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8 · KB금융그룹)가 진정한 '골프 여제'로 우뚝 섰다. 남녀 골프를 통틀어서 올림픽을 제패한 세계 최초의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프로 10년째를 맞은 박인비(28, KB금융그룹)는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을 석권해 역대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강자다.
박인비는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 석권을 노렸다. '골든 슬램'을 위해서다.
박인비는 21일(한국 시간) 브라질 바하 다 치주카 올림픽코스(파71, 6245야드)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골프 여자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더해 16언더파 268타를 적어 2위 리디아 고를 5타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대회 석권으로 이룬 역대 7번째 그랜드슬램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을 더해 골프 선수로는 세계 최초로 '골든 슬램'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 허리 및 엄지손가락 부상을 이기고 얻은 결과라 더 빛난다. 박인비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재활과 훈련에 구슬땀을 흘렸다.
무엇보다 박인비는 골프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을 제패한 그랜드슬래머로 남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남녀 골프를 통틀어 메이저대회 4개를 제패하는 그랜드슬램과 올림픽까지 우승을 거둔 선수는 박인비가 유일하다.
박인비는 이미 아시아인 최초 미국프로골프투어(LPGA) 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업적을 남겼다. 박인비는 지난해 8월 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2013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역대 7번째였다.
하지만 골프가 올림픽에서 부활한 것이 112년 만, 여자 골프는 116년 만이다. 이전 그랜드슬래머들은 올림픽에 나설 기회조차 잡지 없었다. 이른바 '골든 슬램'을 이루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박인비의 골든 슬램 달성은 하늘도 도운 위업인 셈이다. 116년 만의 올림픽 챔피언이 되기 위해 전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총출동한 이유다.
여기에 박인비는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고 업적을 이뤄 더욱 값졌다. 당초 박인비는 올 시즌 허리와 왼 엄지 인대 부상 등으로 제대로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2위였던 세계 랭킹도 5위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박인비가 올림픽을 포기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잖았다.
그럼에도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을 선언했다. 오랫동안 품어온 꿈인 데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생애 다시 못 올 수도 있는 기회였다.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은 저의 오랜 꿈이자 목표"라면서 "국가를 대표하는 일인 만큼 부상 회복 경과를 두고 오랜기간 깊이 고민해온 끝에 출전을 결정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의 쓴잔을 봤다. 리디아 고와 쭈타누칸 등 경쟁자들이 워낙 강해 우승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 이유였다.
하지만 박인비는 116년 만의 올림픽이라는 부담과 부상 후유증을 극복해냈다. 오히려 가장 큰 무대에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며 여제의 명성을 확인했다.
리디아 고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116년 만의 올림픽 챔피언이 되기에는 살짝 부족했다. '여제' 박인비의 위엄이 더 커보이는 이유다. 무려 116년을 기다려온 '골프 여제의 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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