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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9 09:31 (토)
종합

여소야대'대화·타협의 정치' 명령" 수치로 드러났다

야당 의석수 급증…정부 핵심법안 입법 차질 빚을 수도 4·13 총선 결과는 16년 만의 여소야대, 20년 만의 3당 체제다. 의석 배분은 절묘하다. 새누리당(122석)이 무소속(11석)과 합쳐도 과반이 안 되고, 더불어민주당(123석) 역시 국민의당(38석)의 협조 없이는 과반이 안 된다. 재적 의원 과반은 법안 통과, 국무위원 탄핵소추 등에 필요한 의결정족수다. 1, 2, 3당 중 누구도 혼자선 찬성도 반대도 불가능해졌다.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치 지형을 만들어 놓으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야 각 정당은 무서운 민심을 절감하는 동시에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기보다 기존 정치권을 심판하려는 민심이 이번 총선에서 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제1당 자리를 야권에 넘겨준 집권여당의 변화가 가장 시급해 보인다. 야권 분열이라는 유리한 구도에서 여권 지지층은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와 부산, 서울 강남 등에서 과거와 달리 새누리당에 몰표를 주지 않았다.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막장 공천’으로 대표되는 내분으로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는 등 지지층 결집도가 이완됐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 표는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거나 이를 넘어 상당 부분 국민의당으로 분산되기까지 했다.

야당 역시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더민주는 여당의 과반 확보를 저지했다는 점을 가장 큰 공(功)으로 보고 있지만 이미 내상은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권자들이 수권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이 아니라 ‘차악’으로 더민주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14일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뿐 아니라 ‘호남의 여당’으로 볼 수 있었던 더민주에 대한 심판 역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당의 약진 역시 새로운 ‘대안 정당’을 향한 기대감보다는 ‘양당 심판론’에 표심이 움직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의 의미는 한마디로 분노”라며 “제3정당이 지지를 받은 이유는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처벌적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 주류와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돌아선 민심이 적극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와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측면에서다.

당장 정부·여당으로선 향후 국정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여권 성향 무소속 당선인들을 새누리당에 받아들이더라도 의석수는 과반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법안 처리가 뒷받침돼야 하는 노동개혁과 경제 활성화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여권에선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 등 쇄신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물러나면서 비대위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단순히 보여주기식 체질 개선에 그치거나 향후 당권 투쟁에서 여당 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노출될 경우 권력 누수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의 특징은 20년 만에 3당 체제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14일 “주인인 국민이 대통령에게 이제 독선의 정치를 중단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사안별로 정부와 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며 “이제 협치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3당 체제의 국회는 어떻게 달라질까? 5월30일 임기가 시작되는 20대 국회에서는 여야 원내대표 두 사람이 마주보며 악수하는 장면을 보기 어렵게 된다. 대신 세 사람의 원내대표가 손을 앞으로 내밀어 한꺼번에 악수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각 상임위원회 간사도 두 사람이 아니라 세 사람이 된다.

양당체제에서 경우의 수가 2의 제곱인 네가지라면, 3당 체제에서 경우의 수는 2의 세제곱으로 여덟가지다. 훨씬 복잡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각 정당 지도부가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혼란이 일상화할 수 있다. 20대 국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숫자로 따져보자. 4·13 선거 무소속 당선자 11명 가운데 장제원, 유승민, 주호영, 안상수, 윤상현, 강길부, 이철규 등 7명은 당장 새누리당에 복당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이들을 모두 받아들이면 129석으로 1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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