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 요격체계 '천궁-Ⅱ'가 수출잭팟을 터트렸지지만, 난데없이 협력 업체 간에 갈등을 빚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한다. 주계약업체인 LIG넥스원과 협력업체인 한화 측이 납품 가격과 납기 등을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이라크게 납품할 천궁-Ⅱ 포대는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분담하는 구조다.
갈등은 한화 측이 LIG가 가격과 납기에 대한 사전 합의 없이 이라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됐다. 한화 측은 LIG가 수출계약에 급급한 나머지 납품 업체들의 사전 동의 없이 무리하게 계약을 체결, 협력업체에 가격과 납기조건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LIG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이라크와 계약 체결 직전에 가격과 납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한화 측이 응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따라 부득이하게 지난 5월(가격)과 7월(납기) 한화 측과 협의된 대로 격과 납기를 기준으로 계약했다는게 LIG측의 항변이다.
LIG측은 전날 중장기 전략발표 자리에서도 한화 측 주장에 대해 "이라크 측에서 여러 업체가 올 필요 없이 주계약 업체가 와서 협상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면서 매번 이라크에 가기 전후로 한화 측과 협의를 계속해왔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화와 LIG의 갈등에 이례적으로 정부가 중재자로 나섰다. 방사청이 24일 한화와 LIG 관계자를 불러 양측 입장을 청취한 후 중재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인 데, 별로 모양새가 좋지않다. 3조원이 넘는 초대형 계약으로 K방산 수출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 프로젝트가 계약체결과 동시에 협력업체간의 갈등 소식이 알려진 것도 그렇거니와, 이게 정부까지 개입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란 말인가.
K방산이 세계무대에서 굵직굵직한 수출을 따내면서 정부와 업계가 줄곧 강조해온 것은 '코리아 원팀' 정신이란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방산은 업종 특성상 특정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계약을 따내기 어렵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관련기관의 지원사격, 협력업체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수반돼야 가능한 일이다. 특히 여러 기술이 융합되기에 협력업체 사이의 원할한 소통과 끈끈한 파트너십이 프로젝트 수행의 핵심이다.
LIG측 주장대로 사전에 한화 측과 충분히 협의를 거쳤다는 점을 100% 인정한다 해도 계약하자마자 한화 측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게다. 지금은 서로 자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이번 이라크 수출로 천궁-Ⅱ는 순풍에 날개를 달았다. 잔칫상 앞에서 협력업체끼리 굳이 사소한문제로 갈등을 빚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자칫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K방산의 고공행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LIG측은 방사청의 중재에 상관없이 이제라도 오픈마인드로 한화측과 소통하고 또 협의하길 바란다. 주계약자인 LIG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이번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다. 방산 분야는 진정한 원팀이 돼도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분야란 점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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