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음이라는 것을 마치 몸을 다루듯 훈련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다스려보겠다고 용을 쓴다. 하지만 마음은 생각만큼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되긴 된다. 그러나 어쩌다 잠시 그때뿐이다. 마음을 훈련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아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자. 지금 시대를 스마트한 세상이라 부른다. 마음을 다루는 문제도 이제는 스마트해질 필요가 있다.” -지장-
“마음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투명하게 마음을 만져주는 지장스님의 설법은 무겁지 않고 친근하고 담백하다. 향기로운 차를 마주하고 담소하듯 나누는 대화는 이미 마음의 평온함에 소리없는 노크를 건넨다.
지장스님은 현대인들이 바쁜 생활패턴에 매여 명상의 효과를 쉽게 보지 못하는 현실에서 보다 동적이며 감각을 활용하고 생활과 함께 할 수 있는 명상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2005년 ‘생활하며 명상하기, 명상하며 생활하기’라는 취지 위에 ‘초의차명상원’을 개원했다.
지난 6년간 차를 통해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하는 명상문화를 전파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행복을 발견하는 자기변화의 원리를 실천해오고 있는 지장 스님은 “한국의 차 문화는 뛰어난 정신적 사회적 가치와 약리적 효능을 가지고 있어 정서적 안정 효과는 물론 상담 및 심리치료적 기능의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생활의 유익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하여 절제, 집중, 통찰의 명상기법이 접목된 것이 차명상이다.
자각-집중-통찰의 명상
자각은 깨어있는 것이고 집중은 순간에 몰입하는 것이며 통찰은 상황에 대해 깊이 파악하는 것이다. 차명상은 차를 마시는 상황을 이용해 명상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이상의 원리를 일깨우는 일련의 과정이다. 지장스님은 차명상의 핵심은 “깨어있으면서 동시에 보고 아는 방식을 바꾸어, 습관적으로 이끌려 사는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 유익하게 이끌어가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깨어있기는 자각과 집중을 통해 실천해 갈 수 있고, 보고 아는 방식의 변화는 통찰을 통해 실천해갈 수 있다. 통찰은 꿰뚫어 보고 아는 것, 사실을 사실대로 보고 아는 것이다. 통찰은 인도말로 빤야(panna)라고 하고 한문으로는 반야(般若)라고도 한다.”
반야 즉 통찰을 실천하는 것은 ‘반야바라밀’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는 다르게 해석하면 지혜(知慧)이다. 결국 깨어있음을 통해 우리에게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를 상기시키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결국 우리의 생활이 명상이 되고 명상수행이 곧 생활이 되는 이상적인 삶의 방식을 성취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의 삶을 유익한 목적을 향해 지속적인 노력과 변화 및 발전을 이루어내는 삶으로 이끄는 자양분과도 같다.
삶과 죽음의 여정 고뇌… 출가(出家) 결심
동국대 불교학과에 입학해 학문적으로 불교에 접근하기 시작했던 지장 스님은 4학년 졸업반때 음반회사 지하실에서 아르바이트 하다 불이 나 모두가 희생된 가운데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체험을 했다. 평소 삶과 죽음의 세계관에 집중해 있던 그의 마음에 출가의 불씨를 지폈다. 생활 속에서 수행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평소의 뜻이 있어 산사(山寺)가 아닌 도심 속 명상원 개원을 선택했다. 후암동 대원정사 본관에 자리한 명상원은 지장스님이 명상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들을 하기 위한 본원의 성격이 강하다. 지장 스님은 “많은 이들이 본원을 찾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지역에 명상원이 퍼져서 지역 내 사람들이 필요시 언제라도 열린 공간으로 찾아가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 본원에서 명상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40여 명 정도이고 대구, 부산 각지에 센터가 운영중이다. 지난 6년간 다녀간 회원만 해도 수천 명에 이른다. 앞으로 본원은 수업도 이루어지지만 행정처리 기관으로서 지장 스님의 꾸준한 연구활동을 위한 곳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장 스님은 많은 사람들이 삶 속에서 쉽게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명상의 방법이 아무리 좋아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차를 마시며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명상의 원리를 터득해 밥을 먹고 운전하고 걷는 일상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으며 스스로를 해독하고 치유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차명상 수행의 진행단계
‘초의차명상원 프로그램’은 지장 스님이 2500년 전의 석가모니의 사상과 여러 서양의 명상기법 등을 접목해서 이 시대의 사람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체계화 시킨 명상프로그램들로 절제-이완-집중-통찰-올바른 삶의 의미와 가치관 생성-올바른 노력-이끌어가는 삶으로 집약된다.
회원들은 30분가량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다도와 상담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그 후에는 위의 성격에 맞는 단계별 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회 명상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초, 중, 고급과정의 전 과정을 수료하는 데는 2년 정도가 걸린다. 기초과정은 자각력개발단계로서 절제의 핵심인 자각의 의미와 필요성을 이해하고 수행원리와 과정을 학습한다. 초급과정은 각 대상 및 상태즐기기 단계로 집중력, 정신력 등 다섯 가지 명상수행의 기본요소들을 개발시키고 더 심도 깊은 공부를 해나가는 단계이다.
