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단의 중심에 서 있는 작가 문암 박득순 선생은 홍익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경기도 과천에서 경기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면서 (사)동양서화문화교류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13차례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5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일필휘지의 과감한 선으로 조형화한 작품들에 대하여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문암 박득순 선생의 예술세계는 전통서화의 정신성과 조형성을 바탕에 두고 때로는 새롭게 급변하는 사회와 함께하고 때로는 원시적 자연을 있는 그대로 지키고자 노력하며 취사선택으로 요약해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중심으로 현대적 예술성을 추구한다. 이처럼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작품세계를 개척해온 문암 박득순 선생이 2011년 9월 30일부터 10월 20일까지 3주간에 걸쳐 서울 지방경찰청내 서경갤러리에서 ‘2011문암 박득순의 조형세계’라는 타이틀로 전시회를 연다. 이에 전시회 준비에 한창인 한국화단의 거장 문암 박득순 선생을 조명해본다.
그림으로서 머물지 않는 생명력 넘치는 조형세계
문암 박득순 작가는 대담한 선, 강렬한 색체, 정확한 묘사, 짜임새 있는 기하학적 구도 위에 나무를 심듯이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새로운 세계의 꽃을 피운다. 내심(內心)과 동심(童心)에 의한 또 다른 세계, 즉 파괴시키고 난 다음 이미지의 세계가 피어난다. 그런 환상적 세계에서의 형체가 탄생되며 그것이 문암 박득순의 그림세계이다.
“세월은 흘러가고 시대는 바뀌어 갑니다. 예술세계도 따라서 변화, 변천하고 다른 장르의 모습들이 나타납니다. 장르상으로 본다면 서양화, 동양화의 구별이 있을 수 없지만 재료상으로 본다면 구별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수많은 장르의 탄생과 변화하고 있는 작업에서의 갈등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조형세계는 작가 자신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서부터 완성까지의 작업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봅니다”
50년 동안 끊임없이 화폭 위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것에 온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박 득순 선생은 이번에 또 다시 자신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새로운 세계를 향한 창조에 여념이 없다. 한국 미술평론가 유준상은 문암 박득순 선생의 작업에 대해 “화선지 위에 먹을 칠해서 무언가를 표현하는 관례로서의 그림이 아니다. 아울러 종이가 그냥 종이가 아니라 그 이면에 예술이라는 개념을 숨기고 있다”라고 평했다. 이는 곧 화선지와 먹이 예술을 표현하는 전부인 그에게 내제적인 욕구를 수단으로 하여 자신의 개별을 분리하지 않고 선행의 표현 영역 속에 자신의 자율을 종속시키며 화폭 위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대담한 선’으로 세상을 노래하다
“거칠고 둔탁하고 빠른 필치로 윤곽을 훑고 지나가며 이루어내는 조형은 여성적인 아기자기함보다는 남성적인 대담성이 두드러진다. 아울러 그 속에서 사물의 변화 생동하는 모습 등을 순간순간마다 포착하여 정교하게 창조해낸다”
전 공평아트센터 김상철 관장은 박득순 선생의 그림을 이와 같이 평하며 그의 힘 있는 선에 나타나는 생명력에 대해 극찬했다. 이처럼 힘 있는 선을 추구하는 박득순 선생의 선호는 먹의 운용에 있어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 번의 붓질을 통해 농묵과 담묵 아울러 농묵과 담묵이 어우러지는 먹색들을 토해내 듯 그어 내려가는 그의 필선은 일필휘지의 그것과도 같다. 아울러 박득순 선생의 필선은 두텁고 둔탁하여 선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면과 같은 작용을 하며 문인적인 유려함이나 장식적인 기교를 내세우기보다는 남성적인 기운으로 세상을 휘몰아치듯 동양화의 모필이 가지는 독특한 심미를 드러내 보인다. 또한 종이, 천, 나무 등 어디에든 조형세계를 표현해내고 있으며 세밀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깊고, 높고 광범위한 이미지의 조형세계를 접하게 된다. 이에 관객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그가 창조해 낸 상상의 세계에 젖어 들게 만든다.
