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개발하는 달 표면 우주방사선 측정기(LVRAD)가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달 남극 탐사 임무에 실리기 위한 이행 단계에 들어갔다. 우주항공청은 2026년 8월 14일 NASA와 탑재 이행약정을 체결했으며 8월 17일 이를 발표했다. 약정에 따라 한국 측은 2027년 비행모델을 완성해 미국으로 이송하고, NASA는 Intuitive Machines의 민간 달 착륙선에 장비를 탑재한 뒤 달 표면 운용과 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 발사 목표는 2030년이며 NASA 일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번 약정은 협력 의향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실제 비행용 장비의 제작·인도와 착륙 이후 운용 지원으로 사업 범위를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LVRAD는 달 남극에서 입자 방사선과 중성자 환경을 함께 측정해 우주인 피폭 평가, 탐사장비의 방사선 영향 연구, 지하 수소와 수분 가능성 탐색에 필요한 현장자료를 확보하는 임무를 맡는다.
1억8,040만달러 CLPS 계약에 LVRAD 포함
LVRAD의 달 수송계획은 2026년 3월 NASA가 Intuitive Machines에 1억8,040만달러 규모의 상업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과업을 부여하면서 구체화됐다. 이 금액은 LVRAD 개발비가 아니라 LVRAD를 포함한 7개 탑재체의 통합·수송·착륙·표면 서비스를 포괄하는 전체 계약금액이다. NASA는 당시 LVRAD를 4개 방사선 검출기로 구성된 장비로 소개하고 한국천문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명시했다.
CLPS는 NASA가 과학·기술 탑재체를 달까지 운반하기 위해 민간기업으로부터 종단 간 수송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업이다. 이번 임무에서 Intuitive Machines는 기존 Nova-C보다 큰 화물급 착륙선 Nova-D를 이용해 탑재체를 달 남극 지역으로 운반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임무를 IM-5로 부르며 달 남극 인근의 Mons Malapert를 현재 목표지로 제시하고 있다. 착륙지와 세부 일정은 향후 임무 진행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두 유닛 안에 네 검출기…방사선량과 생체 영향 함께 측정
우주항공청은 LVRAD를 우주방사선 선량 및 분광계와 중성자 분광계의 두 유닛으로 설명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장비 자료는 이를 입자선량분광계(PDS), 조직등가선량계(TED), 고속중성자분광계(NS-F), 열외중성자분광계(NS-E)의 네 검출기로 세분한다.
입자선량분광계는 달 표면으로 들어오는 입자 방사선의 양과 에너지 특성을 측정한다. 조직등가선량계는 실리콘 센서를 인체 조직과 유사한 물질로 둘러싸 방사선이 생체 조직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고속중성자분광계는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생물학적 영향이 큰 고속 중성자를 관측하고, 열외중성자분광계는 달 표면에서 나오는 열외 중성자의 흐름을 측정한다. 네 검출기는 같은 방사선량을 반복 측정하는 장비가 아니라 입자 종류와 에너지, 생물학적 영향을 나눠 관측하는 구조다.
한국천문연구원은 LVRAD가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실린 저궤도 우주방사선 측정기 LEO-DOS의 개발 경험을 잇는다고 설명한다. 국내 연구진이 저궤도에서 축적한 검출기 제작과 비행자료 분석 경험을 달 표면 환경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초기 입자선량분광계 연구에서는 실리콘 센서와 자체 제작한 신호처리 전자부를 감마선과 양성자 빔에 노출해 반응 특성을 평가했다. 다만 이 연구에서 제시된 센서 크기와 측정범위는 개발 초기 설계값으로, 2027년 인도할 비행모델의 최종 사양과는 구분해야 한다.
