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이제 범죄 수사 현장에서 실질적인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공동 개발한 ‘AI 딥페이크 분석모델’이 지난 4월 공식 개발 완료 이후 실제 수사에 적용되며 그 효용성이 입증되었다. 2025년 상반기 두 달간 해당 모델을 통해 총 15건의 딥페이크 증거물 감정이 이뤄졌으며, 특히 제21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허위 영상 유포 사건과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핵심적 과학 증거로 활용됐다.
해당 모델은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포맷의 딥페이크 콘텐츠를 AI가 자동 분석해 진위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인물의 미세한 음성 불일치나 얼굴의 왜곡된 경계 등 정밀한 특징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판별하고, 변조 확률 및 시간대별 변조율을 예측해 수사기관에 신속한 판단을 지원한다.
특히, 해당 기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력하여 유튜브 등 온라인상 불법 딥페이크 선거물 약 1만 건을 탐지·삭제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공공 AI 기술이 실제 사회적 위험을 차단하는 도구로 작동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모델 개발 과정에서는 국내외 공개 데이터셋(KoDF, ASVspoof 등)과 자체 제작 콘텐츠 등 약 231만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딥러닝 알고리즘을 학습시켰다. 여기에 반복된 실증과 피드백을 더해 감정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국과수는 향후 디지털증거물인증시스템(DAS)에 해당 모델을 통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여성가족부 및 방송통신위원회 등 타 기관에도 점진적으로 확산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과수가 협업한 실시간 음성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도 주목된다.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특례를 부여받은 해당 서비스는 AI가 통화 중 사기 위험도를 실시간 분석해 보이스피싱을 사전 차단하는 기술이다.
기존 문자 기반 분석 방식보다 정확도가 높지만, 개인정보 보호법상 사기범 음성은 민감정보로 분류돼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동의 없이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유예했고, 국과수와 KT는 합동 안전조치를 마련해 2025년 7월 말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과기정통부는 이 서비스가 인공지능 신기술로 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한 대표 사례라며, 향후 AI 기술과 사회 간 접점을 넓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두 건의 사례는 공공부문 주도의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사회적 안전과 법 집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범죄 수사라는 고위험 분야에서 AI 기반 기술이 정밀도와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민간에서도 AI 보안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 이들 모델이 다양한 공공기관과 연계되며 통합적 디지털 범죄 대응 체계를 완성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도 AI 기반 과학수사 체계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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