중급과정은 통찰과 올바른 노력의 단계로써 수행의 깊이가 깊어지며 삶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목적을 적극적으로 성취해가는 단계가 찾아온다. 마지막 고급과정은 생활과 수행이 조화를 이루어 지혜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단계이다.
‘이 순간’에 집중하게 하는 혜안
차 명상은 일어나고 있는 부정적인 마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유익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원리를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차를 마시면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으로 명상이 이미 시작된다. “차의 맛은 지금 이 순간에만 느끼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느낌으로서 존재하며 우리의 태도와 선택이 달라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지장 스님은 “차의 맛이라는 것은 본래 없다. 차를 마실 때에 찻잔의 느낌은 차를 마실 때만 느낀다. 이런 것을 아는 것을 통찰한다고 한다. 통찰의 깨달음을 얻으면 화가 나고 두렵고 긴장되는 느낌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지장스님은 직접 차를 따라주며 차를 마시는 자체로서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지장 스님은 차를 마시면서 나를 치유해주는 시간이 된다고 강조하며 쉽게 바뀌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의 마음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내가 가진 생각을 바꿔야한다. 생각이 바뀌면 마음이 바뀌고 똑같은 상황에도 반응이 달라진다. 마음이 너그러워지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던 것들에 대해 편안하게 반응하게 된다.”
차명상을 통해 다양한 치유를 경험하고 내면의 행복을 발견한 회원들을 보면서 지장스님은 누구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차명상에 도전해보길 권했다.
지혜로움으로 행복해져라
차명상을 진행해오며 지장 스님은 누구보다 스님 본인이 제일 많이 변했다고 한다. 수행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명상에 임한다는 스님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속일 수 있다.진짜 내가 해야 할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들의 기도가 무언가를 끊임없이 구하는 기도에 집중하다보면 결과적으로 욕심을 강하게 하는 것임을 지적했다. 지나친 욕심을 내려놓고 정신적인 풍요함 속에 지혜로와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깨어있되 좋은 생각을 품자
“깨어 있으려고 힘쓰지 말고, 힘쓰지 않으면서도 깨어있어라. 사람들에 대해 사랑의 마음이 생성된다.” 지장 스님은 차명상은 우리가 깨어있으므로 부정적으로 일으키는 마음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일어나는 생각들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다스리고 좋은 생각을 품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깨어있으면서 무언가를 통찰하면 좋은데 일반인들은 힘들다.”며 깨어있되 좋은 생각을 품을 수 있도록 힘쓰라고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돈과 지위나 좋은 조건 때문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우리들의 이중적 잣대를 꼬집으며 “조건을 통한 자신감이 아니라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의 원천은 자신감이다. 자기만족이 있어야 행복하다.”
또한 사회적 성공과 별개로 인격이 따라주지 않는 이들도 많이 있다며 나이가 들수록 인격이 변화하고 진정한 행복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차명상은 이처럼 마음을 다스려 스스로를 행복하게 인식하게 하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욕심을 버리고 지혜를 추구하는 것은 종교의 귀한 가르침
시대의 변화 속에서 명상의 접근도 변화하고 있다. 현대는 과학이든, 심리학이든 서로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라고 표현하며 예전에 비해 명상이론도 일반인들이 이해가 쉬워진 만큼 자신에게 맞는 명상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명상원들의 풍토에 대해 “그만큼 현대인들에 명상이 요청되는 부분이 있다.”며 명상원리에 대해 많은 분야에서 연구가 되는 만큼 “지혜롭게 판단해 각자에게 가장 적합한 명상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종교이론 중심의 명상문화는 현실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탈종교로 전환되고 있다며 개개인의 유익을 위한 도구로서 명상을 선택하는 풍조를 낳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장 스님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 시키는 종교문제에 대해서도 “개별적 종교를 내세우기 전에 전체적인 이익을 가져 오든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하고 어느 집안과 조직이든 그 상황에 더 최선이 될 수 있는 선택을 해야한다.”는 지혜를 설파했다. 화를 덜 내게 하고 욕심에 매이지 않고 지혜롭게 하는 것이라면 어느 종교의 가르침이든 귀한 것이라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어리석음을 커지게 하고 화를 더 내게 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한다.”고 못박았다.
차명상이 전해주는 마음의 회복
마음의 변화는 아주 가까이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혹은 마음을 억지로 바꿔야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린 채 오히려 외면하고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차명상은 바꾸려고 억지로 애써서 바뀌는 것이 아닌 우리의 마음을 유순하게 만져주며 각자 안에 굳게 박힌 쓴 뿌리를 제거해주어 너그럽고 평화로운 마음을 지니게 한다. 마음의 밭에 뿌려진 무수한 욕심과 탐욕과 집착의 원인을 이해하고 변화시켜 자신과의 소통을 새롭게 하고 타인에 대한 관계회복을 이끄는 변화의 시작..바로 차명상이 주는 신비로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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