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브랜드 ‘오뚜기’, 100년기업의 名家를 꿈꾸다
함영준 오뚜기회장,
공격적 스포츠 마케팅으로
업계4위에서 업계2위로, 라면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 3월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오뚜기식품의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의 궁극적인 사명인’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면서 "과감한 도전정신과 역발상에 가까운 제품 혁신으로 ’전 세계인이 맛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업계4위의 애물단지였던 라면마저 함영준 회장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올들어서 줄기차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류현진을 앞세운 마케팅이 주효하면서 지난 5월 시장점유율이 18%를 기록, 3위 삼양식품보다 5% 포인트 넘게 앞서가며 1위를 굳건히 지키는 ‘농심’을 뒤흔들고 있다.
오뚜기, 라면시장의 판도를 흔들다.
라면업계 부동의 1위 농심이 흔들리고 있다. 신제품보다는 기존 주력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다, 여름철 비빔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반면 진라면, 참깨라면 등을 앞세운 오뚜기가 지속적인 상승세로 시장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1985년부터 30 년간 농심이 지배해온 라면시장, 그러나 수면 아래서 거센 물결이 치고 있다.
변화를 주도하는 건 3위 오뚜기와 2위 삼양의 치열한 2위 경쟁이었다. 신제품 출시 경쟁부터 마케팅과 유통망을 둘러싼 영업 전쟁까지 함영준 회장의 공격적 마케팅은 두 회사의 치열한 2위 싸움에서 양사의 동반 상승 효과를 낳았지만 오뚜기가 승리하였다.
지난 7월 24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달 18.2%(판매수량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에 비해 2.3%포인트 점유율이 높아졌다.
오뚜기 측은 시장조사기관이 라면 시장 점유율을 집계한 이래 자사의 점유율로는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이 추세가 지속되면 연내 점유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라면 시장 매출 극대화’를 올해 주요 사업목표로 삼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말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에게 6개월간 10억 원을 지급하며 모델로 기용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시작했다. ‘류현진 효과’에 힘입어 오뚜기의 매출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평균 20% 증가했다. 진라면 매출은 지난해 1040억 원에서 올해 12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61.4%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2.9% 감소했다. 라면 매출도 6.2% 줄었다. 시장의 동반 침체라면 모를까, 오뚜기는 매출이 18% 늘었다. 농심은 면류 매출이 3000억 원 아래로 떨어지며 비상등이 켜졌다. 예상보다 악화된 실적은 기존 제품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시장의 변화는 소비자의 '입맛'에 따른 것이다. 라면 업계 한 관계자는 '모디슈머 열풍'을 언급하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라면을 섞는 등 새로운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면서 "최근 뜨는 '국물 없는 라면'과 같이 새로운 레시피로 만들기에 적합한 라면의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를 이은 100년 기업의 名家를 보다
1969년 5월 풍림상사를 모태로 함태호(84) 오뚜기 명예회장이 창업한 오뚜기는 카레, 수프, 케첩, 마요네즈 등 국내 시장에서 1등 제품만 30여 개 보유하고 있는 식품업계의 알짜 기업이다. 식품산업은 수십 년 역사를 갖춘 전통적인 업종인 탓에 유독 ´원로 창업주´가 많은 업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80~90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창업과 경영활동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2세나 전문경영인(CEO)에 전수하며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1930년생인 함태호(84) 오뚜기 명예회장도 장남인 함영준 회장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겼지만 거의 매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본사 사옥으로 출퇴근하며 중요한 경영지표에 대해선 직접 챙길 정도로 건재하다. 또 회사에서 생산한 여러 가지 제품을 직접 시식하고 평가하는 활동도 변함없이 진행하고 있다. 카레를 시작으로 1970년 수프, 1971년 케첩, 1972년 마요네즈 등을 오뚜기식품은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특히 케첩 글로벌 브랜드 미국 하인즈사의 국내 시장 장악을 좌절시킨 오뚜기의 스토리는 아직도 식품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오뚜기 마요네즈는 러시아 시장에서 러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 노란 뚜껑 마요네즈’로 인기가 높다.
2세 경영인인 함영준 회장이 주도하는 오뚜기는 마요네즈를 처음 수출한 이후 매년 10~20%대의 성장을 거듭해 2011년 500억 원을 돌파했다.
오뚜기는 러시아 이외에도 라면, 카레 등 다양한 제품을 미국, 멕시코, 중국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오뚜기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올린 수출액은 1억 달러가 넘는다.
