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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전환의 가교로 떠오른 청색 수소 기술

AI로 생성된 이미지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청색 수소가 에너지 체계를 바꾸는 핵심 연결고리로 주목받고 있다. 청색 수소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생산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CCUS, 즉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수소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저탄소 수소 생산 방안으로 평가된다. 국내 청색 수소 산업의 확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SK E&S가 지난 2월 공개한 대규모 생산기지 조성 계획이 꼽힌다. 약 6조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울산 지역에 연간 50만 톤 수준의 청색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춘 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색 수소는 완전한 무탄소 방식인 그린 수소로 넘어가기 전 단계의 기술로 분류된다. 그린 수소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된다면, 청색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9

탄소중립 전환의 가교로 떠오른 청색 수소 기술

AI로 생성된 이미지

2050년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청색 수소가 에너지 체계를 바꾸는 핵심 연결고리로 주목받고 있다. 청색 수소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생산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CCUS, 즉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수소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저탄소 수소 생산 방안으로 평가된다.

국내 청색 수소 산업의 확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SK E&S가 지난 2월 공개한 대규모 생산기지 조성 계획이 꼽힌다. 약 6조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울산 지역에 연간 50만 톤 수준의 청색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춘 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색 수소는 완전한 무탄소 방식인 그린 수소로 넘어가기 전 단계의 기술로 분류된다. 그린 수소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된다면, 청색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95% 이상 붙잡아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청색 수소는 현재 강점을 갖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그린 수소 생산비는 1kg당 약 4~6달러 수준으로 전망되는 반면, 청색 수소는 1.5~3달러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기존 천연가스 설비와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대량 생산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색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포집하고, 이를 얼마나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느냐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하이브리드 멤브레인 기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해 기존 아민 용액 방식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약 30% 줄이면서 포집 효율은 98%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팀이 선보인 이 기술은 분리막과 흡수제를 결합한 구조로, 기존 포집 기술의 약점을 보완한 새로운 방식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파일럿 규모의 실증을 마쳤으며, 상용 적용 단계로 넘어가 2026년까지 국내 청색 수소 생산 시설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문제 역시 산업화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동해 해저에는 약 5억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지질 구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도 국가 CCUS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200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저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세계 청색 수소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평균 25% 이상 확대되며 2030년에는 약 25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는 Air Liquide, Air Products, Shell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도 기술력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석유화학 공정과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 축적한 역량이 커 청색 수소 설비 구축 경쟁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와 약 5조 원 규모의 청색 수소 플랜트 건설 계약을 맺은 것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청색 수소 산업의 경쟁력이 생산 효율과 이산화탄소 포집률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대형 플랜트 설계·시공 경험은 청색 수소 생산 시설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정책적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2.0을 통해 2030년까지 청색 수소 250만 톤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수소 생산 기업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을 기존 3%에서 8%로 높이고, CCUS 설비 투자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청색 수소가 장기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영구 저장 안정성, 천연가스 생산·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메탄 누출, 수소 생산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저감 등이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청색 수소는 최종 해법이라기보다 탄소중립 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선택지에 가깝다. 궁극적으로는 그린 수소 중심의 체계로 전환해야 하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과 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청색 수소는 당분간 현실적인 전환 경로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 개발과 정책 지원이 맞물린다면 한국은 청색 수소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와 에너지 공급 안정성이라는 현실적 요구 사이에서 청색 수소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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