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운행되는 무인 로보택시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이동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미래 교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실제 도심 환경에서 운행되는 로보택시는 아직 완전한 자동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형태의 일자리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025년 12월 25일(현지시간) 기술 섹션 보도를 통해 로보택시가 멈췄을 때 이를 해결하는 ‘보이지 않는 일자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로보택시는 승객이 하차한 이후 차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거나, 안전벨트가 문 사이에 끼는 등의 사소한 문제로 운행이 중단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차량의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이상 상태를 인식하더라도 물리적인 조치를 수행할 수 없어, 차량은 도로 위에 정차한 채로 남게 된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 환경에서 발생하는 단순한 물리적 변수까지는 완전히 처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의 개입이 필요해지면서, 자율주행차 기업 웨이모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새로운 방식의 현장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웨이모는 ‘혼크(Honk)’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로보택시의 문을 닫아주거나 차량을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수행한 사람에게 20달러 이상의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고용 관계가 아닌, 필요 시 현장 인력을 호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지 견인업체 관계자들의 증언도 소개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로보택시의 문을 닫아주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에는 약 22~24달러가 지급되며, 차량 견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60~80달러 수준의 비용이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작업은 자율주행 차량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물리적 문제를 사람이 대신 처리하는 역할에 해당한다.
실제 사례도 공개됐다. 로스앤젤레스 잉글우드 지역에서 견인업체를 운영하는 한 사람이, 뒷좌석 안전벨트가 문에 끼어 멈춰 선 웨이모 로보택시에 다가가 문을 닫아주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 틱톡에 게시됐고, 해당 영상은 수십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례를 통해 로보택시 운행 과정에서 사람의 물리적 개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 대중적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자동화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그 빈틈을 메우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워싱턴포스트는 로보택시 문 닫기나 현장 구조 작업이 단순한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 완전 자동화가 어려운 과도기적 기술 환경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일자리 형태라고 분석했다.
이 보도는 이후 미국 외 매체들로 확산됐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인용해 일부 미국인들이 웨이모 로보택시를 ‘도와주는’ 일로 실제 수익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이 현상을 자동화 기술의 부작용이라기보다는, 기술 발전 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보조 일자리 사례로 소개했다.
전문가 분석이나 기업의 공식 전망을 넘어, 이번 사례는 자율주행 기술이 현실 세계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형태를 바꾸어 존속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로보택시가 스스로 달릴 수 있게 되었지만, 멈췄을 때 다시 움직이게 하는 역할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점이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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