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동서석유화학에서 시작해 30년 근속 CEO까지 오른 성실 맨(Man)
“목표를 설정해서 열정을 가지고 일하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사람의 인생에서 성공의 가치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오로지 한 분야에서 시간과 열정을 쏟아 마침내 최고의 반열을 이룰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가치보상도 흔치 않을 것이다. 제 8회 화학의 날에 은탑 산업훈장을 수훈한 (주)동서석유화학의 홍안표 사장은, 오랫동안 갈고 닦은 전문성이 한 사람을 어떤 모습으로 완성해주는지를 표본처럼 보여준다. 그의 일에 대한 집념과 성실성은 비단 일의 성공 뿐만 아니라 자연인 홍안표의 품성까지도 연마시켜준 듯하다. 홍안표 사장의 사람 좋은 웃음과 부드러운 대화술은 그가 공학도로서 석유화학 분야에서 30년을 일해 온 산업계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대방에 유연함을 안긴다.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 한 동서석유화학
“동서석유화학에 입사한 지 30년입니다. 저의 젊음과 시간을 다 받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은탑 산업훈장은 저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제가 몸담은 동서석유화학이 고맙게도 같이 성장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화학 산업에 만 종사해 온 저의 우직함을 알아주신 협회와 회사 관계자 여러분께도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주)동서석유화학의 홍안표 사장은 1986년 (주)동서석유화학 기술부에 입사한 후 줄곧 기술부문에서 일하며 상무이사 공장장, 전무이사 공장장을 거쳐 2014년에 CEO 지위에 올랐다. 그동안 생산, 기술, 기술기획, 공장장 등 정말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석유화학 산업의 많은 것을 습득하고 다루어왔다.
홍안표 사장은 실무형 경영자다. 가장 말단에서 시작해 차곡차곡 경력을 쌓으며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에 올랐다. 그가 동석석유화학에 몸담아 일해 오는 동안, 회사도 비약적으로 생산능력을 증대시키고, 기술혁신에 의한 원가절감, 그리고 최근 생산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기업의 가치 기준이 된 안전과 환경 경영 등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닐 것이다. 홍안표 사장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지장(智將)과 덕장(德將)의 면모를 겸비한 듯한 외유내강형의 CEO가 보였다.
생산량의 80%이상 수출, 세계 시장의 10% 점유
울산석유화학 단지 내에 위치한 (주)동서석유화학은 지난 1969년 한·미 합작의 소규모 석유화학기업으로 시작했다. 이후 일본 아사히카세이(旭化成株式会社)와 50%씩의 지분을 나누어 경영하다가 1998년에 아사히카세이가 100% 지분을 가지게 되었다.
(주)동서석유화학의 주 생산품은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l)이다. ABS 수지와 아크릴 섬유의 주 원료로 국내에서는 동서석유화학이 최초로 생산해냈다.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계 30여 개국에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데, 전 세계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이라는 탄탄한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7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쾌거도 이루었다.
“98년도 아사히카세이가 100% 지분을 갖게 되면서 회사의 규모가 훨씬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선진기술과 공정 등 투자가 본격화 되었어요. 촉매 제조기술은 아사히카세이에서 개발하고 저희는 이를 사용해 아크릴로니트릴을 생산해냅니다. 국내에서는 저희가 사용하는 이 촉매제를 능가하는 기술이 거의 없을 겁니다.”
일본 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대 생산 거점은 동서석유화학이다. 일본의 화학산업은 인건비 등으로 제조기술 경쟁력이 없어진지 오래여서 큰 규모를 가질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 내의 생산시설은 자국 내 소비량 정도로만 남겼다고 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기술이 좋고 또 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출에도 용이한 점, 제조 기밀 유출에 대한 믿음 등 저희 회사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내 시설을 축소하고 노후 시설은 폐쇄를 해나가서 45톤 생산능력에서 지금은 20만 톤만 남기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주)동서석유화학의 생산능력이 증대 되었지요. 제가 입사한 시기인 30년 전에 5만 톤에서 지금은 56만 톤으로 11배나 되는 생산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지난 2013년에는 네 번째의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l) 공장 신설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최대 규모를 갖추었다고 한다.
