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문을 연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초반부터 여야의 정쟁의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우리가 우려했던 그대로다. 민생국감, 정책국감은 뒷전이다. 극한 정쟁이 또다시 재현되고 있다. 올해 국감을 앞두고 '지난 21대 국회와는 좀 다르겠지'란 기대가 컸기에 실망감이 더 크다
거대 야당은 거의 모든 상임위에서 정책과 상관없는 '명품가방 수수' '공천 개입' '주가조작'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주파수를 맞춰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이에 질세라 여당은 법사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에 일부 상임 위원들이 정책질의의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
국감이 정쟁의 무대로 변질되면서 국민들은 피감기관 별로 어떤 정책 현안과 이슈가 있는 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국감일정이 정치공방에 허비할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는 0점이다. 이번 국감은 다음달 1일까지로 잡혀있다. 여야 서로 약점만 물어뜯는 네거티브 정치공방을 이어가기엔 빡빡한 일정이다.
22대국회 출범 당시 여야는 '민생을 먼저 생각하는 국회'를 약속했다. 성과도 있었다. 산적한 민생법안이 무더기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국감이 과거와는 뭔가 다를 것이란 기대를 가졌던 이유다. 하자만, 그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데는 채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역대 최악의 정쟁국감으로 점철된 21대 국회의 판박이다. '정책국감' '민생국감'을 바라는 국민적 기대와 소망은 이번에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감은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이 1년 농사를 제대로 했는지 몰아서 감사하고, 견제하는 국회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정치공방전으로 국감장을 변질시키는 것은 직무유기와 같다. '수박 겉 핥기 식'일지라도 국감은 정책과 예산 집행에 대한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 정쟁은 앞으로 얼마든 지 할 수 있지만, 국감은 정책검증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국민들이 여야가 진지하면서도 치열한 정책국감으로 불꽃을 튀기는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런지 막막하다. 정책국감을 기대하는 게 국민들의 사치인가 여야에 한번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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