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은 지도자 아닌 업계 대표하는 대변인이자 일꾼
회원을 섬기고 전문성을 가진 일류 서비스 기관으로 정착시킬 것
큰 규모 회원사와 영세 회원사의 상생도모도 중요한 현안
유럽의 중세에는 ‘길드(guild)’라는 조직이 있었다. 현대로 말하면 직능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인이나 기술을 가진 수공업자 등 여러 길드는 해당 도시에 경제적 기반이 되었고, 근대로 넘어오면서 자본주의로 전환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해줬다. 직업이 더욱 전문화 되고 규모화 된 오늘날 직업별 수많은 종사자들의 생존 안정과 발전을 위한 수렴기구는 절대적이다. 그런 이유로 수렴기구의 수장이 가지는 가치관과 태도는 중요하다. 전기업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요 원동력이 됐던 산업이자, 현대적인 생활방식의 거의 모든 분야를 받치고 있는 직업군이다. 지난 달 22일 한국전기공사협회 제 25대 신임회장으로 (주)금강전력의 류재선 대표가 취임했다. 그를 통해 한국전기공사협회의 내일을 예견해 본다.
당선 일주일도 안 돼 성큼 국회 행보
한국전기공사협회 25대 류재선 신임회장의 첫 행보는 국회였다. 지난달 22일 총 투표로 당선됐고 27일 국회를 찾아 박주선 국회부의장,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 대표 등을 만났으니 매우 빠르고 결단적인 활동의 시작이다. 그만큼 류재선 신임회장이 전기업 종사자로서 평소 많은 생각들을 갈무리해왔다는 면모를 보여주는 일단이다.
류재선 신임회장은 국회방문에서 입법기관에 두 가지를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기공사업계가 대형건설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적 장치로서의 ‘전기공사 분리발주 제도의 확립’과 공기업이 자신들의 고유한 설립 목적사업 이외에도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민간공사 영역에도 침투해 국가정책적인 ‘중소기업 보호육성의 취지’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기공사업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들을 짚은 것이고 그래서 회원들이 신임회장의 성큼한 행보에 자못 기대가 큰 것이다.
이 기대는 전국에 1만 5000여 명이 산재한 전기공사협회의 신임회장 투표결과에도 여실히 나타난다. 류재선 신임회장은 총 대의원 292명 중 290명이 투표에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약 60%에 달하는 173표를 얻어 과반이 훨씬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그가 선거기간 중 내건 4가지 주요한 공약을 회원들이 믿어준 것이다.
25대 회장 선거 기간 중 류재선 신임회장을 측면지원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가 ‘따뜻한 포용력을 발휘하는 사람’그리고 ‘묵묵한 가운데 진취적 행동력을 보이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냈다. 외부 첫걸음으로 국회를 택한 것은 분명 진취적 행동력일 것이다. 공약이 선거용이 아닌 진정한 실천적 항목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진심과 열정으로 회원 섬기겠다
류재선 신임회장의 자기 지위에 대한 확신은 겸손하다. 협회가 그동안 회원이 아닌 협회장이나 임원을 섬기는 관행이 있었음을 뼈아프게 지적했다.
“회장은 군림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업계를 위해 발언하는 대변인이자 이익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라는 것이 저의 평소의 소신입니다. 협회의 기본은 전문성을 가지고 회원을 위한 바른 섬김을 행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류재선 회장의 선거기간 슬로건 ‘진심과 열정으로 행복한 전기인의 내일을 열겠습니다’는 슬로건 아래 법·제도 개선, 회원 권익 제고 및 시·도회 사업비 현실화, 전기공사업의 경쟁력 강화,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 네 가지의 집약된 공약을 내걸었다.
류재선 신임회장은 우선 전기관련 법과 제도 개선과 정비를 주요 공약으로 우선했다.