달 남극 현장자료는 우주인 체류와 장비 설계의 기초
달은 지구처럼 두꺼운 대기와 전 지구적 자기장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달 표면에는 은하우주선과 태양 고에너지 입자가 유입되고, 이 입자들이 표토와 충돌하면서 중성자 등 2차 방사선도 만들어진다. NASA는 지구의 보호 자기장 밖에 있는 우주방사선을 장기 유인탐사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다루며, 노출 수준은 임무 위치와 태양활동, 우주복·착륙선·거주시설의 차폐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달 표면 방사선 관측은 중국 Chang’e-4 착륙선의 LND 장비 등을 통해 축적돼 왔다. LND 연구진은 2019년 관측조건에서 하루 평균 1,369마이크로시버트의 선량당량을 보고했다. 이 값은 당시 태양활동과 장비 위치·차폐 조건을 반영한 관측치이므로 2030년 달 남극의 피폭량을 그대로 예측하는 수치는 아니다. LVRAD는 달 남극의 실제 착륙지에서 입자선량과 조직등가선량, 고속·열외 중성자를 함께 측정해 기존 달 표면 관측의 공간적·과학적 범위를 넓히게 된다.
착륙지에서 확보한 자료는 우주인의 체류시간과 방사선 차폐 설계뿐 아니라 로봇, 센서, 전자부품의 내방사선 기준을 세우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같은 달 남극이라도 주변 지형과 착륙선 구조, 검출기의 장착 위치에 따라 입자와 2차 방사선의 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어 현장 관측자료와 지상 교정값을 함께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NASA도 우주방사선 평가에서 임무 위치와 차폐 구조를 주요 변수로 제시한다.
중성자 측정은 피폭 평가와 수소 탐사를 연결
중성자 관측은 우주인 안전과 달 자원연구를 동시에 연결한다. 고에너지 우주입자가 달 표토의 원자핵과 충돌하면 에너지가 다른 중성자가 생성돼 표면 밖으로 나온다. LVRAD의 고속중성자분광계는 이 가운데 생물학적 영향이 큰 고속 중성자가 전체 피폭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분석하기 위한 장비다.
열외 중성자의 흐름은 지하 수소의 영향을 받는다. 수소는 중성자와 질량이 비슷해 충돌할 때 중성자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낮춘다. 표토에 수소가 많으면 우주로 빠져나오는 열외 중성자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 감소를 수소가 집중된 지역을 찾는 간접 지표로 이용한다. 수소는 물을 구성하는 원소이지만 중성자 감소만으로 물의 형태와 양을 곧바로 확정할 수는 없다. LVRAD는 달 남극 표면에서 중성자 분포를 직접 측정해 지하 수소와 수분 가능성에 대한 현장 단서를 제공하게 된다.
2030년은 목표 시점…비행모델 사양과 통합일정이 다음 관문
LVRAD 비행모델이 미국으로 이송된 뒤에는 착륙선 장착과 전기·통신 연동, 전체 임무 일정에 따른 발사 준비가 이어진다. Intuitive Machines가 개발하는 Nova-D는 이번 CLPS 과업에서 처음 투입되는 대형 화물급 착륙선이다. 우주항공청이 2030년을 발사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NASA 일정에 따른 변경 가능성을 명시한 이유도 LVRAD 단독 일정이 아니라 착륙선과 다른 탑재체의 통합 일정에 맞춰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개된 우주항공청·NASA·한국천문연구원 자료에는 비행모델의 최종 중량과 소비전력, 달 표면 운용기간, 지상 교정방식, 관측자료 공개시점이 제시돼 있지 않다. 이행약정으로 기관별 책임과 목표시점은 구체화됐으며, 다음 확인 지점은 비행모델의 최종 사양과 시험·교정 결과, 미국 이송 이후 착륙선 통합일정이다. LVRAD 임무의 과학적 성과는 장비를 달까지 보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달 남극에서 비교·분석할 수 있는 방사선과 중성자 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때 확인된다.
출처: 우주항공청 「국내 개발 ‘달 표면 우주방사선 측정기’, NASA 달 착륙선 탑재를 위한 이행약정 체결」 · NASA 「NASA Selects Intuitive Machines to Deliver Artemis Science, Tech to Moon」 · 한국천문연구원 DALO LVRAD 자료 · 서울대학교 방사선물리연구실 LVRAD 기술자료 · Intuitive Machines IM-5 발표자료 · Science Advances Chang’e-4 달 표면 방사선 측정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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