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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31 12:46 (월)
종합

헌재 "23일까지 의견 정리해 내라"3월초 선고 의지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가 탄핵심판 결론 유출을 방지하려고 선고 직전까지 탄핵 여부에 대한 재판관 표결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선고 당일 최종 재판관회의(평의)를 열어 탄핵 여부를 결정한 뒤 바로 선고하는 식이다. 헌재는 2014년 12월 옛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때 그렇게 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 도중 '옐로카드'를 잇달아 꺼내들며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에 3월초 선고 윤곽은 더욱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헌재는 증인 불출석으로 인한 심리 지연도 원천적으로 봉쇄해 걸림돌도 최소화했다. 앞으론 증인이 납득할 만한 사유가 없이 심판정에 나오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재소환하지 않겠다고 명시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 측이 자신들이 신청한 증인들의 불출석을 종용해 심리 지연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런 카드를 쓸 수 없게 됐다.

23일 제출될 석명사항은 기일마다 재판부가 소추사유와 관련해 요청한 석명사항이 총망라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증인신문과 준비서면을 통해서도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관계들이 명확해지면서 헌재는 본격적으로 평의에 돌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게 된 것이다.

9일 열린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서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에게 속사포 질문을 쏟아내며 빈틈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강 재판관은 “2014년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대통령이 이를 ‘국기 문란’이라 했음에도 그 후에 많은 자료가 (최씨에게) 나갔다. 이 부분이 어떻게 가능한 것이냐”고 캐물었다. 또한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경위에 대해서도 강 재판관은 “대통령 측은 일관되게 국정과제의 일환이자 좋은 취지로 재단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안 전 수석은 왜 관련된 사람에게 ‘증거를 다 없애라’, ‘국회에서 위증하라’고 한 것이냐”고 질문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같은 질문에 하나도 답변을 하지 못했는데 23일 제출한 준비서면에는 해당 내용 또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헌재 탄핵 심판을 둘러싸고 이렇게 불안한 상황이 연출될 것을 미리 알았다면 지난해 말 거론됐던 ‘4월 박 대통령 퇴진, 6월 조기 대선’ 일정표를 받아들일 걸 그랬다”는 때늦은 후회마저 나온다.

정치권이 헌재의 탄핵 심판에 대해 목을 매는 것은 대선 때문이다. 헌재 결정에 따라 대선 시기와 대선 판도가 결정된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헌재 결정과 대선 여론을 쉽게 예단하지 못한다. 탄핵이 인용되면 보수가 결집할 가능성은 크지만 여론은 야권으로 쏠릴 것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9일 “헌재의 결정 이후 민심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탄핵이 인용된다는 것은 헌재가 박 대통령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여권과 보수의 입지가 엄청나게 좁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탄핵으로 결정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탄핵받은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사람이 어떻게 대선에 나올 수 있느냐’는 주장이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 이사는 만약 탄핵이 기각될 경우에 대해 “여권은 12월 대선까지 준비 시간을 벌 수 있다”면서 “대통령이 잘못 없는데 야권이 탄핵했다는 음모론으로 역공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여론조사 결과들을 분석하면 80%가 탄핵 인용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탄핵이 기각되면 국민적 분노가 폭발할 것이기 때문에 야권의 입장에서는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꽃놀이패”라고 지적했다.

지용근 지앤컴리서치 대표는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보수가 뭉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이 기각되면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해 보수 후보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국민들의 반발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보수 전체가 죄인이 되기 때문에 승산이 없다”면서 “만약 기각되더라도 ‘문재인 대세론’을 뒤집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헌재 결정을 둘러싼 혼란이 확산되면서 청와대와 보수 진영, 야권 모두 자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아지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촛불 민심과 태극기 민심이 격렬히 대립하는 상황에 비춰 보면 탄핵 심판 결정 이후에도 심각한 대립과 후유증이 예상된다”며 “모든 정당이 함께 그 결정에 승복을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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