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2차 단계평가를 거쳐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LG AI연구원 등 3개 정예팀으로 압축됐다.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독자 모델 확보를 목표로 정예팀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인재·연구개발 자원을 지원하고 단계별 평가를 통해 지원 대상을 줄여 왔다.
해외 주요국도 자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이용할 AI 모델과 컴퓨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 정책에 제시된 목표와 지원 방식은 서로 다르다. 미국은 기술 리더십과 국가안보, EU는 경쟁력과 기본권 및 전략적 의존 축소, 캐나다는 국내 컴퓨팅과 데이터 통제, 일본은 개발역량과 사업화를 강조한다. ‘소버린 AI’라는 공통된 표현만으로 사업 구조를 같은 유형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은 단계평가로 개발팀과 자원을 집중
한국 사업의 특징은 정부가 정예팀을 선정한 뒤 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압축한다는 데 있다. 2025년 공모 당시 과기정통부는 최대 5개 팀을 선발해 4개, 3개, 2개 팀으로 줄이는 경쟁형 구조를 제시했다. 2차 평가에서는 벤치마크와 전문가·사용자 평가를 합산해 3개 진출팀을 선정했다.
정부 지원도 개별 모델 개발팀에 직접 연결된다. 정예팀에는 GPU와 데이터 구축·가공, 해외 인재 유치와 연구비 등이 제공되며 개발 결과는 가중치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외부 활용 기반을 마련한다. 모델의 글로벌 성능, 독자 기술 확보와 국내 생태계 기여를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함께 추진하는 구조다.
정부가 평가자와 자원 제공자의 역할을 동시에 맡는 만큼 3차 평가에서는 평가 목적과 지원 구조가 함께 중요해진다. 과기정통부는 2차 평가 뒤 정예팀과 차기 평가 방안을 협의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다음 단계의 세부 배점과 최종 지원 규모는 후속 발표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은 민간 경쟁을 두고 연구·안보 기반에 개입
미국의 2025년 AI Action Plan은 혁신 가속, AI 인프라 구축, 국제 외교·안보 주도를 세 축으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의 확충을 촉진하고, 미국 기업의 하드웨어·모델·소프트웨어·응용서비스와 표준을 묶어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범용 AI 시장에서는 민간기업의 개발과 사업 확장이 정책의 중심에 놓인다.
연방정부는 연구자가 민간시장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자원을 공동 기반으로 제공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주도하는 N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Resource(NAIRR)는 연구·교육기관에 컴퓨팅과 데이터, 기존 모델, 소프트웨어와 전문지식을 연결한다. 상용 모델 하나를 국가 대표로 선정하는 방식보다 민간기업의 경쟁 여건과 연구 기반, 과학·안보 분야의 활용 능력을 넓히는 구조다.
영국도 공공 부문이 보유하거나 배분하는 컴퓨팅을 국가 우선과제와 연구자·스타트업에 제공하는 한편, Sovereign AI Unit을 통해 자국 AI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한국처럼 정해진 단계평가로 모델팀을 줄이는 방식과는 지원 단위가 다르지만, 전략 분야의 기업과 컴퓨팅에 공공자원을 투입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EU와 캐나다는 공동 인프라와 국내 통제를 구체화
EU의 AI Continent Action Plan은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 전략산업의 AI 도입, 인재와 AI Act 이행을 함께 다룬다. European Commission에 따르면 현재 19개 AI Factory와 지역 접근을 지원하는 13개 안테나가 구축되고 있다. EuroHPC 슈퍼컴퓨터와 연계한 컴퓨팅 시간과 지원 서비스를 스타트업, 중소기업, 연구기관과 공공기관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EU 정책은 AI 경쟁력과 함께 기본권, 민주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명시한다. AI를 개발할 기반을 확대하면서 역내 시장에서 적용할 규칙도 함께 마련하는 구조다. 특정 회원국의 단일 모델을 선발하기보다 여러 국가와 기관이 공동 인프라를 이용하도록 설계한 점이 한국 사업과 구별된다.
캐나다는 주권의 대상을 컴퓨팅 시설과 데이터의 국내 통제로 구체화했다. Canadian Sovereign AI Compute Strategy는 공공·민간 컴퓨팅 시설 투자와 기업·연구자의 사용비용 지원을 병행한다. AI Compute Access Fund에는 최대 3억캐나다달러를 배정해 높은 컴퓨팅 비용과 접근 제약을 줄이는 목표를 제시했다. 모델 개발사의 국적과 함께 시설의 위치, 데이터와 지식재산 보호, 국내 기업의 접근성을 정책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다.
일본은 복수 개발과제, 스위스는 공개 연구기반 선택
일본 경제산업성의 Generative AI Accelerator Challenge(GENIAC)는 2024년부터 복수 기업과 연구기관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을 지원해 왔다. 2026년 6월에도 16개 신규 프로젝트를 선정했으며, 개발기업과 데이터·수요기업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정부가 하나의 모델을 지정하기보다 국내 생성형 AI 개발역량과 사업화 기반을 넓히는 데 초점이 있다.
인도는 자국 데이터로 학습한 기반모델과 산업특화 모델 개발, 저비용 컴퓨팅 접근을 IndiaAI Mission 안에서 추진한다. 싱가포르의 National Multimodal LLM Programme은 동남아시아의 언어와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SEA-LION 계열 모델을 지원한다. 두 정책은 모델 개발과 함께 자국 또는 지역의 언어·이용 환경을 지원 대상으로 명시한다.
스위스의 Apertus는 ETH Zürich와 EPFL, Swiss National Supercomputing Centre가 개발한 공공 연구모델이다. 2025년 공개 당시 가중치와 소스코드, 학습 데이터의 구성과 개발 과정에 관한 정보를 공개했다. 외부 연구자와 기업이 모델을 검토하고 수정할 수 있는 공통 기술기반을 제공하는 사례다.
한국형 정책의 중심은 모델 개발팀
각국 정책의 차이는 공공지원의 단위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미국과 EU, 캐나다는 여러 기업과 연구기관이 이용할 컴퓨팅 기반에 투자하고, 일본은 복수 개발과제와 사업화를 지원한다. 스위스는 공공 연구기관이 직접 개발한 모델을 공동 기술기반으로 공개했다. 사업 범위와 목표가 달라 예산이나 GPU 수량만으로 정책의 우열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독자 AI 프로젝트는 모델 개발팀을 선정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자원을 집중하는 구조다. 글로벌 성능과 독자 기술, 생태계 기여와 사용성을 종합해 지원 대상을 압축한다는 점에서 컴퓨팅 이용자 전체나 공공 연구모델을 정책 단위로 삼은 해외 사례와 구별된다.
과기정통부는 정예팀과 협의해 차기 평가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후속 방안은 모델 개발팀 중심의 경쟁 구조가 어떻게 이어지는지와 함께 공용 컴퓨팅·데이터·평가 기반을 별도 정책으로 확대할지 확인할 기준이 된다. 이는 3차 평가의 개별 모델 순위와 구분되는 한국 AI 정책의 구조에 관한 문제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공모·2차 단계평가 결과, 미국 White House AI Action Plan·NSF NAIRR, European Commission AI Continent Action Plan·AI Factories, ISED Canada Canadian Sovereign AI Compute Strategy·AI Compute Access Fund, 일본 METI GENIAC, IndiaAI 기반모델 공모, 싱가포르 IMDA National Multimodal LLM Programme, ETH Zürich Aper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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