50여년간의 치열한 그림인생, ‘절차탁마(切磋琢磨)’의 미덕을 고수하다
“제가 태어난 흑산도는 4계절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특히 봄에는 흑산도 전체를 뒤덮은 진달래와 동백꽃으로 취할 지경이고 주변을 넘실거리는 바다의 색체도 하늘빛을 닮았지요. 또 가을에는 들국화가 온 산에 흐드러지게 피어 그 향기가 마을까지 내려와 마음을 들뜨게 만듭니다”
자신의 고향 흑산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문암 박득순 선생은 고향인 흑산도의 풍경을 화폭에 담은 작업을 30여년동안 해 오고 있으며 지난 69년 소흑산도 풍경전(개인전)을 시작으로 해마다 바다와 섬의 풍경을 고스란히 한지에 옮겨왔다. 한 번의 붓질로 농묵과 담묵 그리고 농묵과 담묵이 어우러진 먹색들을 한지에 토해내듯 그는 흑산도의 다양한 모습들을 화폭 위에 담으며 역동적인 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지금의 그 고유의 선의 깊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고향 흑산도에 대한 진한 애정과 그림에 대한 열정이 만나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의 이러한 지독한 그림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 낸 에피소드도 많다. 협성대 강사 시절에는 첫 강의 시간에 학생 15명을 직접 보고 그 자리에서 먹으로 그려내 학생들을 놀라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아울러 광명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를 지낼 당시에는 쉬는 시간 없이 그림을 그려대는 박득순 선생의 모습에 같은 학교 영어교사인 지금의 아내가 감명을 받아 결혼까지 하게 된 일화도 유명하다. 그림생활 50년을 오로지 화선지와 먹(墨)만 고집하며 기계문명의 발달로 사라지는 것들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의 것을 살려내는 작업을 해 온 박득순 선생. 그의 창작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저는 흑산도 진리 출신으로 흑산의 품안에서 자라온 흑산의 일부입니다. 흑산도가 아니라면 제 그림들도 지금의 그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흑산도는 저의 일부이자 저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저에겐 작은, 아니 크다면 큰 소망이 있습니다. 바로 흑산도에 미술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고향 흑산도에 대한 추억과 향후의 포부를 말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마치 힘 있는 그의 붓선 만큼이나 넓고 깊은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조형세계에 대한 ‘끝없는 도전’
문암 박득순 선생은 이번에 ‘2011 문암 박득순의 조형세계’라는 타이틀로 서울지방경찰청내 서경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2011년 9월30일부터 10월20일까지 3주간에 걸쳐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조형화된 새로운 세계를 선보이는 자리로 전문가들로부터도 인정받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색 대비의 강한 색에 의한 서로 다른 소재의 어울림은 신기한 조형세계를 무대화한 전시회이기에 많은 미술인들에게 뿐만 아니라 문암 박득순선생의 조형세계가 큰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서화 붓의 크고 작음에서 오는 붓의 흔적, 화선지의 특성에서 오는 번짐의 효과 등이 오랜 세월동안 숙련된 작가의 필묵법과 제작과정 등 철저했던 준비과정을 관객들이 알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자리, 배움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여 그가 창조한 새로운 조형세계와 더불어 그림인생 50년의 열정과 집념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초대전은 문암 박득순 선생의 조형세계 회화작품 36점, 부채작품 100점, 이미지 작품 2점 등 총 138점을 선보이며 작가의 흘러넘치는 감수성과 힘차고 대담한 붓의 터치에서 오는 아름다움, 보색의 대담한 색의 조화, 아동들과 그림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도 기초로 활용될 정밀묘사의 자료는 문암 박득순 선생의 조형세계를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장자(莊子)에 보면 “칼날을 놀려도 여지가 있고(遊刃餘地), 도끼를 움직이니 바람이 인다(運斤成風)”는 말이 있다. 뛰어난 요리사는 소의 뼈와 살 사이 좁은 곳에서도 칼날을 춤추듯 움직일 수 있고, 뛰어난 조각가는 도끼를 휘둘러 사람 콧등에 묻은 석고에 조각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분야에서 신의 경지에 오름을 표현한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말은 엄청난 노력과 자신에 대한 치열한 담금질 없이는 이러한 경지에 오를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50여년이상을 오로지 그림에 대한 열정과 창작에 대한 집념으로 새로운 세계를 붓 하나로 개척해 나가고 있는 문암 박득순 선생. 지금도 붓을 잡고 창작의 세계에 여념이 없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노력을 다하라. 숙명적인 노력을”이라고 나지막히 말을 하는 듯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