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 : 2026-08-30 10:13 (일)
종합

생산자 책임 재활용制와 자원 순환의 길

생산자 책임 재활용制와 자원 순환의 길

생산자 책임 재활용制와 자원 순환의 길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오는 9월 6일은 ‘자원 순환의 날’이다. 많은 국민은 낯설다고 생각할 것이다. 정부에서 이날을 자원 순환의 날로 정한 이유는 특별하다. 숫자 9를 뒤집으면 6이 되고, 6을 거꾸로 하면 9가 되는 것처럼, 자원도 모양이나 성상(性狀)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순환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광물 자원의 90%,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며, 연간 약 371조 원을 지출한다. 그런데도 매립이나 단순 소각 처리되는 폐기물 중에서 재활용을 통한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폐기물이 56%나 포함돼 있어 유용한 재활용 자원이 아쉽게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아깝게 사라지는 자원을 재활용으로 유도하기 위해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서는 2003년부터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PR)를 운영하고 있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는 금속 캔, 페트병 등의 포장재나 형광등, 타이어 등의 제품을 제조·수입·판매하는 기업이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제도 도입 이후 지난 13년간 매립, 소각 비용 절감과 재활용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로 약 8조1422억 원의 국가적 편익이 발생, 재활용 체계의 정착과 재활용 시장의 성장에 많이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종전까지 지방정부에 미뤄졌던 폐기물 처리에 대한 책임을 원인자인 기업에까지 확대하고, 기업과 국민의 인식 변화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성과도 거뒀다.

최근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의 근간이 되는 재활용 시장이 안팎의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다양한 재료와 색상을 이용한 복합 재질 포장재 사용으로 재활용이 어려워져 처리 비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재활용 원료의 품질은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재활용 자원보다 천연자원을 선호해 재활용 자원의 가격 하락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례로 2013년 ㎏당 500원 하던 압축 페트병 가격은 지난 7월 기준 313원으로 약 37%, 폐금속 캔 가격은 같은 기간 ㎏당 221원에서 151원으로 약 32%나 떨어졌다. 재활용 제품이 생산되고 있지만 순환되지 않아 재고가 쌓여 가고 있다. 

 
마침 올해는 2022년까지 생산자가 회수, 재활용해야 하는 장기 재활용 목표율을 설정해야 하는 해이다. 생산자가 회수·재활용해야 하는 의무율을 이번 기회에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재활용 시장에 대한 지원금 단가를 현실화한다면 어려운 재활용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향후 제도 개선을 통해 재활용 가치가 높은 폐자동차 등 생활밀착형 제품에 대해서도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를 도입한다면, 재활용 가능 자원의 범위를 확대해 재활용 시장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여기에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의 인식 제고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먼저, 정부는 재활용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재활용시장 안정화와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재질 구조를 개선하고, 친환경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 배출을 철저히 하고, 국민 역시 트렌드나 일회적인 소비가 아닌 환경을 먼저 고려하는 소비 패턴을 가지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침 서울시에서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오는 5일 개관한다고 한다. ‘새활용’은 폐기물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과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자원 순환의 한 모습이다. 자원 부족은 어쩔 수 없지만, 자원 순환 문제는 이처럼 정책적 노력과 아이디어, 국민의 참여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