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위기 시계가 4일 국회의사당 앞으로 전진배치됐다. 기존에 국회 수소충전소 입구에 있던 것을 국회를 상징하는 의사당 앞뜰로 이전한 것이다. 기후시계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하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탄소중립(넷제로)의 상징물 중 하나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오는 2050년까지 지구의 온도상승분은 1.5℃ 이하로 묶어두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일종의 기후변화 가이드라인이다.
국회의 기후시계를 갑자기 옮긴 것에 대해 국회사무처는 국민들의 접근성과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제막식에는 여야 고위층이 총출동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다른 길이 없는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구온도 1.5℃상승은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이라는 5년도 채 남지 않은만큼 비상한 각오로 절박하게 행동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번 지당한 얘기다. 기후위기는 이미 경계 단계를 넘어 심각 단계에 들어섰다. 올여름 전세계를 가마솥더위로 밀어놓은 이상고온이 이를 함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직은 '이상'이란 수식어를 붙이지만, 지구온도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올해와 같은 폭염, 가뭄, 한파 등 기상이변이 반복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지구온도가 올라가면서 생태계 파괴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전통 산업의 친환경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탄소배출량은 줄기는 커녕 더 늘고 있다는 보고서가 잇따르다. 거대 AI(인공지능)를 필두로 신종 탄소다배출업종도 속속 등장하며 지구온도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기후시계의 초침은 갈수록 빨라질 게 자명하다.
기후변화는 전세계적인 이슈다. 지구촌 전체의 문제다. 하지만, 우리부터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 이니셔티브를 잡는 나라가 앞으로 국제적으로 입김이 세질 수 밖에 없다. 산업적으로도 기후테크는 잠재가치가 큰 유망분야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탄소배출량이 많은 상위 10개 나라 중 하나다. 정부는 4일 개막한 부산 기후엑스포를 계기로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에너지를 폭넓게 활용하자는 'CFE이니셔티브'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은 정부 혼자만으론 불가능에 가깝다.
국회가 전면에 나서야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기후위기에 대해 국민보다 국회부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국회의 지원과 도움이 없이는 강력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만들기도 집행하기도 어렵다. 기후위기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어선 안된다. 기후변화 이슈는 여야가 뜻을 한데 모아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조금이나마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기후시계만 옮긴다고 다가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란 인식을 갖는게 중요하다. 기후시계가 빨라지는만큼 정치권의 대응 속도가 더 빨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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