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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트럼프發 관세폭탄(2)]반도체·자동차 'K수출의 두 축', 우려가 현실로

트럼프, 다음 타깃 자동차와 반도체 지목...수 주안에 결정날듯 사정권에 놓인 韓핵심산업에 비상등...뾰족한 대응책마저 없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선언문에 서명한 후 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선언문에 서명한 후 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타깃은 자동차와 반도체다. 트럼프는 2차 관세부과 대상 품목으로 이들 품목과 의약품을 검토중이라 밝혔다.

대한민국 수출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핵심 품목이 그것도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관세폭탄 사정권에 놓인 것이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우리나라 수출 1, 2위 품목이며 의약품은 차세대 수출유망품목이다. 국내 산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보편관세 적용시 K수출과 경제 상당한 타격 예상
트럼프의 관세적용 적용 시점도 예상외로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앞으로 4주 동안 아마도 매주 무역 관련 회의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몇주간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뿐만 아니라 다른 두어개 품목에 대해서도 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특히 자동차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모두 미국으로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것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는 매우 크고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강류에 이어 핵심 수출 품목마저 미국의 보편관세 적용 대상에 놓인다면 K수출과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고율의 관세부과가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와 반도체의 경쟁력약화를 가져올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핵심품목의 대미 수출 비중이 유달리 높다. 지난해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와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한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미국 비중이 무려 50%에 육박하는 자동차업계는 관세 부과 시 현지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실로 판매 감소가 불가피,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돤다.
현재 주요국 중에서 가장 경기가 좋은 나라가 미국이다. 대미 수출이 차질을 빚는다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 확대에 심각한 악성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울산 현대차 수출부두에 수출용 자동차가 대기중이다. 사진=현대차
울산 현대차 수출부두에 수출용 자동차가 대기중이다. 사진=현대차

설상가상 트럼프는 다수 국가에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를 부과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관세 무기로 상호관세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동등한 관세를 매기는 것으로, 모든 수입품에 일정한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와 성격이 다르다.

트럼프는 무역적자, 특정 품목의 불균형 교역 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호관세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사상 최대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한국으로선 트럼프발 관세폭탄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미 수출 호조로 지난해 역대 최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하며 세계 6위의 수출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으로선 심각한 돌발변수가 생긴 셈이다. 기업들이 더이상 대미 수출로 재미를 보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 타격 우려...현지생산 등 치밀한 대응 요구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2024년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작년 북미 매출은 전년보다 1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메모리 1위인 SK하이닉스의 경우 2023년 3분기 미국 매출 규모가 전체의 45.4%인 9조7357억원에서 1년만에 58.8%(27조3058억원)으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도 같은기간 미주 매출이 68조2784억원에서 84조6771억원으로 24% 급증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북미 지역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는 2023년 3분기 북미 매출 49조509억 원에서 2024년 3분기 57조3826억원 으로 17.0%(8조3317억 원) 증가했고, 기아도 43조7245억 원에서 48조9473억 원으로 12.0%(5조2228억 원) 늘었다.
리더스인덱스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경우, 올해 한국 대기업들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며 “특히 반도체, IT·전기전자, 제약·바이오 업종 기업들의 북미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해당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공장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공장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는 자동차로 규모는 347억4000만달러(약 50조원)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분의 절반 가량은 국내 공장에서 만든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대부분 한국에서 생산한다. 수출 규모가 제일 크고 국내 생산비중이 큰 만큼 관세 부과에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재로선 트럼프의 보편관세 대상품목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관세폭탄을 시작으로 트럼프가 추구하는 통상전쟁의 핵심 타깃은 중국이며, 그 불똥이 한국으로 튈 것이란 점이다.
중국이 반도체, 전기차, 디스플레이, 배터리,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첨단산업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과정에서 주로 한국을 벤치마킹, 대부분의 핵심품목군에서 한국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글로벌 패권을 차지하려는 두 고래의 싸움에 정작 등이 터지는 곳은 한국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집권 4년간은 철저한 미국중심의 실리주의를 근간으로 관세를 시작으로 다양한 무기를 동원해 핵심산업에 대한 견제와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지 직접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정부, 산업계, 관련기관이 원팀이 돼 실리외교에 총력을 기울어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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