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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예지연 칼럼] 부모라면 누구나 좋은 이름 짓기 원해

운동장 맞은 편 길가에 나무로 생활용품을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마침 칼국수용 널따란 도마가 필요해 주문을 했다. 마땅한 크기의 나무를 고루더니 열심히 깎아 나갔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거 같더니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며 굼뜨더니 자꾸만 더 깎는 것이었다. 곁에서 보기에 그만하면 다 된 것 같은데 계속해 깎아 나갔다. 시외로 떠나는 차 시간 때문에 조바심이 나서 이젠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했다. 그런데도 못들은 척했다. 그래서 반복하여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냥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신경질적인 말투로,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을 재촉한다고 밥이 되우?” 이렇게 짜증스럽게 대꾸하고 계속 모른 척 했다. “그래도 살 사람이 좋다는데 그냥 주시죠?” 그러자 노인이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팔지 않을 테니.” 그렇지만 요즘은 수제로 만든 나무 도마를 구하기가 어려운 때라 포기하고 그냥 갈 수가 없었다. “어르신 차 시간이 없어서 그래요.” 그런데도 계속

운동장 맞은 편 길가에 나무로 생활용품을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마침 칼국수용 널따란 도마가 필요해 주문을 했다. 마땅한 크기의 나무를 고루더니 열심히 깎아 나갔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거 같더니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며 굼뜨더니 자꾸만 더 깎는 것이었다. 곁에서 보기에 그만하면 다 된 것 같은데 계속해 깎아 나갔다. 시외로 떠나는 차 시간 때문에 조바심이 나서 이젠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했다. 그런데도 못들은 척했다. 그래서 반복하여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냥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신경질적인 말투로,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을 재촉한다고 밥이 되우?”

이렇게 짜증스럽게 대꾸하고 계속 모른 척 했다.   “그래도 살 사람이 좋다는데 그냥 주시죠?” 그러자 노인이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팔지 않을 테니.”  그렇지만 요즘은 수제로 만든 나무 도마를 구하기가 어려운 때라 포기하고 그냥 갈 수가 없었다.  “어르신 차 시간이 없어서 그래요.” 그런데도 계속 못들은 척하는

노인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체념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앞에 목판으로 새긴 ‘盧誠眞’이란 자가 궁금해 물었다. “어르신 함잔가요?” ‘노성진’이란 문구가 상호인지 이름인지 몰라 목판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렇다우” 

장인을 만든 작명-이미지 예지연 제공
장인을 만든 작명-이미지 예지연 제공

딸만 일곱인 집에 아버님이 당신을 오십 넘어 낳은 아들이라 했다. 그러면서 훈장이셨던 조부가 정성 성(誠), 참 진(眞)으로 지어주셨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젊은 시절부터 부친 밑에서 목공을 배운 노인은 늘 듣는 소리가 ‘너는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이름 자체가 정성 성에, 참 진이니 꼭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부친의 당부였다. 

비록 길가에 앉아 나무를 깎아 파는 목공예로 평생을 살았지만 노인은 자신이 하는 일에 애착과 긍지를 갖고 있었다. 만약 단지 돈벌이의 수단으로 그 일을 하고 있었다면 대충 깎아 하나라도 더 만들어 팔았을 게다. 그러나 노인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충하고 돈 받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런 올 곧은 성정이  행여 이름 때문이 아닌가 싶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그러자 노인은 “보기보다 그리 많지 않다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48년생 쥐띠라고 했다. 우선 노(盧)씨 성에 천간(天干) 3.7과 이름 끝자 진의 지지(地支)가 3.4.8로 되어 있어 평생을 목공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름이었다. 7.8(金)이 직업인데 3.4(火)의 파극(破剋)을 받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직장(조직)생활을 못한다. 아울러 이름 첫 자에 9.2.2는 9(水)가 물이고 2(木)가 나무라 수생목(水生木)으로 모든 세력이 자기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어 한번 마음먹은 일은 무엇이든 굽히는 법이 없고, ‘진’의 0.9.3 또한 9.0(부모)은 3(두뇌)은 火라 수극화(水剋火) 하므로 융통성 부족으로 사람들과의 융화가 어렵다. 그러므로 이런 이름의 주인공들은 혼자 하는 일이 적성에 가장 잘 맞는다. 따라서 노인이 평생 동안 목공예를 하게 된 삶 또한 어떻게 보면 생활비를 버는 방편이 아니라 그의 재능의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고 삶 자체였다고 볼 수 있다.

완성된 도마를 포장해 건네주면서 나무 깎는 일은 정성과 마음이 들어가야 좋은 제품이 되는 거라면서 자기처럼 외길 인생을 살다 가신 아버님을 지금도 존경한다고 했다. 이 세상에 끝까지 아들을 믿고 기다려준 분은 아버님 한분밖에 없었다는 말을 곁들이면서 많이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는 인사까지 했다.  “나무를 깎는 일 자체가 내 삶의 인생을 깎고 다듬는 일이라우” 다소 철학적인 말을 건네며 연한 미소를 지었다. “어쨌거나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줄 수 없었다우” 자신의 고집스런 성격을 이해하고 기다려 줘서 고맙다며 거듭 인사했다.

도마를 받아들고 돌아서는 마음 한 켠에,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부친을 지금도 존경하고 신뢰한다는 노인의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돌았다. 그리고 ‘너는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그 말이 성명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실감나게 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과 꼭 닮은 자녀를 갖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손(孫)이 귀한 아들일수록 자식의 이름을 짓는데 심사숙고하면서 오랫동안 고심한다. 이름을 지으면서 그 이름에 뜻을 더하고, 그 뜻과 같이 자식의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좋은 일과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이름을 통해 그렇게 살게 되기를 부모라면 누구나 다 똑같이 바라는 마음이다.

예지연 회장
예지연 회장

▶예지연 회장은 다지움 한글구성성명학회를 운영하며, 워싱턴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목사이다. 국내 한글성명학의 대가로, '성공하는 이름, 흥하는 상호', '성경과 이름', '세계인도 놀라는 이름의 비밀' ‘이름 속에 숨어 있는 mbti 등 총 27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또한, 중앙 및 경제지, 지방일간지, 스포츠신문, 일본 나고야 신문 등에서 역학과 개명에 관한 칼럼을 연재 했으며, 다수의 방송 출연과 대학 강의 등을 통해 구성성명학을 널리 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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