“전기공사의 분리발주제도는 반드시 정착시켜야 합니다. 입찰 시에 이를 위반하는 기업이 없도록 상시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를 접수받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발주처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열겠습니다. 구체적 실천을 위해 전기공사업법과 관련한 법령제도 정비를 위한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전기공사업의 전문성을 인지시킬 수 있는 광고 캠페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역시 정책이나 법이 우선 정립돼야 하기 때문에 이들 기관과의 유대도 더욱 공고히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협회의 최고 존재 이유인 협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사업적 측면에서도 언급했다. 류재선 회장은 먼저 소규모 영세회원들에 대한 회비를 대폭 인하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생긴 재원 손실은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가 위치한 마곡지구의 전력 수요 급증을 감안해, 건물 지하 주차장에 변전소를 유치하면 30억 원 상당의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있다.
상근감사 제도 도입 철저한 감사 기능 강화
그리고 현재의 다소 복잡한 협회 기구를 합리적으로 다시 조정하고 그동안 당연히 지출됐던 소모성 예산들의 절감방안, 필요충분하지 않지만 과시를 위해 행했던 소모적 행사도 되도록 축소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상근감사 제도를 도입해서 협회 운영에 대한 철저한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특히 한전, LH, 철도시설공단 등 전기공사의 주요 발주처들과 원활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상근 부회장 직책의 도입과 선배님들로 구성된 원로자문회의 운영 등을 통해서도 그동안 미온적이던 전국 회원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느 업종과 기업이든 상위와 하위가 나누어지는 형편은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간극을 되도록 좁히려 하는 노력이 협회의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류재선 신임회장은 협회 내의 대기업 회원과 중소기업 회원이 서로 반목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공존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공동도급제를 활성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협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기술 경영분야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기술위원회를 활성화 하는 한편, 유능한 기술인력 양성 등이 포함된 매뉴얼을 제작해 회원사에 제공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후기산업사회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전초전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공사업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류재선 신임회장은 이를 위해 지속발전 가능한 전기공사업 환경을 조성하고 수요 확충을 통한 시장 활성화 방안도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고 한다. 한국전기업계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기공사협회는 전국의 종사기업들의 전체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개별 기업들은 수주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경쟁을 해야 한다. 이는 협회가 떠맡고 있는 회원사간 화합을 위한 주요 단초이기도 하다.
“전기공사업계에 당면한 문제점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수주시장에서 벌어지는 회원사 간에 자칫 일어나기 쉬운 생존경쟁의 상황입니다. 협회 안에는 당연히 대규모 공사실적을 가진 중견기업과 상대적으로 실적이 미미한 영세 회원사가 상존합니다. 적자생존의 시장에서 이들이 경쟁자일 수밖에 없고 한편으로 경쟁은 자연스런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기 영역을 침해하는 더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들 간에 서로 반목하지 않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평소의 경쟁은 화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류재선 신임회장은 경쟁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공약 속에 포함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회원 간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차근하게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4차 산업혁명과 조응하는 전기공사업 환경 조성
협회 자체는 단일대오의 단체지만 한동안 신임회장 선출을 두고 회원 간의 이견과 방향이 달랐던 점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류재선 신임회장이 취임한 지금 그는 ‘당선의 기쁨보다는 오히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당연한 일이다. 이제 신임회장 앞에는 그동안 갈라졌던 회원들을 화합시키는 과제가 제일 시급하고 중요할 것이다.
“겸손한 자세로 회원들과 소통하고 회원 모두가 협회 정책에 참여하는 선진 협회를 만들도록 저의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붓겠습니다. 회원에게 신뢰를 주고 깨끗한 마음으로 협회를 운영해 화합된 모습으로 미래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신임회장은 30여 년 넘는 세월을 전기업계에 종사했다. 그에게 쌓인 노하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고스란히 업계를 위해 협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와 맞닿아 그의 경험이 전기공사협회의 미래를 위한 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입니다. 여기에 부응하도록 전기공사업의 환경을 조성하고 미래 기술개발을 창출하는 한편 소규모 업체의 어려움 해소 등 동반성장을 주도하는 등의 새로운 협회상을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축적된 경험은 물론 새로운 산업 환경에도 민감한 한국전기공사협회 류재선 신임회장의 행보를 다시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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