대표적 내수기업 중 하나인 오뚜기가 해외 시장에 눈길을 돌린 것은 국내 식품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매출 신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1조69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성장률은 전년 5.3%에서 2.4%로 떨어졌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내년까지 2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오뚜기는 현재 마요네즈 등으로 러시아 등 해외에서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함 회장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꺼내든 것은 ‘스포츠 마케팅’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팀과 선수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 오뚜기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맨유와 마케팅 협약을 맺은 것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오뚜기는 맨유 선수들을 광고에 활용하고, 공식 웹페이지와 팬클럽 사이트에 오뚜기 로고를 노출하는 등 맨유 브랜드를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식품 업계의 숨은 강자 오뚜기, 변화를 꿈꾸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뚜기는 식품 업계의 숨은 강자다. 당장 규모면에서 CJ제일제당·대상에 이은 3위다. 그 뒤를 동원F&B와 롯데삼강이 따르고 있다. ‘빅5’ 식품 기업 중 순수 식품 기업은 오뚜기뿐이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 대상은 대상그룹, 동원F&B는 동원그룹, 롯데삼강은 롯데그룹의 계열사다. 한마디로 백그라운드가 막강하다.
더구나 식품 업계는 정글이나 다름없다. 광고나 판촉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인수·합병(M&A)도 잦다. 이름깨나 알려진 중소 식품 업체들은 대부분이 식품 대기업들에 M&A됐다. 이렇게 험한 시장에서 오뚜기는 오히려 국내외 대기업들의 공세를 물리치고 부동의 아성을 쌓으며 카레·레토르트·케첩·참기름 등에서는 철옹성을 구축했다. 뒤늦게 뛰어든 라면 시장에서도 삼양식품을 밀어내고 2위까지 치고 올랐다. 경영 실적도 나무랄 데가 없다. 지난해 1조 6526억 원의 매출과 95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1조7620억 원의 매출과 1064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그래서일까. “오뚜기는 어떤 경쟁에서도 승자이다.”라는 이야기가 업계에 퍼져 있다. 비즈니스 시장은 냉혹하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치열한 경쟁에서 순위 바꿈은 다반사다. 그러나 경쟁에 강한 DNA를 갖고 있는 기업인 오뚜기는 이러한 환경 변화를 탓하지 않는다.
오뚜기의 첫 번째 DNA는 ‘선점’이다. 선점은 생산과 시장을 먼저 지배해 이익을 독차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오뚜기는 1969년 국내 최초로 카레를, 1971년에는 토마토케첩, 다음 해에는 마요네즈를 처음 출시했다. 모두 독점적 지배력을 자랑한다. AC닐슨에 따르면 오뚜기는 카레 82.2%, 레토르트(3분 요리) 75.1%, 케첩 87.3%, 마요네즈 84.7%, 죽 67%, 짜장 67%, 당면 73.3%, 조미 식초 70.6%, 후추 69.6% 등의 품목에서 확고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뚜기가 여러 분야에서의 선점에 따른 독점이 가능했던 것은 경쟁 기업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고 한눈을 팔지 않고 집중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케첩과 마요네즈 부문 글로벌 식품 기업인 CPC·하인즈사가 한국에 진출했지만 오뚜기에 막혀 철수했다. 독점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다 보니 그 어떤 기업이 도전장을 던져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국내 식품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도 역부족이었다. 2009년 레토르트 식품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당해 연도 시장점유율 30% 목표를 세웠다.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시장점유율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압도적인 1위로 시장을 확실히 선점한 오뚜기는 단순히 자금력과 브랜드력이 장점인 대기업도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또 하나의 DNA는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오뚜기도 식품 업계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축된 기업으로 통한다. 오뚜기가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은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기 때문이고 사업 다각화 역량은 변화가 극심한 현대 경영 환경에서 필수과제이다.
오뚜기는 일찌감치 조미 식품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라면 사업이 대표적이다. 라면 시장 진출 초기 경쟁 업체인 농심·삼양식품 등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고급 면과 새로운 가격대의 라면을 개발하는 전략을 펼친다.
오뚜기의 약진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표 제품군인 진라면의 판매가 꾸준한 가운데 틈새 공략형으로 선보인 컵누들 등이 많이 팔린 결과라고 해석한다. 두 제품 모두 농심 등 경쟁사 제품 가운데서는 비슷한 제품을 찾기 힘든 특화 상품으로 꼽힌다. 이들 제품들은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모으면서 라면 시장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안착했다. 경쟁이 극심한 시장에 뛰어들되 자기만의 색깔을 고수한 것이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비결로 보인다.
한국 토종식품 브랜드의 강자 오뚜기는 함태호(84) 오뚜기 명예회장에서 이어진 함영준 회장이 주도하며 100년 기업 명가로서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글로벌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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