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 : 2026-08-24 16:42 (월)
🇰🇷🇺🇸
과학기술

[사이언스임팩트(3)]질병 찾아 치료까지...자율주행 나노로봇 시대 개막

나노의학연구단, 클러치 갖춰 스스로 작동하는 스마트 생체 나노로봇 세계 첫 개발 극미세 기계 장치 장착 특정 질병인자 감지하고 세포와 결합해 생체신호 조절 가능

극한의 미세 기계장치를 작동시켜 스스로 사람의 혈관을 따라 움직이며 질병을 감지하고 치료까지 가능한 초소형 자율주행 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운전자의 조작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는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출현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세포보다 작은 크기의 초소형 로봇이 우리 몸속을 움직이며 질병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자율주행 나노로봇 시대가 막을 연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포나 조직을 찾아다니며 암세포 등을 제거하는 초소형 나노로봇을 개발한 것은 있으나,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생체 나노로봇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러치 나노로봇 크기를 나타낸 모식도. 그림=IBS 나노의학연구단
클러치 나노로봇 크기를 나타낸 모식도. 그림=IBS 나노의학연구단

◆독창적 설계로 클러치 탑재 성공...외부서 무선제어도 가능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단장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은 유전자 신호를 감지해 스스로 클러치를 작동시키는 생체 나노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스마트 생체 나노로봇은 바이러스 정도의 크기인 200나노(㎚)의 극미세 영역 안에 엔진, 로터(회전체), 클러치 등 기계 장치를 탑재, 특정 질병 인자를 감지하고 세포와 결합해 생체신호까지 조절할 수 있다.
클러치는 기계의 엔진을 구동하는 핵심 요소로 엔진의 동력을 로터로 전달하거나 차단하는 장치다. 이 클러치로 인해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기계를 구동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도 향상된다.
자연계의 박테리아 역시 편모 운동을 제어하기 위해 생체 클러치를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그동안 개발된 나노로봇에서는 클러치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독창적인 구조설계를 통해 나노로봇에 클러치 장치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화학적 합성법으로 제작된 나노로봇은 다공성 구형 로터 안에 자성엔진이 있으며 로터와 엔진은 각각 DNA로 코팅된다.
연구진은 로터 표면의 구멍을 통해 환경 인자가 내부로 유입돼 특정 유전자 신호를 감지하면, 로터와 엔진에 코팅된 DNA가닥이 서로 결합해 엔진의 힘을 로터로 전달하는 클러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DNA 클러치가 작동하면 엔진에서 발생하는 피코 뉴턴(pN)의 힘이 로터로 전달돼 나노로봇이 헬리콥터의 프로펠러처럼 회전한다.
자성을 가진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인체 외부에서 자력을 이용해 무선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다. 자기장 방향에 따라 회전력 발생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도 있다.
사람의 혈관을 따라 움직이며 질병을 감지하고 치료할 수 있는 극초소형 스마트 자율주행 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사진=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사람의 혈관을 따라 움직이며 질병을 감지하고 치료할 수 있는 극초소형 스마트 자율주행 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사진=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의료용 나노로봇 실용화 앞당길듯...혁명적 변화 예고

이렇게 구동하는 나노로봇은 세포와 결합해 생체 신호를 기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질병 인자에 해당하는 특정 마이크로 RNA유전자가 있으면, 클러치 나노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스스로 작동해 세포 유전자 활성화를 유도한다.
DNA 클러치는 20개의 염기 서열로 이뤄져 무한대에 가까운 질병 인자를 감지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연구진은 바이오 나노로봇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페어 피셔 교수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나노로봇이며, 특히 지능형 나노로봇 발전에 있어 퀀텀 점프를 이룬 연구"라 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지난 7일 게재됐다.
개발을 총괄한 IBS의 천진우 단장은 "정보의 프로그램화가 가능한 클러치가 구현되었다는 것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로봇이 스스로 주변을 감지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IBS연구진의 이번 개발로 머지않아 암 등 난치병이나 희귀병의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나노로봇 기술이 진일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의료용 나노로봇 기술의 실용화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재 집도의가 작동하는 수술용 로봇은 다수 상용화돼 의료 현장에 적용되고 있지만, 초미세 나노로봇은 상용화되지 못했다.
자율주행 나노로봇이 상용화되면 인체의 혈관으로 들어가 혈관 속을 청소하는 것은 물론 인체에 침입해 들어온 바이러스를 제거하거나 암세포 등을 찾아 약물을 전달 및 제거가 가능해져 의료기술의 혁명적 변화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자율주행 나노로봇은 인류에게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인류가 불치병이나 난치병을 극복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수단으로서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