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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31 02:03 (월)
종합

상영관이 사라지기 전에 봐야 할 영화들

꼭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 기회를 놓치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일이다.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준비한 철지난 영화 소개.


마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신작. 감독은 2010년 ‘블랙 스완’을 통해 그로테스크한 심리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완성하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상과 혼란 속에서 질주하는 예술가의 광적 열정을 담았던 ‘블랙 스완’과 달리 ‘마더!’는 종교라는 분열과 파괴의 역사를 알레고리와 몽타주로 시각화한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장면들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우화적 방식의 내러티브는 관객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인물들의 절박한 감정과 충격적으로 전달되는 상황 묘사는 대런 아르노프스키가 감각적 재능이 넘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대중적이지 못한 주제를 다뤄 많을 극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인문학적 배경과 노골적 폭로가 동시에 나타나는 ‘마더!’는 신선한 영화를 찾는 관객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코어-영화음악의 모든 것

영화음악의 세계를 훑어볼 수 있다. 단순히 인물들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영화 음악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히치콕의 ‘사이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ET’,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다크나이트’ 등 다 열거하기 힘들만큼 많은 영화음악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잠깐 지나쳐 가는 음악의 선율이 장식적 기능에서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음악이 들어간 영상들을 보여주고 난 후 잠시 화면을 암전 상태로 둔다. 관객들이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배려다. 음악뿐만 아니라 작곡가와 관련 작업자들의 세계도 구경할 수 있다. 영화음악에 이토록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영화음악이 과거의 추억을 환기하기도 한다. 결국 영화를 다시 보게 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적어도 한동안 유투브 어플에서 영화음악들을 찾아보느라 밤새 잠 못들 각오 정도는 해야 한다.


아이 앰 히스 레저

‘베트맨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를 연기했던 히스 레저에 대한 타큐멘터리 영화다. 우리나라에서 그에 대한 이미지는 죽어버린 비운의 천재 정도 되겠다. 염세주의와 광기가 언뜻 떠오른다. 죽음을 맞기 전 촬영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의 토니 역과 조커 역의 잔영과 약물 중독이라는 사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 앰 히스 레저’ 속의 그는 활력이 넘치고 밝고 건강하다. 멋대로 설정한 어두운 이미지와는 완전히 정반대다. 미셸 윌리엄스와 결혼을 했다는 사실과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히스 레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감상해야 할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히스 레저라는 배우의 존재 자체와 그의 아트워크에 상당한 빚을 지고 있다. 잠이 없을 정도로 활력적이었던 그는 생전에 상당한 사진과 영상 작품을 남겼다. 영상 감독으로 활동 하기까지 했다. ‘아이 앰 히스 레저’는 그의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때문에 영화는 히스 레저가 활동하던 시절 재능 있는 예술가의 전형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를 사랑한다면 이 영화가 황홀하겠지만 참신한 다큐멘터리의 시선을 기대했던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운 면이 될 수 있겠다.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조던 해리슨의 연극 ‘마조리 프라임(Marjorie Prime)’을 영화화한 작품. 홀로그램을 통해 죽은 사람을 완벽히 재현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 기억과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에서 표현하는 연극적 요소는 종종 단점이 될 수 있지만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은 연극성을 숨기지 않는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주된 장소는 치매를 앓고 있는 마조리의 집안이다. 이야기 전개 역시 주로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스펙터클의 요소는 캐릭터 간 인식 차이나 인간과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있다. 지극히 연극적이다. 인공지능과 기억의 문제는 조화로운 주제는 아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근거는 보통 다양한 감정과 자율성의 유무에 있다. 이식하는 것으로 설정하면 해결되는 기억을 문제 삼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인공지능의 인간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타자와의 관계를 통한 인간성의 발견에 관심이 있다. 감독은 인공지능이 매우 인간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문제를 제기한다. 엔딩 장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문제적 장면이며 해석의 여지가 많은 장면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다루지 않았던 많은 질문들이 열린다. 기억과 인공지능에 대한 사유에 동참하고 싶다면 감상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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