아사히카세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태국 등의 기업에도 지분투자를 하고 있는데, (주)동서석유화학은 이 일본기업의 해외투자 성공 표준모델로서 일본 신문에도 크게 났다고 한다. 외국기업이라서 유리한 점도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한국인만의 고질적 특성이라 할 수 있는 학연, 지연 등으로 얽힌 문제가 없습니다. 능력껏 열심히 일하면 상응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인정을 받으면 누구든 성장할 수 있어요. 일본 연수 등 자기개발 문호도 열려있습니다.”
생산 부산물을 마지막까지 최대한 활용한 원가 절감
홍안표 사장은 (주)동서석유화학의 기업 경쟁력에 자신감을 표시한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그가 스스로 꼽는 경쟁력은 규모·원가·기술 경쟁력이다. 규모와 기술은 위에서 언급한 것으로도 충분히 짐작이 가는데, 특히 원가 경쟁력 부분에서는 유심히 귀 기울일만하다.
“저희 회사는 각 공정마다 나오는 부산물을 절대 버리지 않고 최대한 회수해서 다시 제품화합니다. 아크릴로니트릴에서는 하이드로진시아나이드가 부산물로 많이 나오는데 이것을 전량 회수해 다른 쓰임으로 제품화합니다. 제조 과정에서 기화되는 가스나 환전 폐수 외에는 모두 재활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생선을 뼈만 남기는 구조지요. 이 재활용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은 의학용 재료나 아클라마이트 균(확인바람), 정밀화학제품까지 번듯한 제품이 되어서 나옵니다. 당연히 엄청난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지요.”
그렇다고 해서 경영이 기술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홍안표 사장은 역시 세 가지의 전략을 꼽는다. 제조기업인 만큼 가장 기본은 역시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생산부터 마지막 검사에 이르기까지 단 한건의 품질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늘 긴장과 투철한 확인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으로 꼽는 것이 고객의 요구(Needs)가 무엇인지 항상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라고 한다. 홍안표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경쟁 기업들의 기술은 과거와 달리 선도기업의 기술과 대등한 수준을 보유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단순 품질 우위를 넘어 고객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해야만 선점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은 안전·환경·보건이다.
“바이어로서 유수의 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을 구입함에 있어 이제는 품질 외에도 그 회사의 안전성이나 생산 환경, 종사자들의 보건 등도 세밀하게 평가한 후 사업 동반자로서 같이 갈 것인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어요. 저희 회사는 이 모든 부분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의 기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주)동서석유화학은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으로 2013년에는 환경관리 최우수 사업장을 입증 하는 녹색기업으로 지정되었고, 2010년에는 안전관리 최우수 사업장 인증, 2015년에는 무재해 14배수(4,560일)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목표와 열정으로 일하되 여유도 가져라
(주)동서석유화학 홍안표 사장은 화학 산업인으로서 자신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돌아본다. 30년을 달려오는 동안 성취감을 만끽하는 순간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실패의 시간들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실패들이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고 더 단단히 전진시켜 주는 추진력이 되었다고 한다.
홍안표 사장이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목표를 설정해서 열정적으로 도전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취임식 때도 같은 말을 했다. 오늘 날 그 자신의 위치가 웅변을 대신해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단서가 붙었다.
“저는 신념과 열정을 가졌었고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습니다. 후배들은 다소 쉬어가면서 성찰해 보는 여유도 가지기를 권합니다. 그래야 시행착오도 줄이고 더 좋은 과정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창립기념사에서 인용했던 고사성어인 “급익호선(及溺呼船)”을 덧붙였다. ‘물에 빠지고 나서야 배를 부른다’ 뜻으로 미리 준비하지 않고 급한 상황이 되어서야 다급하게 대처하려고 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라고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11월 8일에는 홍안표 사장의 은탑 산업훈장 수훈 경사를 축하해주려 일본 아사히카세이 고바야시 사장이 직접 방문해 울산 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별도의 축하 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홍안표 사장의 30년의 성실성이 정점을 이룬 듯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