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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30 23:59 (일)
종합

구본준(용준) 특별전을 가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1월 2일 오후 홍대입구역 근처 갤러리 G-HA에서 열리는 화가 구본준 특별전을 찾았다.
화가 구본준은 체코의 프라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에서 더 알려진 화가이다.
시대상황과 맞물려 아픔을 안고 유럽을 여행 중 자석에 들러붙듯이 끌어당기는 무언가에 홀려 체코를 제2의 고향이라고 할 만큼 애착을 갖고 정착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전시회가 열리는 갤러리에 들어서니 보통 봐왔던 전시회의 풍경과는 조금 색다른 느낌이다.
전시하고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정보가 보이지 않는다.  제목도 없다.  심지어 액자에 넣지도 않고 스케치북에 그린 그대로 얇은 보드지에 붙인 채로 전시 중인 것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작가는 작품에 대해 가급적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억지로 물으니 조금씩 그림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지만 장황하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제목도 정하지 않고 설명도 하지 않는 것은 그림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고 나름의 해석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느낌이다.


둘러보는 중에 도슨트 협회 임재철 선생이 작가와 그림에 관련된 이런저런 얘기를 조금씩 들려준다. 
그림과 작가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는 이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림 보고 얘기 나누는 중에 낯익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난타로 유명한 송승환 대표가 친구분들과 들어온다.
알고 보니 영훈고등학교 동기 분들이란다.
4년 만에 귀국한 친구의 전시회를 찾아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화가들과 미술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전시장의 분위기가 화기애애 해진다.

이 전시회로 초대해 준 최병두 님이 화가 구본준을 만난 인연이 페이스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페이스북에서 본 구화 백의 작품에 매료되어 그날 밤을 새가며 그림 얘기에 삶의 보따리를 풀어가며 그렇게 인연이 되었노라며 얘기하자 즉석에서 그 그림을 들고 와서는 선물로 준다고 그림은 뒤집어 놓는다.
주변에서 이제 시작인데 그림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봐야 된다고 하자 그림 뒤에다 "최병두 것"이라고 서명을 하고 다시 제자리에 두는 것으로 정리가 된다.
아래의 그림이 바로 "최병두 것"으로 찜 한 작품이고 귀국 후 100호 이상의 크기로 다시 그리기로 약속된 작품이다.

작가의 작품을 둘러보다 보니 유독 '새'와 '기린'이 주요 모티브로 자주 등장한다.
실례를 무릅쓰고 이 두 가지가 갖는 의미를 묻자 구 화백은 새가 좋단다.  하늘을 자유로이 훨훨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새에 작가의 마음을 담아 파란 하늘로 작가도 날고 싶은 것일까?
'기린'은 우리가 흔히 온순한 초식동물로만 알고 있는데 위기 상황에서는 엄청 과격하고 사나워진다고 한다.  또한 동물 중에서 가장 강인한 심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심장으로부터 머리까지 가장 먼 거리까지 피를 보내는 기린의 심장이 지닌 에너지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에 자주 새와 기린을 그려 넣는다고 한다.

그림을 보다 보니 서명이 다 'ㅇㅛㅇㅈㅜㄴ.K'로 되어 있다.
궁금하면 물어야 직성이 풀리니 안 물어볼 수가 없다.
이름이 둘이란다. 호적에 있는 이름이 '구본준'
부친께서 지어주고 불러 주신 이름이 "구용준'

늦게까지 이어진 작가와의 시간이 즐겁다.
그림 얘기.
친구 얘기.
프라하 얘기.
여성 관객을 위해 빨간 장미를 준비한 작가의 세심한 마음이 고맙다.
유일하게 병두 님만 특별히..... 
오랜만에 들어온 한국 땅에서 작가는 어떤 모티브를 담아 갈까?
다음에 보게 될 그림이 궁금하다.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구본준 화백의 그림이 널리 알려지고 많이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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