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500년 전, 바빌로니아의 고대 문명에서 그려진 지도는 우리에게 그 시대의 역사를 말해준다. 역사 속에서 지도는 끊임없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우리의 길을 안내했다.
춘추시대 오나라의 손자(손무)가 지은 동양 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에서는 '지기지피 승내불태 지지지천 승내가전(知己知彼, 勝乃不殆. 知地知天 勝乃可全)'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위태롭지 않게 승리할 수 있다. 지형을 적절히 이용하고, 기상 조건을 알면 완전한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병력이 전쟁을 벌이는 장소의 지형과 기상 조건을 알아야만 전투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고려 의종 때는 나라의 지도를 송나라에 보내려던 이들이 처벌받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세계에서 놀랄만한 '초인초업'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김정호(1804년 추정 ~ 1866년 추정)의 '대동여지도'이다.
김정호는 황해도에서 태어났으며, 자신의 출신을 뛰어넘는 지식과 열정으로 평생을 교유하며 지도 제작에 몰두했다. 조선 후기의 철학자 최한기는 '청구도제'에서 "벗 김정호는 스무 살 안팎부터 지도와 지리지에 깊은 뜻을 두고 오랫동안 찾아 열람하여 여러방법의 장단점을 자세히 살폈다."라고 쓰며 그의 끈기와 노력을 칭찬하였습니다.
김정호는 전국을 답사하고, 이전 지리 자료를 참고하여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는 당시에 만들어진 지도 중에서 가장 크고 상세한 지도였으며, 뛰어난 실용성을 갖췄다.
고산자(김정호의 호)는 '대동여지도'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백성이 역(役)을 행하고 물과 땅을 오가는 일에는, 험한 지형과 평탄한 땅, 모든 것을 철저히 이해해야 합니다. 세상이 혼돈스러울 때, 이것을 통해 적을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시대가 평화로울 때, 이것을 통해 나라와 백성을 지혜롭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결국,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목적은 국가 위기 시에는 적을 제압하여 백성의 안전을 확보하고, 번영한 시기에는 백성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동여지도'는 어떠한 과학기술의 도움 없이 지금의 인공위성에서 찍은 모양과 별 차이가 없는 정확한 지도로서, 그 업적은 그저 '기적의 위업'으로 평가될 만한 것이다.
[이후빈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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