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오너가의 긴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종식되고 새로운 집단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형제 대 모녀간의 경영권 분쟁 구도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회장이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이사측과 그룹내 대주주간 분쟁 종식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과 임 이사는 "9일 회동에서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불협화음이 극적으로 봉합돼 6개월 이상 지속됐던 가족간 분쟁이 완존 종식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 중재로 분쟁 봉합...온가족 경영참여할듯
한미약품그룹은 이에 따라 신 회장을 중심으로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회장,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 등 가족구성원이 모두 경영에 참여하는 단일 집단경영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그동안 창업주 가족들을 여러차례 만나 한미약품그룹의 조속한 경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적극 중재에 나섰다.
이후 지난 주총 승리로 경영권을 쥐고 있는 임이사측과 결국 3자(모녀·형제·신 회장)가 힘을 한데 모으는 데 합의한 것이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키맨'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지난 3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형제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한미약품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진입하는 등 그룹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하다가 지난 3일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및 모녀의 주식 일부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3자 연합'을 맺었다.
상속세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 6.5%를 1644억원에 구주 매입한 것이다. 송 회장은 이에 따라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며 경영 일선 퇴진 의사를 밝혔다.
신 회장은 모녀 보유 일부 지분 매입과 관련, "상속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한편 한미약품을 지키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신 회장으로선 지난 주총 표대결에서 형제측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이번엔 구주 매입으로 모녀측의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한미약품그룹 가족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인물로 부상했이다.
◆입지강화된 신 회장, 어떤 중책을 맡을까
임 이사 역시 이날 보도자료에서 "형제가 신 회장과 협력해 그룹에 고문단 등을 설치하고 책임경영, 전문경영, 정도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측 모두 신 회장을 새로운 경영구도의 핵심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송 회장은 연로하고 사퇴의사를 밝힌만큼 경영 일선하고 퇴진하고 4남매와 신회장이 사실상 공동 경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 회장이 대표이사 보다는 키맨이자 캐스팅보트로서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좀 더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신 회장이 모녀 측의 지분 일부를 매수하면서 공동 의결권 약정을 체결해 파워가 대폭 강화된데다, 지난 주총에서 형제측을 지원해 경영권을 장악케한 것을 감안할 때 단독이든 공동이든 대표이사 등극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경영일선 퇴진을 전제로 송 회장의 요청한 제 3의 전문 경영인 영입이 이번 신 회장과 임 이사의 대승적 합의 선언에서 빠진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신회장과 모녀, 형제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는 집단 경영체제 도입 과정에서 대표이사를 누가 맡느냐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제약업계 일각에서 이번 대타협 선언에도 불구, 한미약품그룹에 언제든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재현할 수 있는 불씨가 남았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성기 전 회장의 별세로 촉발된 한미약품그룹이 가족간의 긴 경영권 다툼을 완전히 봉합하고, 어떠한 형태의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할 지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