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고도와 사거리 등 구체적인 사항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기술력 과시’와 ‘대화 국면 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겨냥한 노림수로 해석된다. 괌 등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이를 부각시켜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화에 나설 것을 압박하는 ‘양동작전’의 일환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시험발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도 아래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최대정점고도 1413.6㎞’와 ‘400㎞ 전방의 목표수역 낙탄’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재돌입 기술과 비행 안정성, 폭발 없는 목표지점 낙하 등을 주장, 핵의 ‘운반능력 확보’와 관련한 기술적 진전을 시사했다.
24일 국방부는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날 오전까지 ‘성공’과 ‘실패’ 여부에 대해서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미사일 탐지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군이 무수단의 발사 징후에서부터 비행까지의 정보를 독자적으로 정확히 분석이나 했는지 의문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 21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무수단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지만 당시 우리 군 관계자들은 “임박한 징후는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당시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 2대를 강원 원산으로 전개한 상황이었다. 우리 군이 미군 측으로부터 사전에 관련 정보를 제공 받았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모르쇠’로 일관한 군의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시험 발사를 지켜본 뒤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실험을 통해 미국과 함께 한국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고각 발사로 사정권에 있음을 과시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성공이라고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실전 비행 능력이 검증돼야 하며 최소 사거리 이상 정상적인 비행 궤적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상 각도(45도)가 아닌 고각 발사에 따라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최소 사거리(500㎞)에도 못 미치는 400㎞만 날아갔기 때문에 무기로서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