

3Q 영업익 9.1조...범용 메모리 부진에 낮아진 눈높이도 못맞춰 '반도체 수장' 전영현 이례적 사과 메시지...4Q 전망도 밝지않아

삼성이 반도체부문의 예상 밖 고전으로 3분기 어닝쇼크를 냈다. 사진은 삼성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반도체부문의 예상 밖 고전으로 3분기 어닝쇼크를 냈다. 사진은 삼성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한국 증시의 부진한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삼성전자(이하 삼성)의 최근 주가 급락으로 '6만전자'로 전락한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삼성이 3분기에 9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보면 국내 기업 중에서 독보적인 최대 영입이익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3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분위기가 꺾이며 한층 낮아진 시장의 눈높이마저 맞추지 못한 부진한 성적표다.
오죽했으면 삼성 반도체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메시지까지 냈을까.
◆분기 매출 사상최대 기록에도 영업익 '기대이하'
삼성이 8일 지난 3분기에 9조1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74.49% 증가한 수치지만, 2분기와 비교하면 12.84%나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6.66%, 전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냈으나, 이익이 문제였다. 글로벌기업의 실적평가는 매출보다는 이익에 집중된다.
당초 삼성의 3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계속 하락해왔다. 최근 한 달 동안 20% 넘게 떨어져 10조원대 초반를 유지했다.
핵심 캐시카우인 메모리 부문이 수요와 판매가가 동시에 둔화되며 이상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낮아진 시장의 기대치마저 충족하지 못했다.
삼성의 이날 공개한 3분기 실적은 잠정치다. 세부 사업별 실적은 추후에 공개한다. 다만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이 사과까지 한 것을 보면, 예상 밖으로 고전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3분기 부진한 실적에 사과메시지까지 낸 전영현 삼성 DS부문장. 사진=연합뉴스
3분기 부진한 실적에 사과메시지까지 낸 전영현 삼성 DS부문장.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선 DS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분기(6조4500억원)보다 20% 가량 쪼그라든 5조원대에 머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분기에 깜짝실적을 낼 때만해도 DS부문이 8조원대 영업이익 달성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었다.

DS 부문이 예상 외로 더 심하게 주춤한 이유는 메모리, 비메모리, 파운드리할 것없이 총체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우선 메모리의 경우 전방시장인 PC, 스마트폰, 자동차 시장 등의 침체에 따른 DDR4 등 범용 메모리 수요 둔화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은 평균 1.7달러로 전월 대비 17.07%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범용 메모리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폴더블폰 기대작 Z6시리즈 판매량 신통치않아
여전히 견조한 수요와 가격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도 실적개선을 받쳐주지 못했다. 삼성이 주력 생산중인 4세대 HBM(HBM3) 수요가 5세대(HBM3E)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납품승인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당초 2분기에 12단 HBM3E가 엔비디아의 최종 관문 퀄테스트 통과를 기대했지만, 3분기는 커녕 4분기에도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4분기 양산을 공언한 상태디. 개발은 먼저 해놓고도 양산에서 역전당한 꼴이다.
삼성은 '계륵'으로 전락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도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특히 파운드리는 TSMC와 격차가 벌어지며 적자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삼성이 3분기 파운드리부문에서만 약 4000억~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파운드리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동률 조절에 나선 실정이다.
갤럭시링, 갤럭시버즈3프로, 갤럭시워치7, 갤럭시워치 울트라, 갤럭시Z플립6, 갤럭시Z폴드6.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링, 갤럭시버즈3프로, 갤럭시워치7, 갤럭시워치 울트라, 갤럭시Z플립6, 갤럭시Z폴드6. 사진=삼성전자

DS부문에 이어 또 다른 캐시카우의 축인 모바일(MX)부문도 성과가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이후 삼성 실적반등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6시리즈가 큰 반향을 불러모으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가 두번접는 폴더블폰을 내놓으며 폼펙터의 주도권까지 빼앗기며 Z6시리즈 글로벌 판매량이 신통치가 않다.
삼성은 이에 따라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4 FE(팬 에디션)'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MX부문의 실적을 큰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니다.
◆12단 5세대HBM 승인 지연...4분기 전망도 어두워
삼성은 4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특별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 증권사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5조원대 아래로 조정하고 있으나 추가로 더 낮출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범용 메모리 시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MX부문의 킬러 아이템이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차기작인 갤럭시S25는 빨라야 내년 1월말이나 출시된다.
전장 부문(하만)과 디스플레이, 비스포크AI 등 생활가전이 나름대로 선전을 거듭하며 일부나마 실적보전을 해주고 있지만, 삼성의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삼성 실적 턴어라운드의 최대 변수인 5세대 12단 HBM. 사진=삼성전자
삼성 실적 턴어라운드의 최대 변수인 5세대 12단 HBM. 사진=삼성전자

삼성 4분기 실적 개선의 최대 변수는 12단 5세대 HBM의 엔비디아 납품테스트 통과다. 범용메모리가 부진해도 5세대 HBM이 보전할만한 임팩트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4분기에 실적 반등에 영향을 주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삼성이 설령 4분기 중에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한다 해도, 본격적인 납품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 실적이 턴어라운드를 하는 시점은 적어도 올해는 힘들고 내년 1분기에나 기대해볼만하다는 의미다.
전영현 부회장이 사과메시지에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고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해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내년 이후를 내다보고 준비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삼성의 4분기 성적표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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