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석 새누리당(왼쪽),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원(院) 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서로 손짓을 하며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가운데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14년 만에 야당 출신 입법 수장이 탄생한다.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8일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제20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에 전격 합의했다. 난제였던 국회의장을 더민주가 가져가는 대신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은 여당인 새누리당이 맡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들어서기는 16대 후반기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출신 박관용 의원이 2002년 7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후 처음이다.
여야 3당은 2명의 국회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한 자리씩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 또 새누리당은 운영·법사위를 포함해 기획재정·정무·안전행정·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정보·국방위원장 등 8개 상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더민주는 예산결산특별·환경노동·외교통일·보건복지·국토교통·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여성·윤리위원장 등 8개 상임위원장을 가져갔다. 국민의당에는 교육문화체육관광·산업통상자원위원장 등 2개 상임위원장이 배정됐다.
국회는 9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며, 13일에는 개원식을 열고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한다. 여야 3당은 9일 오전 일제히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로써 제20대 국회는 원 구성 법정 시한을 어기긴 했지만 1994년 법정 시한이 생긴 이후 가장 이른 시일 안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됐다.
여야는 전날까지도 국회의장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놓고 대립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최다선(8선)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의 국회의장 포기 선언으로 새누리당이 전격적으로 양보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앞서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을 더민주에 양보하는 대신 운영·법사위원장을 달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도 새누리당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면서 더민주도 결국 이를 수용키로 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8일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 없이 투표에 들어가 결선투표 없이 최다 득표자를 국회의장 후보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에선 6선인 문희상·정세균·이석현 의원과 5선인 박병석 의원이 4파전을 벌이고 있다.
출마 의사를 밝혀온 원혜영(5선) 의원은 이날 “대선배가 있는 상황에서 경선을 할 수 없어 출마를 포기하겠다”며 문 의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에선 심재철(5선) 의원과 김정훈(4선) 의원이, 국민의당에선 박주선·조배숙(이상 4선) 의원이 국회부의장 후보를 놓고 경쟁한다.
익명을 요구한 더민주의 중진 의원은 “총선 결과 친노·친문 의원들이 압도적인 다수가 됐기 때문에 원내대표 선거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장 후보도 범친노 측이 누구를 미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범친노로 분류되는 문 의원과 정 의원이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박 의원과 이 의원도 의원들과의 맨투맨 접촉을 통해 만만찮은 표를 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문 의원은 후보 중 연장자임을 내세우며 ‘의회주의를 지킬 적임자론’을 펴고 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은 총선 기여도와 출마자 중 국회부의장을 지내지 않은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박 의원은 여권의 충청 인사 중용에 맞서 ‘충청 역할론’을 내세우고 있고, 이 의원은 계파와 무관하며 중도로 확장이 가능한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3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도 끝냈다. 더민주는 19대 국회에 비해 예결위원장과 외교통일위원장·윤리위원장을 확보한 대신 법사위원장을 새누리당에 양보했다. 정무위원장과 기재위원장 중 하나를 확보하려던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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