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삶과 죽음 등 이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하나가 존재함으로써 나머지 하나도 변별적(辨別的)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것도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오히려 나쁜 것이 되니, 내가 나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면 오히려 꼴불견이 되어 추해지고, 내가 나의 결백을 자랑하면 오히려 그 자체가 더러운 행위가 되고 만다.
타인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는 사람의 더러움을 애써 캐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 잘생긴 외모는 아니나 인자한 미소가 잘 어울리는 K사장이 있었다. 항상 정장차림의 옷매무새가 반백의 머리칼과 함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마음도, 외모도 멋쟁이신 분으로 필자가 존경하는 분 중 한분이시다.
오십대 후반의 K사장은 유통업을 삼 십 여년 하시는 동안 한 번도 직원들과 트러블 없이 운영을 해 오셨다고 하는데 바로 인자한 미소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뭐처럼 필자가 구매한 물품에 하자가 생겨 그것을 반품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시비가 오가고 있었다. 직원들은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 반품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고, 필자는 제품이 처음부터 불량이라 그렇다며 실랑이가 오가던 중에 마침 그 때 시찰 중이던 K사장 눈에 띄게 되었다. 앞 뒤 정황을 차분하게 듣고 있던 K사장은 반품을 받아 줄 것을 직원들한테 지시하고 어디론가 유유히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K사장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것은 역삼동 Y건설 아파트 모델 현장인 이벤트 행사장에서였다. Y건설 측의 아파트 분양 행사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년 운세 차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제자랑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알아보기를 K사장이 먼저 기억하고 반색을 하였다.
“이렇게 좋은 공부를 하신 분 인줄 몰랐군요.”
하며 악수를 청하는데 손길이 아주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여기서 사장님을 또 뵙게 될 줄은......”
말끝을 흐리면서 지난 번 반품 건에 대해 재차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랬더니 팔목의 시계를 휠끗 보더니,
“거의 끝나갈 무렵 인거 같은데 저녁이나 함께 하면 어떨까요?”
하며 의향을 물었다.
뜻밖의 장소에서 생각지도 않은 K사장과의 만남은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는데, 그날 인천을 내려오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지루한 줄 모르고 나눴다.
그런데 의외로 역학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K사장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필자도 필요이상으로 수다를 떨었는데 많은 얘기 끝에 상호에 대한 설명을 하자, 꽤 호기심을 갖고 들었다.
상호란 서로 해롭지 않은 배합이 제일 좋은 구성이며, 불길한 명운은 반드시 금전의 손실을 불러일으키므로 피해야 한다고 피력하자, 문득 자신의 상호가 궁금해졌는지 관심을 갖고 물었다.
“식록을 나타내는 식신(두뇌) 3이 식신생재(재물을 생해주는 길신)로 재물 5를 상생시켜 명예를 주관하는 7이 재생관(財生官; 재물이 명예를 생해줌))으로 아주 좋은 배합의 상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삼 십 여년을 잘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재운이 좋은 사주와 맞물려 상호의 덕을 본 것이라고 하자, 기분이 좋은지 호탕하게 웃었다.
이렇듯 상호가 서로 상생하여 배합이 좋으면 좋은 운기를 부여받아 사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게 된다.
후에 들은 얘기로는 K사장의 좋은 인상만큼이나 음으로 양으로 많은 선행을 베풀면서도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자 노력한다는 주변의 소문에 한층 더 그 분에 대한 존경심이 일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악한 일을 되도록 숨기고, 가능한 한 잘한 일은 자랑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K사장은 자신의 선행을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안으로 감추려 노력하므로 진정한 선을 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악 자체는 그늘에 숨어 있기를 꺼리고, 선 자체는 밝게 드러나기를 꺼린다.
선행을 하고 그것을 자랑하여 명예를 얻고자 한다면 그 선행의 동기가 순수하지 못하므로 진정한 공이 될 수 없고, 그래서 선 자체는 맑게 드러나기를 사리며 또한 드러나지 않게 쌓은 공이야 말로 진정한 가치가 있게 된다.
언젠가는 악은 악대로, 선은 선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것을 안다면 어찌 삼가고 두려워함을 가볍게 여기면서 살아가겠는가.
▶예지연 회장은 다지움 한글구성성명학회를 운영하며, 워싱턴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목사이다. 국내 한글성명학의 대가로, '성공하는 이름, 흥하는 상호', '성경과 이름', '세계인도 놀라는 이름의 비밀' ‘이름 속에 숨어 있는 mbti 등 총 27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또한, 중앙 및 경제지, 지방일간지, 스포츠신문, 일본 나고야 신문 등에서 역학과 개명에 관한 칼럼을 연재 했으며, 다수의 방송 출연과 대학 강의 등을 통해 구성성명학을 널리 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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